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슬럼프 : 골프 슬럼프의 유형과 원인
골프 슬럼프 : 골프 슬럼프의 유형과 원인
  • 김상현
  • 승인 2023.06.0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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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든 아마추어든 오랫동안 골프를 치고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누구나 한번은 슬럼프를 겪기 마련이다. 골프 슬럼프의 유형과 원인을 알아보자.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슬럼프

 

슬럼프(slump)는 본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부진 상태가 오랫동안 이어지는 것을 뜻한다. 슬럼프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나타날 수 있고, 또 누구나 겪을 수 있다. 그 중 스포츠의 슬럼프가 가장 유명하고, 또 당사자에게 큰 문제가 된다.

골프도 예외는 아니다. 골프 슬럼프는 그 어떤 종목 못지않게, 어쩌면 그 이상으로 골칫거리다. 프로든 아마추어든 오랫동안 골프를 치고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누구나 한번은 슬럼프를 겪기 마련이다.

슬럼프가 짧게 지나간다면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다. 사실 단기적인 슬럼프는 슬럼프라고 부를 게 아니라 ‘실수’나 ‘컨디션 난조’라고 표현하는 게 옳다. 문제는 슬럼프 대부분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장기적인 슬럼프가 문제가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대부분 노력 여부와는 별개라는 점이다.

사실 노력이 부족해 실력이 떨어졌다면 연습 부족, 훈련 부족, 실전 감각 쇠퇴 등일 가능성이 크고, 보통 이런 현상은 슬럼프라고 하지 않는다. 반면에 연습도 충분하고, 훈련도 성실히 받고, 자주 라운드을 도는 데도 실력이 제자리걸음이거나 오히려 저하된다면, 그리고 그 상태가 오래 이어진다면 슬럼프가 찾아왔다고 할 수 있다.

 

슬럼프의 원인

 

대체 왜 슬럼프가 생길까? 원인이 비교적 뚜렷한 슬럼프도 있다. 부상, 부상 후유증, 체력 저하, 커다란 정신적 충격 등이다. 특히 피지컬보다 멘탈이 원인인 경우가 더 많다. 잭 니클라우스가 “골프의 구성요소는 50%의 멘탈, 40%의 셋업, 10%의 스윙이다”라고 말했듯, 멘탈이 흔들리면 곧바로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인이 불분명한 슬럼프도 적지 않다. 사실 원인이 뚜렷한 슬럼프보다, 원인이 불분명하거나 얼른 찾기 어려운 유형의 슬럼프가 더 많다.

골프 슬럼프에는 어떤 종류가 있고, 각각의 원인은 무엇일까? 슬럼프 중 자주 나타나는 유형들을 살펴보자.

 

1 입스

입스(YIPS)는 불안 등으로 몸이 굳어지는 현상이다. 골프에서의 입스는 주로 스윙 전 샷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말미암은 불안이 경기력에 미치는 현상으로 정의된다. 입스를 겪는 골퍼는 근육 경련, 근육 긴장, 감각 상실 등이 발생하여 경기력이 떨어지고, 그 결과 터무니없는 실수를 저지르거나 아예 라운드를 포기하기도 한다. 

보통 입스는 ‘정신적인 부담 때문에 신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현상’이라고들 하지만, 실제로는 좀 더 복잡하다. 정신적인 문제에 국한되거나 반대로 신체 문제에 국한되어 나타나기보다는, 양쪽이 합쳐져 나타나는 복합적인 현상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한 번 입스를 겪기 시작하면, 슬럼프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입스로 경기력이 떨어지고, 이 때문에 불안감이 커지고,  경기력이 더 저하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아예 필드를 떠나는 골퍼도 있다.

 

2 멘탈

멘탈 문제는 슬럼프의 주원인이다. 문제는 원인이 분명한 멘탈 문제도 있지만, 원인조차 불분명한 멘탈 문제가 슬럼프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타이거 우즈와 박세리가 대표적인 예다. 

과거 타이거 우즈가 오랫동안 지독한 슬럼프를 겪은 이유는 모두 잘 알 것이다. 골프 역사상 최악의 사생활 논란이 터지고 우즈를 주인공으로 한 막장 드라마가 전 세계 언론에서 쉴 새없이 보도되었으니 슬럼프에 빠진 게 당연한 일이다. 반면에 박세리는 우즈처럼 사생활 논란을 일으킨 적이 없음에도 장기간 슬럼프를 겪었다. 박세리 ‘슬럼프의 원인을 찾을수록 최악으로 달려갔다’라고 토로할 만큼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멘탈 슬럼프’였다.

 

3 분석 마비

분석 마비, 혹은 분석에 의한 마비로 불리는 이 현상은 주로 스윙 동작을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집착 때문에 발생한다. 물론 스윙 동작은 중요하다. 정석적으로, 오차 없이 깔끔하게 스윙 동작을 취하면 멋도 있어 보이고, 아무래도 경기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스윙 동작을 완벽하게 하겠다고 지나치게 집착하면 분석 마비를 겪을 수 있다. 

자신의 머릿속에서 그려내는 완벽한 분석 동작 그대로 따라 하려다 몸이 따라주지 못해 스윙 동작이 더 망가지거나 부자연스러워지기도 한다. 이런 일을 겪으면 당연히 경기력도 저하되고 스코어도 나빠지기 쉬운데, 그 원인이 ‘지나친 분석과 생각’임을 깨닫지 못한 채 더 많이 생각하고 스윙을 바로잡으려다 더 경기력이 저하되는 악순환이 생기고, 슬럼프로 이어질 수 있다.

 

4 신체

신체 문제도 슬럼프의 원인 중 하나다. 가장 큰 원인중 하나로 꼽히는 건 과도한 연습이다. 어떤 운동이든 신체에 부담을 주며, 특히 골프는 신체에 부담이 큰 운동이다. 아무리 기초 체력과 신체 능력을 갖추고, 또 준비운동을 철저히 해도 체력 소모는 피할 수 없고, 눈에 보이지 않는 신체 손상이 생길 수도 있다. 

즉, 훈련을 지나치게 많이 하고, 신체 회복도 소홀히 하면 몸 상태가 나빠지고, 슬럼프로 이어질 수 있다. 노화도 슬럼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노화로 신체 능력이 떨어진 것에 적응하지 못해 신체 능력이 떨어진 것 이상으로 실력이 저하되는 유형의 슬럼프도 드물지 않다.

 

5 장비

장비 교체도 슬럼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만일 장비 교체 후 경기력이 떨어지고, 또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다면 장비 교체가 원인이 된 슬럼프를 의심해 볼 만 하다. 아마추어는 물론 프로도 종종 겪는 일이다. 

PGA에서 활약한 짐 퓨릭이 대표적이다. 1992년 프로 데뷔 후 2010년에 커리어 하이를 맞이한 짐 퓨릭은 섣불리 장비를 교체했다가 기나긴 슬럼프를 겪었고, 그의 사례는 ‘장비 교체가 슬럼프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반면교사가 되었다.

 

 

GJ 김상현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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