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발전을 위한 제언 : 골프 발전 필수 조건 골프협회의 전문성과 도덕성
골프 발전을 위한 제언 : 골프 발전 필수 조건 골프협회의 전문성과 도덕성
  • 김태연
  • 승인 2023.08.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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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가 발전하는 만큼 그에 부합하는 행정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하지만 우리나라 스포츠의 병폐인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스포츠협회의 모습을 골프협회 역시 답습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생긴다.

 

국내 스포츠협회의 현실

 

우리나라 스포츠에서 각 종목의 대회 운영과 각종 행정 관리를 담당하는 협회에는 부정적 이미지가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선수들이 보다 편안한 환경에서 더 나은 경기력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어야 할 협회가 하나의 권력이 됐기 때문이다. 각종 이권이 얽힌 협회 회장과 집행부를 차지하기 위해 파벌이 형성되고 대립과 반목이 지속되는 게 우리나라 많은 협회의 현실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협회는 재벌 회장들이나 재력가들의 프로필을 위한 도구로 전락하기도 한다. 그들이 사비를 털어 그 종목 발전에 기여하고 모범적인 운영을 하는 사례도 있지만, 이는 언론에서 보도될 정도의 극소수다. 

대부분은 그 종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극소수의 측근들에 의존하는 운영을 하는 일이 많았다. 이에 또 다른 파벌이 형성되고 그 안에 속하지 않으며 협회에서 소외되는 일이 다반사였다. 일부 스포츠의 경우 국가대표 선발과 관련해 각종 비리와 의혹이 반복적으로 일어났고, 이와 관련한 승부 조작 사건도 있었다. 선수들이 실력 이전에 줄을 잘 서야 하는 상황이 일어났다.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협회는 개선을 약속하고 머리를 숙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런 문제들이 잊히는 시점이 되면 다시 반복되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이런 불안정한 협회가 제대로 된 행정력과 관리 능력을 발휘하는 건 애초부터 무리다. 심지어 협회 무용론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우리나라 대표적인 프로스포츠인 야구와 축구에서 스포츠가 아닌 사회면에 등장하는 뉴스가 나왔다. 프로야구는 그동안 끊이지 않았던 선수들의 일탈에 이어 모 프로구단 단장의 비위가 선수의 신고로 드러나며 충격을 줬다. 

야구에 이어 축구협회도 어이없는 행정으로 비판을 받았다. 축구협회는 지난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계기로 축구계의 화합을 도모한다는 명분으로 그동안 각종 비위로 징계를 받거나 제명된 이들에 대한 사면을 의결했다. 문제는 그들 중에 프로스포츠에서는 가장 지양해야 하는 범죄인 승부 조작 관련자들이 포함됐다는 점이었다. 이로 인해 축구협회는 엄청난 비난을 받았고 이에 축구협회는 부랴부랴 사면을 철회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에 대한 책임으로 집행부 대다수가 사퇴하면서 새롭게 집행부를 구성하는 상황에 몰렸다. 

이 외에도 농구나 배구 등 여타 인기 프로스포츠 협회의 무능과 비리는 팬들을 지속적으로 실망시키고 있다. 최근 프로스포츠가 자리를 잡고 팬층도 확충됐지만, 해당 종목의 협회는 많아진 팬들에 비례해 높아진 팬들의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해당 종목의 발전을 이끌어야 할 협회의 퇴행적 모습에 팬들의 실망도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골프협회의 문제

 

이런 다른 종목 협회의 문제는 골프와 무관하지 않다. 프로골프 역시 그동안 협회 집행부의 비리와 각종 의혹이 지속적으로 뉴스에 등장했다. 과거에는 골프가 크게 대중화되지 않았고 비리 등의 사안들이 다른 뉴스들에 묻혀갈 수 있었다. 

하지만 골프가 대중들의 주목을 받고 팬들과 골프를 즐기는 인구가 늘어가는 시점에서 협회의 문제는 절대 가볍지 않다. 이제는 미디어 매체가 크게 늘었고 SNS 등 대중들의 소통 수단이 다양화됐다. 실시간으로 사건 사고가 대중들에게 전파되고 공유된다. 즉, 잘못된 점이 있다면 숨길 수 없고 쉽게 잊힐 수 없는 세상이다. 그만큼 협회 운영은 더 투명하게 공명정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프로골프를 이끌어야 하는 프로골프협회가 다른 종목의 협회들보다 나은 운영을 하고 있다고는 장담하기 어렵다.

최근에도 협회 운영과 관련한 내부 갈등이 보도되고 있고 심지어 비리 의혹까지 드러났다. 여기에 협회 운영과 관련해 특정인의 월권과 집행부 내 파벌 등의 문제는 골프 역시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이런 내부의 문제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비전 제시와 이에 필요한 행정을 하는 건 어렵다. 

코로나 특수를 거치며 한국 프로골프는 매우 큰 외형적인 성장을 했다. 높아진 인기에 비례해 투어 대회의 스폰서가 크게 늘었고 중계권 수익도 상승했다. 협회의 위상도 당연히 커지고 있다. 하지만 커진 규모만큼 내실을 갖추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프로스포츠 야구의 메이저리그는 MLB 사무국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수익 창출과 마케팅, 지속 발전을 위한 규정 개정과 야구의 세계화 등 다방면에서 리그 발전을 위한 움직임을 지속하고 있다. 

사무국은 막강한 권한과 함께 고도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사무국은 메이저리그 각 구단과 선수노조 등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각종 의제를 추진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역시 내부 갈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지만, 사무국은 능수능란하게 이를 조정하고 메이저리그를 지속 가능한 프로스포츠로 이끌어가고 있다. 이 사무국을 중심으로 메이저리그는 거대한 기업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를 통해 창출한 수익은 구성원이 나누고 함께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메이저리그의 모습은 협회의 역량이 해당 종목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골프는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호기를 맞이하고 있다. 골프는 흥미를 주는 콘텐츠이고 지속성을 가질 수 있는 팬들이 있다. 이런 환경을 잘 활용한다면 지속 발전 가능한 스포츠로의 가능성이 큰 골프다. 지금의 작은 이익보다는 지금의 시장을 더 확대해 더 키우는 게 모두에 이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우호적인 환경을 잘 활용하고 구성원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협회의 역량이 있는지는 다소 의문이다. 우리나라 스포츠의 병폐인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협회의 모습을 골프 역시 답습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생긴다. 

이제 대중들은 매우 슬기롭고, 시대 흐름에 빠르게 반응한다. 또 잘못에 대해서는 매우 가혹한 잣대로 평가한다. 특히, 대중들의 성원을 바탕으로 막대한 부와 명예를 얻는 분야에서는 대중들의 여론이 매우 중요하다. 더 철저한 도덕성과 대중과 팬들의 기호에 맞는 전략으로 종목을 이끌어야 한다. 골프가 발전하는 만큼 그에 부합하는 행정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GJ 김태연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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