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 넘치는 샌프란시스코에서의 가을 골프
매력 넘치는 샌프란시스코에서의 가을 골프
  • Vincent Kim
  • 승인 2023.11.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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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는 제가 살고있는 LA(Los Angeles) 북쪽에 위치해있으며 비행기론 한 시간 반 정도, 차로는 380마일(610km)을 6시간동안 쉼없이 달리면 도착할 수 있는 곳입니다. 가을 시즌을 맞아 생생한 샌프란시스코 가을 골프여행 후기를 전합니다.

 

LA와 함께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서부 해안가의 도시 샌프란시스코! 날씨도 최고로 좋고 9월 가을 소풍을 가기에 가장 좋은 곳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샌프란시스코 관광을 포함해 조금 아래에 있는 하프문베이(Half Moon Bay)에서 바닷 바람을 맞으며 골프와 신선한 해산물을 즐기고, 조금 위에 있는 나파(Napa)에서의 전원생활, 포도밭과 숲, 그리고 맛있는 와인을 즐기는 그런 럭셔리한 가을 소풍을 계획하고 떠났습니다.

‘멋진 코스에서의 골프와 맛있는 음식과 와인’ 가을 여행지로 이 보다 더 잘 어울릴만한 곳은 없겠지요?^^

 

하프문베이 VS 페블비치

 

 

하프문베이(Half Moon Bay)에는 리츠칼튼 (Ritz-Carlton)이라는 멋진 호텔과 하프문베이 36홀 골프코스가 있어, 미국 내 최고로 손꼽히는 페블비치(Pebble Beach)에 비교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두 곳을 다 경험해본 결과 그럼에도 전 페블비치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을 듯 합니다. ‘많은 골퍼들의 꿈인 페블비치는 정말 다르니까요.’ 

 

 

그럼에도 하프문베이도 그곳만의 매력이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우선 무언가 덜 상업적인 분위기가 알 수 없는 편안함을 제공해줍니다. 호텔 내 3개의 레스토랑은 각기 다른 음식을 제공해주고, 오션코스(Ocean course)와 올드코스(Old course)는 서로 다른 멋을 지니고 있고 그린도 빠르고 컨디션도 좋습니다. ‘이래서 하프문베이가 페블비치에 비교될 수 있는 자격을 얻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프문베이 오션코스 VS 하프문베이 올드코스

 

 

‘샌프란시스코 하프문베이 올드코스가 오션코스보다 좀 더 낫다’는 리뷰를 보고 첫날은 오션코스에서 골프를 했습니다. 거의 모든 홀에서 바다를 볼 수 있었고, 햇살도 좋고 바닷바람도 부드럽고 무엇보다도 넓은 페어웨이는 우리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린은 무척 빨랐고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리츠칼튼 호텔이 보이는 위치에선 우리가 마치 미국이 아닌 유럽 해안가 어느 곳에서 골프를 하고 있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이국적인 분위기에 흠뻑 빠져들었습니다.

 

 

대형 선박을 닮은 나비오(Navio)란 레스토랑에선 운좋게 미슐랭 원스타 요리사가 특별히 준비한 저녁을 와인과 사케 페어링으로 먹을 수 있었습니다. 음식이 조금씩 없어지는 아쉬움은 인심좋은 서버들의 와인과 사케로 달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들어간 호텔방. 창 밖 풍경은 태평양으로 가득 찼고 부서지는 파도소리와 바람은 휴양지의 설레임을 더욱 더 높였습니다. 반신욕하기 좋은 곳의 창문으론 오션코스의 18번홀 그린이 내려다보여서 이만한 뷰를 가진 호텔도 없겠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거실에 셋팅이 되어 있는 샴페인과 디저트, 호텔 체크인 할 때부터 지역산 와인을 따라주며 호텔 안내도 해주고, 이렇게 호텔 방에까지 세심한 배려와 웰컴노트까지. 분명 하프문베이에도 이곳만의 매력이 충분히 있음을 어필하는 듯 했습니다.

 

하프문베이 올드코스 VS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

 

하프문베이에서는 올드코스에 대한 기대가 좀 더 컸기에 아껴두고 둘째 날에 라운드를 했습니다. 올드코스는 바닷가 풍광과 넓은 페어웨이가 매력적인 오션코스에 비해 좁은 페어웨이와 인근 거주지 사이 사이로 만들어진 홀들로 인해 시원한 맛은 덜했지만 무언가 플레이하는 맛은 더 있는듯 했습니다. 

아놀드 파머(Arnold Palmer)가 디자인했다고 하는데요. 이 코스는 마지막 18번홀에 와서 모든 것에 대한 보상을 받는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압권은 디오픈(The Open)이 자주 열리는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의 18번홀을 닮은 듯한 18번홀! 골프장과 태평양이 한 눈에 들어오고, 그린 주위론 리츠칼튼 호텔과 레스토랑을 찾은 갤러리들도 많아 무언가 디오픈의 한 장면의 주인공이 된듯한 착각을 하게 해주었습니다. 

 

도시 관광 VS 골프

 

만약 여러분에게 샌프란시스코에서 라운드를 마친 후 반나절의 시간이 주워진다면 주위 도시를 관광하실래요? 아니면 18홀을 한 번 더 플레이 하실래요?

우린 다음 목적지인 나파(Napa)로 가면서 샌프란시스코는 차로 한 번 둘러보고 금문교를 지나가는 것으로 대체하고, 재밌게 플레이한 하프문베이 올드코스에서 를 한 번 더 플레이하기로 했습니다. 

저녁은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있는 동백이네에 가서 간만에 한국 음식을 이것 저것 시켜서 먹었습니다. 최근 샌프란시스코 치안이 좋지 않다고 해서 좀 걱정이 되기도 했었기에 최대한 이방인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의 어두운 뒷골목을 지나 동백이네서 저녁을 먹고 빠져 나와서는 멀리 도시의 야경을 스치듯 한 번 바라보고 안개낀 금문교를 지나 나파에 밤늦게 도착했습니다.  

 

나파밸리 와인 최고

 

우리 일행이 2박 3일간 머무른 실버라도(Silverado) 리조트는 나파(Napa) 지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 더 달렸는데요. 주위 불빛도 별로 없고 사방이 어두워 제대로 가고 있는건지 의심이 들기도 했습니다. 아침에 돌아오는 길에 보니 사방이 포도밭이였더라구요. 

늦은 밤에 도착한 실버라도에서는 환영한다며 지역 산 와인을 한 병 선물해 주었습니다. 역시 와인 인심이 좋은 나파입니다. 

와인 애호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 중 하나가 나파밸리(Napa Valley)인데요. 나파밸리는 나파 카운티에 위치하고 있는 16개의 하위 AVA(American Viticultural Area, 미국 포도지정 재배지역)를 포함하고 있는데요. 이 AVA는 프랑스의 AOC, 이탈리아의 DOC와 비슷한 개념으로 보면 됩니다. 이 나파밸리에서 만들어지는 와인이 전 세계의 0.4%, 캘리포니아에서는 오직 4%정도라고 하는데, 그 와인의 종류와 품질이 얼마나 다양할지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PGA 대회가 열린 실버라도 리조트 노스코스

 

골프는 역시 새벽 골프 아닐까요? 이른 새벽 실버라도 리조트 노스코스를 내려다보며 클럽하우스에서 아침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즐거운 골프라운드를 상상하며 무언가 다짐도 해봅니다. 레인지에서도 비장한 마음으로 연습을 하고 1번홀 티잉그라운드에 들어섭니다. 아직 조용히 자고있는 숲을 드라이버로 깨웁니다.

앞서 하프문베이에서 3일간 플레이했었던 곳이 광활한 바닷가 링크스 코스였다면, 여긴 숲속의 차분한 기운이 기분 좋았던 코스였습니다. 바로 전 주에 PGA대회인 포티넷 챔피언십(Fortinet Championship) 대회가 열렸던터라 그린이 어찌나 빠르던지. “어렵지만 재밌네”하며 우리들만의 리그를 즐겼습니다. 

 

나파밸리 구경 VS 실버라도 사우스 코스 도전

 

 

원래는 이른 새벽에 골프를 하고 오후엔 나파밸리를 구경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일행은 관광과 럭셔리한 저녁을 포기하고, 허겁지겁 햄버거로 시장끼를 달래고 실버라도 골프장의 사우스코스를 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여행을 하다보면 이런 선택의 순간들이 있는데요. 늘 같은 의견으로 쉽게 귀결이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는 미슐랭 원스타 레스토랑에서의 럭셔리한 저녁을 포기한 것에 아쉬움이 조금은 남았을텐데요 우리는 36홀을 돌고 숙소로 돌아와 전 날 싸온 한국 음식을 데워먹으며 그 누구도 미슐랭 레스토랑에 대한 아쉬움을 꺼내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마무리는 TPC 하딩파크 골프코스에서

 

 

LA로 돌아가는 날 마지막 골프 라운드를 할 곳은 샌프란시스코 외곽에 있는 TPC 하딩파크  골프코스(TPC Harding Park Golf Course)였습니다. 이른 새벽 나파를 떠나며 2차선 도로 양 옆으로 즐비하게 늘어서있는 포도밭을 지나며 멀리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을 보며 금문교를 시원하게 달렸습니다.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도 보았고 금문교도 달려봤으니 샌프란시스코는 다 보았다,(웃음)” 

분명한 건 우린 여행중에서도 ‘골프가 주목적인 여행’에 심취해 있었다는 겁니다. 

TPC 하딩파크 골프코스는 US Open이 열렸던 샌디에고의 토레이파인골프코스(Torrey Pines Golf Course)에서처럼 거주민 우대 그린피 정책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외지인에겐 거주민의 그린피보다 거의 3배 정도되는 그린피를 적용하는건데요. LA에도 이런 골프장이 하나정도 있었음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했습니다. 시를 대표하는 컨디션 좋은 골프장, LA 거주민으로서 자랑할만한 그런 멋진 골프장말이죠.

지난 2020년에 PGA 메이저 대회중 하나인 PGA 챔피언십을 주최한 바 있는 TPC 하딩파크는 사이프레스 나무들과 인근 메르세드(Merced) 호수, 그리고 파란 하늘이 잘 어울리는 참 부러운 골프장이었습니다. 

처음에 이번 여행은 대표적인 도시인 ‘샌프란시스코’를 존중하는 마음에 ‘샌프란시스코 여행’으로 명명했었는데요. 이번 샌프란시스코 여행에선 골프 라운드만 있었을 뿐 별도의 관광은 없었습니다. 

4박 5일간 6번의 라운드! 돌아오는 길에 몸살이 좀 나긴했지만 이 또한 오래도록 남을 행복한 추억이 되겠지요.

 

 

GJ Vincent Kim 이미지 GJ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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