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Tour의 미래
PGA Tour의 미래
  • Vincent Kim
  • 승인 2023.08.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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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투어와 LIV 골프가 지난 6월 6일 합병을 선언한 데 이어 미국 상원 국토안보위원회는 7월 11일 PGA 투어 최고운영책임자와 정책위원회 이사를 청문회로 불렀습니다. 이번 청문회를 통해 밝혀진 새로운 사실을 소개합니다.

 

PGA와 LIV 합병 결정에 미국 정부가 나서다

 

PGA 투어(미국프로골프투어)와 사우디아라비아 후원을 받는 LIV 골프가 지난 6월 6일 합병을 선언했습니다. 이 두 단체는 “합병과 관련한 최종 합의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그동안의 서로 간의 소송을 취하하고, 두 단체 공동 소유의 영리법인을 설립해 골프 산업을 더욱 성장시키기 위해 합병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미국 상원 국토안보위원회는 7월 11일 워싱턴 DC에서 PGA 투어 최고운영책임자 론 프라이스(Ron Price)와 정책위원회 이사 지미 던(Jimmy Dunne)을 청문회로 불러 PGA 투어와 사우디아라비아 공공투자기금(PIF)간의 거래에 관해 조사를 했는데요. 이는 미국 정치권에서 미 골프 산업에 있어 사우디아라비아의 지배력 행사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현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청문회를 통해서 우리에게 알려진 ‘합병’이라는 것이 두 단체가 완벽하게 하나의 단체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론 프라이스는 이번 계약을 합병으로 간주하지 말아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이어 론 프라이스는 PGA 투어는 그대로 유지되고 PIF는 투자자로서 새롭게 설립될 영리법인에 기여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는데요 PIF의 투자금액은 작년 PGA 투어의 순자산인 13억불과 비슷한 최소 10억불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두 단체의 입장 정리

 

LIV 골프는 작년에 출범하면서 “우리의 미션은 프로 골프의 기존 형식을 보완하고 발전시켜 새로운 수준의 흥미와 팬들과의 관여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하며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의 막대한 자금 지원을 받으며 유명 선수들을 영입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LIV 골프는 기대했었던 스폰서십을 받지 못해 향후 지속가능성이 문제가 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PGA 투어의 경우엔 좋은 선수들의 이탈이 생기며 기존에 비해 반쪽 대회를 치르게 되었고, 대회당 상금이 거의 4배에 달하는 LIV 골프에 대항해 상금 인상 등의 약속을 했으나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LIV 골프로 가면서 제명된 선수들은 이에 소송을 제기하며 향후 PGA 투어는 막대한 소송비용을 감당해야 할 형편입니다.

 

스포츠워싱 VS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PGA Tour 총재인 제이 모나한(Jay Monahan)은 작년만 해도 “선수들은 여성, 동성애자, 언론인을 대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인권에 대해 생각하고 LIV로 이적할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하고서는, 합병을 발표한 지난 6월 “우리는 LIV와 PIF의 세계적 수준의 투자 경험에 발맞추어 앞으로 나아가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PIF의 비전과 협력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접근 방식에 박수를 보낸다”고 하며 그 입장을 완전히 뒤집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PGA Tour 정책이사회 이사로 12년 동안 일한 랜달 스티븐슨(Randall Stephenson)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두 단체의 합병이 매우 우려스럽고 객관적으로 좋게 평가할 수도 없으며 선의로는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그는 사직서에서 워싱턴포스트 칼럼리스트 자말 카슈끄지(Jamal Khashoggi)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를 비판하다가 사우디 정보기관원에게 살해당한 사건을 LIV Golf와 합병을 지지하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꼽아서 문제가 제기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청문회에서도 “골프 경기 그 이상의 것이다. 잔인하고 억압적인 사우디아라비아 정권이 어떻게 미국의 소중한 기관을 인수해 이미지를 정화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라고 하며 스포츠워싱(Sportswashing)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스포츠워싱은 스포츠(Sports)와 화이트 워싱(Whitewashing)의 합성어로 국가, 기업, 단체 등이 스포츠를 이용해 각종 문제를 은폐하고 이미지를 세탁하는 일을 뜻합니다.

이번 합병 결정에 대한 비판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재정적인 힘이 LIV 골프와의 합의에 도달하기로 한 PGA 투어 관계자들의 결정을 합리화할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이번 미 상원의 청문회를 주도한 리차드 블루멘탈(Richard Blumenthal) 의원도 지속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정권이 막대한 자금으로 미국 스포츠 시장 장악을 통해 정권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스포츠워싱을 해서는 안 된다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더 나아가 다른 스포츠 팀과 기관의 높은 사람들이 돈에 눈이 어두워지면 마찬가지로 희생양이 될 수 있다며 이 합병 거래가 계속 진행되면 다른 미국 프로스포츠 팀과 리그도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미국 스포츠가 억압적인 외국 정권에 의해 점령당하는 것은 분명히 국가안보의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PGA 투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자금력이 너무 커 두 단체 간의 합병을 하지 않으면 언젠가 사우디아라비아가 골프 산업 전체를 먹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런 식으로 타협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고민을 해왔던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합병에 대한 최종 합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번 합병은 피할 수 없는 선택으로 보입니다.

 

투어 선수들의 입장

 

현 프로골프 선수들과 미래의 선수들은 이 두 단체의 합병이나 합의로 앞으로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고, 부를 쌓을 기회도 더 많을 것으로 기대할 것으로 봅니다. 

골프계의 전설인 잭 니클라우스(Jack Nicklaus)는 앞으로 전 세계 최고 골프 선수들이 다시 한데 모여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으며, 이는 골프계에 좋은 일이라고 이 두 단체의 움직임에 대해 좋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LIV 골프 소속 선수들 대부분은 지난 6월의 합병 발표에 놀라긴 했지만, 어느 정도 이러한 것을 예견하고 있었고 생각보다 좀 더 빨리 시작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아마도 LIV 골프로 넘어가며 이러한 사항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언질을 주었던 것이 아닌가 추측해 봅니다.

현 LIV 골프 소속인 케빈 나(Kevin Na) 선수도 합병 발표 당일에 PIF로부터 전화를 받았고 LIV 골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케빈은 처음부터 PGA 투어가 무기한 출장 정지와 자격 박탈 징계에 대해서 법정에서 이길 수 없다는 걸 믿었고, 또 언젠가는 PGA 투어와 LIV 골프가 합의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PGA 투어와의 의리를 지켰던 선수들은 이번 합병 발표에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듯 합니다. 특히 로리 맥길로이(Rory Mcilroy)는 PGA 투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고 떠났던 선수들이 PGA를 상대로 소송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을 다시 투어에 복귀하는 것을 반길 수 없다고 하며 자신은 여전히 LIV 골프가 싫다는 의사를 명백히 밝히기도 했습니다.

PGA 투어는 기존에 의리를 지킨 선수들에 대해서 이들을 달래기 위한 보상안을 준비하고 있다고도 하는데요. 어떤 기준으로 또 얼마나 보상해줄지가 관건일 텐데 설마 PGA 투어는 벌써 PIF의 돈을 마구 가져다 쓰는 상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골프 산업의 미래

 

2022년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LIV 골프를 옹호하며 PGA 투어에 대한 충성심으로 남아있는 모든 골프 선수들은 나중에 PGA 투어가 LIV 골프에 합병되면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발언을 했었는데요. 

결국, 누구보다도 자본주의적인 트럼프는 지금과 같은 상황을 예견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청문회와 별도로 미국 법무부는 PGA 투어와 LIV 골프 합병이 반독과점 우려와 관련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미 상원은 앞으로도 PGA 투어 총재인 제이 모나한과 LIV 골프 CEO인 그렉 노먼(Greg Norman)과 루마얀(Rumayyan) PIF 총재에게 청문회에 참석해줄 것을 요청해두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미국 정치권은 미국의 스포츠에 대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지배력 행사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인데요. 아울러 미국 법무부는 앞으로 합의되는 내용에 대해서 반독점법 위반에 해당하는지를 조사하며 두 단체의 협의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입니다.

 

앞으로 정말 어떻게 될까요?

 

골프를 사랑하고 프로들의 골프 경기를 보는 것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많은 골프 선수들이 한자리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을 보는 것을 희망합니다. 그럼에도 돈에 굴복하는 단체나 스포츠워싱을 하는 것을 목격하는 것은 절대로 원치 않습니다.

그리고 “돈돈돈” 돈에 대해서 너무 많은 말들이 오가니 이젠 정말 돈(Don’t) 플리즈.

 

 

GJ Vincent Kim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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