멕시코 대표 휴양지 '로스 카보스'에서 즐기는 골프
멕시코 대표 휴양지 '로스 카보스'에서 즐기는 골프
  • Vincent Kim
  • 승인 2024.01.1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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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대표적인 휴양지로는 카리브해의 에메랄드빛 바다가 펼쳐진 지상낙원이라고 알려진 칸쿤(Cancun), 그리고 멕시코 북서부의 바하 캘리포니아 반도의 최남단에 있는 아름다운 백사장과 각종 해양스포츠로 유명한 로스 카보스(Los Cabos)가 있습니다. 

지난 10월 말 친구들과 다녀온 로스 카보스 골프 여행담을 전합니다.

 

로스 카보스 여행

 

 

멕시코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요. 제가 살고 있는 LA에서 칸쿤까지는 비행기로 4시간 45분 정도 걸리는 데 비해, 로스 카보스는 2시간 30분 정도로 부담스럽지 않은 비행시간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로스 카보스에 방문하기 가장 좋은 때는 오뉴월이라고 합니다. 우리 일행이 방문한 10월 달을 포함한 8~10월은 허리케인이 올라오기도 하는 우기이고, 우리가 방문하기 일주일 전만해도 많은 비를 동반한 허리케인이 지나갔었다고 합니다. 비바람치는 로스 카보스라 보다는 멕시칸 스파이스 소스 ‘타바스코(Tabasco)’만큼 핫하고 뜨거운 햇살이 작열하는 로스 카보스가 멕시코의 자연을 제대로 즐기기에 제격인 듯 합니다. 

이번 여행은 코스트코에서 파는 로스 카보스 여행 패키지 상품을 구입해서 떠났습니다. 이 패키지에는 비행기와 리조트, 그리고 리조트 내 모든 음식이 포함되어 있었는데요. 팁만 빼고는 모두 포함되어 있어 이것저것 잴 필요 없이 간단하게 떠나기 좋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단출해 보이는 여행일지라도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여행 리더 없이는 한 발 짝도 내딛지 못했었을 겁니다. 애써주신 영(Young) 형 고맙습니다.

결국, 이번 멕시코 여행의 매력은 바로 이 올인클루시브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술과 음식도 모두 무제한. 식당뿐 아니라 룸서비스, 풀장에서도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모든 음식과 술이 공짜. 하지만 좀 비싼 술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 함정. (모든 비용을 미리 모두 지급한 것이니 엄격히 공짜는 아니라는 영 형의 말씀(웃음)) 

“로스 카보스에 가면 모든 종류의 데킬라(Tequila)를 마셔봐야지” 했었는데, 결국은 여행 마지막 날 비싼 데킬라 한 병을 마신 게 전부네요. 하지만 땀이 노랗게 나올 정도로 마신 공짜 맥주, 그리고 온갖 종류의 칵테일의 맛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올인클루시브 멕시코 여행의 큰 매력임에는 분명한듯 합니다.

 

로스 카보스에서의 골프

 

푸에르토 로스 카보스 골프클럽

 

클럽 캄페스트레 산호세

 

우리는 3박 4일동안 3번의 골프 라운드를 했습니다. 이틀은 푸에르토 로스 카보스 골프클럽(Puerto Los Cabos Golf Club)을 오후에 한 번, 오전에 한 번, 그리고 나머지 하루는 클럽 캄페스트레 산호세(Club Campestre San Jose)에서 한 번. 

두 곳 모두 훌륭한 골프장이었고 주위에 이런 컨디션 좋고 경관이 뛰어난 골프장이 많이 있었습니다. 

로스 카보스에서의 골프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올인클루시브 패키지를 택해 모든 술과 음식이 공짜였던 점. 그러다 보니 18홀을 돌면서 두 군데에 있는 그늘집을 총 4번 들려, 멕시코 음식 중 가장 유명한 타코를 원 없이 먹었고, 뜨거운 멕시코의 태양 아래 차가운 얼음에 위스키가 녹기 전에 마시고, 또 물 대신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라운드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한낮의 기온이 대략 30도를 웃돌고, 하늘은 맑고 태양빛은 타오르고, 바닷가라 좀 습하게 더워 땀이 나고,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멋진 경관을 보며 소위 대통령 골프를 즐기고, 그리고 리조트로 돌아와 야외 수영장에서 열기를 식힐 수 있는 곳. “이게 바로 멕시코에서 골프를 하는 참맛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크릿 푸에르토 로스 카보스 골프앤 스파리조트

 

푸에르토 로스 카보스 골프앤스파리조트

 

우리가 머물렀던 시크릿 푸에르토 로스 카보스 골프앤스파리조트(Secrets Puerto Los Cabos Golf & Spa Resort)에는 캐나다와 미국에서 온 외국인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아시아인은 우리밖에 없었던 것 같았고, 멕시코 타 지역에서 온 관광객도 거의 없어 보였습니다. 

로스 카보스로 출발하기 전 가장 걱정스러웠었던 부분은 바로 치안이었는데요. 멕시코엔 마약 카르텔(drug cartel)이 악명높잖아요. 하지만 리조트 내에서는 전혀 위화감을 느낄 수 없었고 아침저녁으로 산책을 할 때도 안전하다는 마음이 들어서 좋았습니다. 리조트 안에 들어갈 때는 늘 게이트에서 리조트에 숙박하는 사람인지를 확인했고, 리조트에 근무하는 종업원들 모두 친절했고, 수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전혀 발견할 수 없어서 마음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리조트 직원들 대부분 영어 구사 능력이 좋아서 소통에 대한 불편함이 작았고, 2018년 월드컵 예선전에서 우리가 독일을 이기는 이변을 일으키며 멕시코의 16강행을 도와서인지, 아니면 K팝과 K드라마의 인기 때문인지 리조트 내 모든 직원의 시선이 좀 더 따뜻하고 살갑게 느껴지기도 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콜라를 주문할 때 보통 "코크(Coke)"라고 하는 미국과 달리 "코카콜라(Coca-Cola)"라고 발음할 때는 더더욱 친근감이 들었습니다.

 

미국과 멕시코의 38선 같은 국경 펜스

 

LA에서 미국 이민법 전문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보니 위험을 무릅쓰고 멕시코 국경을 넘어오거나, 한 살 때 이웃집 아주머니의 등에 업혀 미국-멕시코 간 국경을 넘어왔다는 의뢰인들도 있고, 국경에서 잡혀서 바로 쫓겨났다가 7전 8기로 미국에 들어오게 된 여러 가슴 아픈 사정을 간직한 중미, 남미인들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미국과 멕시코를 나누고 있는 국경엔 멕시코로부터 미국으로 넘어오는 불법 이민자들을 막기 위해 설치된 높은 펜스가 있는데, 그 길이는 2011년 5월 기준 1,044km였고, 이후 트럼프 정부가 84km를 추가로 세웠다고 합니다. 두 나라의 인접한 국경의 총 길이가 3,145km인데, 그중 리오그란데(Rio Grande)가 2,020km이니 강을 제외한 땅 위의 1,125km엔 모두 이러한 국경 펜스가 있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그런 국경에 비하면 멕시코로 갈 때와 미국으로 돌아올 때의 공항의 분위기는 전혀 엄하지 않았고, 입국 심사도 정말 간단해 놀랐습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 두 나라 간엔 38선 같은 높은 국경 펜스가 서 있을지라도 가깝고 가까운 나라임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반의반만 즐기다

 

올인클루시브 패키지로 인해 공짜 술(아니 미리 지불한 술) 이외엔 다른 술을 마셔볼 생각도 잘 해보지 못했던 것처럼 지나고 보니 근처 골프장에서의 골프, 리조트 내 수영장에서의 물놀이, 리조트에서 제공하는 음식만 먹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멕시칸 음식은 그럭저럭 먹을 만했지만, 다른 일식이나 이탈리안 음식 등은 퓨전이라고 할 수도 없었고, 그냥 흉내낸 맛 같은 어설픈 맛이어서 배부르게 먹기엔 어려웠었습니다. 물론 빈 배는 술로 채웠지만 말이죠. 

해양스포츠로 유명한 로스 카보스인데, 이런 건 동영상으로만 즐겼고, 진정 멕시코 음식을 맛보기 위해서는 로컬 맛집을 찾아 이것저것 먹어봤어야 하는 건데…. 멕시코 마약 카르텔이 너무 무서웠던 거지요. 리조트 밖이 정말 우리가 우려했었던 것만큼 그렇게 위험한지는 지금도 정확히 알 수가 없습니다. 

이번 로스 카보스 여행은 제 골프 스코어만큼이나 아쉬움이 남는 여행이었습니다. 3박 4일의 짧은 일정도 그렇지만, 한정된 동선으로 로스 카보스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일행은 “3~4년 뒤에 다시 오자”고 뜻을 모으게 되었고, 그때는 좀 더 길게, 좀 더 다양한 놀이도 즐기고, 좀 더 용기내어 로스 카보스를 제대로 즐겨보기로 계획해봅니다.

 

 

GJ 글·이미지 Vincent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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