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로 떠난 골프 여행
아리조나로 떠난 골프 여행
  • Vincent Kim
  • 승인 2023.03.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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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할 골프 여행지는 아리조나(Arizona)입니다. 아리조나는 어떤 곳이고, 아리조나에서 즐기는 골프는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 함께 느껴보세요.

 

헬로, 아리조나

 

아리조나는 북쪽으로는 유타, 북동쪽으로는 콜로라도, 동쪽으로는 뉴멕시코, 서쪽으로는 네바다와 캘리포니아에 접하며 남쪽으로는 멕시코와 국경을 이룬 주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LA에서 아리조나의 주도인 피닉스(Phoenix)까지는 373마일(600킬로미터), 차로는 6시간 이상을 달려야하는 곳이기에 1시간 20분 정도 걸리는 비행기를 선택했습니다.

아리조나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은 사막과 선인장, 그리고 사막을 가로지르는 곧은 도로와 멀리 보이는 자연경관과 어우러지는 석양, 그리고 이글이글 타오르는 한 여름의 강렬한 태양! 7~8월 한 여름엔 낮 최고 평균 기온이 40도를 웃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리조나에서 골프를 즐기기 위해서는 11월부터 3월이 최고일 것입니다. 우리 일행이  아리조나를 찾은 것은 1월이었는데, 피닉스의 1월 평균 기온은 최저 6도에서 최고 22도 전후로 LA와 비슷한데 이번엔 엘에이보다 좀 시원했었습니다.

 

아리조나하면 피닉스 오픈(Phoenix Open)

 

올해에도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이 TPC 스콧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렸는데요. 여기 16번 파3홀은 PGA 투어에서 유일하게 프로 선수들이 갤러리로 온 팬들에게 응원과 함성을 이끌어 내는 가장 시끄러운 홀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과 골프 팬들이 하나 되어 맘껏 소리도 지르고 응원도 하고 때론 야유도 퍼부으며 선수들과 골프 팬들이 하나 되는 장이 마련되기도 합니다. 무언가 아리조나의 사막과 태양을 닮은 열정이 느껴지는 그런 대회입니다.

이 홀과  관련해 잊혀지지 않는 장면은 1996년에 프로로 전향한 타이거 우즈가 이듬해 피닉스 오픈 이 홀에서 홀인원을 한 것입니다. 티샷을 하고 그린에서 공을 주워 올리고 나서도 한참을 열광했었던 팬들의 모습. 아마도 가장 길었던 기립박수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트룬 노스 골프클럽의 발견

 

 

이런 기억으로 아리조나에 가면 TPC 스콧데일 스타디움에서 꼭 라운드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2월 피닉스 오픈을 앞두고 있었던 터라 예약하기가 매우 어려웠고, 그래서 트룬 노스 골프클럽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주위 경관은 사막과 돌산, 그리고 골프공이 박혀있는 거대한 선인장들, 러프도 러프답고 페어웨이도 촘촘하니 관리가 무척 잘 되어 있었고, 그린도 깨끗하고 빨랐습니다. 1월 중순 한 낮의 기온이 20도가 넘었고 하늘은 파랬으며 바람도 시원하게 느껴지는 그런 화창한 날이었구요. "아, 겨울엔 아리조나가 골프 천국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도나(Sedona)에서 좋은 기운도 받고 골프 즐기기

 

 

피닉스에서 차로 대략 1시간 30분정도 올라가면 세도나가 나옵니다. 사막 지역을 벗어나면서 주위 분위기가 달라지고 어느새 빨간색 돌산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세도나의 대부분이 붉은 사암으로 이뤄져있고 웅장한 바위들이 도시를 둘러싸고 있어 경치가 가히 명품인 곳입니다. 

원래 인디언들이 살고 있었던 지역이고 인디언들이 성스럽게 지키던 땅으로 알려져 있어서 명상을 하거나 아니면 무언가 좋은 기운을 얻고자 오는 관광객들이 많다고 합니다. 우리 일행도 여기에서 좋은 기운을 받으며 세도나 골프리조트에서 골프를 즐기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아침 일찍 도착한 골프장은 얼어있었습니다. 

그 날 아침 기온이 영하 3도. 프로샵 직원은 우리가 티오프하는 11시 즈음엔 괜찮을 거라고 했지만, 클럽하우스 식당에서 아침을 먹으며 눈 덮인 빨간 돌산을 내다보며 골프를 못 치더라도 이 경치만으로 충분하다며 서로서로를 위로했습니다. 

하지만 10시부터 티오프를 하는 분들이 있었고 골프장은 거짓말같이 녹기 시작해서는 우리는 서리로 인한 지연없이 정시에 골프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날씨는 영상 3~4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세도나의 좋은 기운 덕분인지 라운드 하는 내내 따스한 햇살에 전혀 춥다는 생각 없이 오히려 아리조나에서의 라운드중 가장 따뜻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같이 라운드 했던 형님은 그 곳에서 버디 3개를 잡으며 개인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사람을 완벽하게 만드는 곳

 

제가 구독해 보고 있는 골프 잡지에 "아리조나에서의 골프"를 소개하는 칼럼의 제목에 "Cactus makes perfect(선인장이 완벽하게 만든다)"가 있었습니다. 그만큼 아리조나의 골프장들은 이 선인장들이 하나의 큰 특색을 이루고 골프장들을 아리조나스럽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합니다.

티잉 그라운드 근처에 있는 선인장들을 보면 골프공이 많이 박혀있기도 한데, 동행한 캐디의 말에 의하면 일부러 선인장을 향해 스윙을 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리조나 주에서는 이 선인장들을 잘 관리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데 대부분의 선인장들은 주정부의 허가 없이는 자르거나 뽑아낼 수 없다고 합니다.

이 지역 여행후 저는 아리조나 주에서의 골프는 사람이 완벽하게 만든다 "People make perfect"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리조나에 머무는 동안 호텔에서도 식당과 골프샵에서도 모든 사람들이 참 친절하고 상냥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타지였지만 긴장되거나 불편하지 않았던 것이 이번 여행을 더욱 완벽하게 만들어주었던 것 같습니다. 거기에 골프에 있어서 늘 가장 중요한 요소인 ‘라운드 파트너’가 이번에도 더없이 좋았습니다.

 

라스베가스(Las Vegas)를 날다

 

 

세도나에서 라스베가스로 가기 위해 다시 차로 4시간 반 이동했습니다. 라스베가스는 아리조나가 아닌 네바다(Nevada)에 위치해 있습니다.

 

 

날이 춥고 바람이 불어 골프는 접어두고 벨라지오 호텔(Bellagio Hotel)에 머물며 맛난 음식도 먹고 유명한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가 제공하는 "O" 쇼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헬리콥터를 타고 라스베가스 상공을 날아 후버댐을 거쳐 그랜드 캐년까지 다녀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세 번째 헬리콥터 라이드였는데 이번이 최고였었습니다. 탑건의 메버릭(Top Gun: Maverick)보다도 더 비행을 잘하는 조종사 매드독(Mad dog)이 있었기 때문인 듯합니다.

라스베가스에서 LA로 돌아오는 비행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한 달 정도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여행의 향기가 남아있는 듯합니다. 특히 함께 했었던 분들의 은은하고 즐거운 향기가 제 공간에 그득하게 차지하고 있어 행복한 나날들입니다.

 

 

GJ Vincent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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