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골프장을 위한 노력
친환경 골프장을 위한 노력
  • 전은미
  • 승인 2023.06.2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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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운영 자체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환경파괴를 최소화하며 골프장을 운영할 수 있는 방법 모색에 나선 골프장의 사례가 알려지며 큰 화제가 되고 있다. 골프장의 농약 사용량 증가가 문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무농약 골프장을 고수하고 있는 에코랜드GC의 사례를 통해 배우자.

 

골프장과 환경 문제

 

과거에 비해 골프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골프장 운영 자체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 역시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골프장 그린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농약으로 인해 골프장 이용객이나 종사자는 물론 인근 지역 주민들의 건강과 농사까지 피해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골프장 운영을 위해 매일 어마어마한 양의 물이 필요하다는 점 역시, 일부 지역에서는 가뭄 피해로 제한급수까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은 무농약 골프장부터 인근 하천정비활동에 앞장선 골프장까지 환경파괴를 최소화하며 골프장을 운영할 수 있는 방법 모색에 나선 골프장 업계의 사례가 알려지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골프장 농약 사용량 증가에도 정부가 칼을 빼들지 못하는 이유

 

골프장 업계와 환경보호 단체의 끊이지 않는 갈등은 골프장 농약 사용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지난 2021년 운영된 전국 골프장 545곳을 상태로 농약 사용량을 조사한 결과 무려 213톤의 농약이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는 전년도에 비해 5%가량 늘어난 수준이었다. 

과도한 농약 사용은 골프장 이용객이나 종사자는 물론 인근 지역의 환경오염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지금부터라도 농약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골프장 농약 사용에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 역시 이어졌다. 

다만 골프장 운영을 위해 더 많은 농약을 사용할수록 인근 지역의 수질이나 토양 오염이 된다는 것은 명확한 문제이지만, 농약 사용 없이 골프장을 운영할 수 있는 마땅한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이를 금지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개장 이후 단 한 번도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골프장이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2009년 개장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골프장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제주시 조천읍 소재의 에코랜드골프앤리조트가 그 주인공이다. 

에코랜드GC의 잔디 관리 담당자는 “지금껏 농약 사용 없이 골프장 잔디를 관리한다는 것이 불가능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에코랜드는 개장 이후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잔디 관리를 해왔다, 물론 농약을 사용하는 골프장에 비하면 부족한 점도 많다”고 말했다. 

2021년 기준 농약 사용 없이 골프장을 운영 중인 곳은 전국의 골프장 545곳 가운데 제주 에코랜드GC, 경남 의령 친환경 골프장, 전남 에덴CC 등 단 3곳에 불과하고, 그 3곳 가운데 개장 이후 지금까지 무농약 골프장으로 인정받은 곳은 에코랜드GC가 유일하다. 환경부는 해당 골프장을 포함한 50개의 골프장을 ‘농약 사용 저감 우수골프장’으로 선정하며 농약 사용을 줄일 것을 권장하고 있다.

 

농약 없는 코스 관리 얼마나 어려울까

 

환경부는 50개의 골프장을 ‘농약 사용 저감 우수골프장’으로 선정하며 농약 사용을 줄일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코스관리자들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넓은 부지의 골프장 잔디 컨디션을 관리한다는 것은 상상 그 이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에코랜드GC는 왜 개장 이후 지금껏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골프장을 운영해왔을까? 

바로 제주의 곶자왈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당초 에코랜드GC는 곶자왈 인근에 위치한만큼 일체의 농약 사용 없이 운영하겠다는 조건으로 허가를 받은 골프장이었고,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골프장을 운영하겠다는 약속으로 시작했으니, 농약 없이 운영하는 것이 당연했다. 

물론 농약 없는 골프장 운영에는 수많은 시행착오가 뒤따랐다. 거의 모든 골프장이 다량의 농약을 사용하며 그린을 관리하고 있는만큼, 전문가조차 농약 사용 없이 운영하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골프장에서 농약을 사용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병해충으로부터 잔디를 보호하기 위해서인데, 에코랜드GC는 지금껏 일체의 농약을 사용하지 않으니 봄•가을이면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울 정도로 잔디가 병을 앓았고, 친환경제제를 사용해봤지만 역부족이었다. 

 

무농약 골프장의 해답을 찾다

 

제주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습도가 높아 병이 더욱 많은 것 역시 심각한 문제였다. 그럼에도 다년간 무농약으로 골프장을 운영하며 에코랜드GC가 얻은 해결책은 2~3가지 잔디 품종을 섞어서 사용하는 것이었다. 단일 품종의 잔디를 사용하면 병해충이 발생했을 때 모든 잔디가 죽어버리지만, 2~3가지 품종을 섞어서 사용하니 어느 정도 보완이 가능했다. 잔디 품종을 통일하지 않으니 잔디 무늬가 얼룩져보이는 문제가 있었지만, 무농약으로 운영하기 위해서 감수해야 할 부분이었다.

제주 해안가를 걷다가 알게 된 또 다른 잔디 병충해 억제법은 바로 ‘바닷물의 짠기’였다. 해안가에는 잡초가 잘 자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담당자가 제초제 대신 소금물을 뿌려보니 잡초 예방에 큰 효과가 있었다. 그린 곳곳에 구멍을 뚫어 미생물을 땅속에 넣어주는 것 역시 병해충 예방에 큰 효과가 있었다. 

농약 없는 골프장 가운데 최고의 사례인 에코랜드GC의 운영방식은 환경을 해치지 않는 골프장 운영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무농약 골프장 운영이 아직은 꿈처럼 느껴지지만, 이를 보편화하기 위한 업계의 노력이 필요한 순간이다.

 

 

GJ 전은미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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