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발전을 위한 제언 : 유소년 골프 활성화의 중요성
골프 발전을 위한 제언 : 유소년 골프 활성화의 중요성
  • 나도혜
  • 승인 2023.08.1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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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골프를 위해, 우리나라 골프 대중화에 큰 역할을 한 골프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유소년 골프 활성화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박세리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우리나라 골프가 대중들의 관심을 받게 된 건 1990년대 후반 온 나라를 힘들게 했던 IMF 외환위기 당시 LPGA 무대에 진출한 박세리의 거듭된 대회 우승과 선전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박세리가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위한 연장전을 하면서 연못에 빠진 공을 치기 위해 양말을 벗고 맨발로 공을 쳐 내는 장면은 지금도 골프사의 명장면으로 사람들 기억 속에 남아있다. 그만큼 박세리의 LPGA 투어에서의 선전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박세리를 통해 우리 골프도 국제 경쟁력이 있고 세계 무대에서 충분히 외국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또 그때까지만 해도 좁은 국내 무대에서 경쟁하던 우물 안 개구리였던 우리 골프의 경기력이 한 차원 높아질 수 있었다. 또 박세리의 성공 이후 많은 한국 선수들이 국내, 아시아를 벗어나 미국과 유럽 등 해외 무대로 진출했다. 또한, 제2의 박세리를 꿈꾸는 유소년 선수들이 골프에 입문하는 계기가 됐다. 그렇게 골프에 입문한 이들은 박세리 키즈로 불리며 한국 골프의 국제 경쟁력 강화에 큰 역할을 했다. 

특히, 미국 LPGA 무대에서의 한국 선수들의 활약은 눈부시다. 세계 탑 랭커 중 상당수를 한국 선수들이 차지하고 있고 각종 대회 우승 이력도 수없이 쌓았다. 올림픽 금메달의 성과도 있었다. 지금은 그 기세가 다소 주춤하는 양상이지만, 여전히 세계 여자프로골프에서 한국의 영향력은 크다. 

또한, 여자 선수들의 선전은 국내 골프대회의 활성화로 이어졌다. 대회 스폰서가 크게 늘어나면서 대회 수와 상금 규모가 커졌고 이는 국내 골프투어의 파이와 경기력을 함께 키웠다. 

이런 상황은 골프를 통해서도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고 다수의 골프 유망주 유입을 불러왔으며 골프 경기력 강화라는 순기능과 연결됐다. 

 

골프 유망주 성장의 그늘

 

하지만 그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존재하고 있다. 골프 유망주들의 성장에는 그들 부모의 헌신적인 노력과 뒷받침이 기반이 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박세리는 물론이고 그다음을 잇는 박세리 키즈들의 성공에도 부모들이 함께하고 있었다. 

이는 감동적인 스토리가 될 수도 있지만, 이런 뒷받침이 없는 선수들의 성공이 어렵다는 걸 의미한다. 골프 선수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많은 연습량과 선수에게 필요한 적절한 코칭이 필수적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경제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부모의 재력이 선수의 성공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물론, 여타 스포츠 역시 이를 피할 수 없긴 하지만, 골프는 선수들에게 필요한 장비와 연습장, 골프장 이용료 등이 타 스포츠에 비해 높고, 한정된 인프라로 인해 조기 골프 유학을 감행하는 일도 많다. 

 

유소년 골프 선수의 감소

 

이런 구조적 문제는 최근 들어 유소년 골프 선수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한때 유행처럼 붐을 이뤘던 유소년 골프 수요는 현실적인 문제 앞에 점점 그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 한층 심화된 경쟁과 그에 비례해 성공을 위한 물량 투입이 더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이들은 골프를 떠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또한, 골프 외에도 프로선수로 성공하면 막대한 부와 명예가 뒤따르는 야구나 축구, 농구, 배구 등이 프로스포츠가 있는 상황에서 뛰어난 운동신경을 가진 이들이 골프에 대한 매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유소년 선수의 감소는 골프의 미래를 위해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골프가 대중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받는 건 국제 대회에서의 선전이 있어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우수한 선수들의 지속적인 등장은 매우 중요하다. 최근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야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가 국제 대회에서의 거듭된 부진에 있다는 점은 골프계가 살펴야 할 부분이다. 

 

골프 유망주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설 때

 

이제 골프는 외형 성장과 그에 따른 시장 확대에 만족할 게 아니라 경기력 유지와 발전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이다. 이를 위해 대중 골프장을 유망주들이 연습장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거나 각급 학교에서 골프를 접할 기회를 늘려 골프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고 자연스럽게 관심을 유도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협회 차원에서 유소년 골프 선수들에 대한 지원책을 만들고 이에 대한 예산 지원을 늘려야 한다. 유소년 선수들이 더욱 마음 편하게 경제적 부담을 덜고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신규 선수들의 유입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 

모든 스포츠에서 국제 경쟁력은 그 종목을 대중들에게 각인시키고 그 존재감을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그것만을 위해 온 힘을 다하는 건 이제 구시대적 사고지만, 국제 경쟁력은 골프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라는 점에서 절대 소홀히 할 수 없다. 

또 미래 골프의 희망인 유소년 골퍼 육성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은 골프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중요한 일이다.

 

 

GJ 나도혜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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