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18개 대회 연속 무승 사슬을 끊은 한국
LPGA 18개 대회 연속 무승 사슬을 끊은 한국
  • 김상현
  • 승인 2023.03.05 19:0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LPGA 18개 대회 연속 무승’

3월 5일 고진영이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탄종 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확정 짓기 전까지 한국이 갖고 있던 기록이다. 몇몇 언론에서 표현한 것처럼 ‘불명예스러운 기록’이라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아쉬운 기록이었던 건 분명하다. 이는 한국이 2007년 7월 에비앙 마스터스부터 2008년 5월 코닝 클래식까지, 총 27개 대회 연속 무승을 기록한 이후 15년 만에 나온 최장 무승 기록이었기 때문이다. 1년에 한국 선수가 합작하여 LPGA 10승, 심지어 15승까지 기록하던 시절과 비교하면 더욱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대체 왜 한국은 작년 6월 전인지가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후 8개월 동안 침묵을 지켜야 했을까? 이유는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먼저, 한국 선수들이 예전처럼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18개 대회 연속 무승을 기록하던 경기들을 복기해 보면, 우승을 다투거나, 목전까지 갔음에도 아쉬운 결과를 맞이한 예가 여럿 있다. 우승뿐만이 아니라 개인 타이틀을 기준으로 봐도 2022년 한국 LPGA 선수들은 올해의 선수, 상금왕, 평균타수 1위, 신인상 중 단 하나도 건지지 못했다. 여전히 한국은 여자골프 강국이지만, 몇 년 전처럼 ‘명실상부한 최강국’이라 하기는 어려워진 셈이다.

 

여자 골프계가 한국이라는 1강 체제가 아닌, 여러 골프 강대국들이 약진하는 ‘춘추전국’ 으로 재편된 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남녀 가리지 않고 원래부터 골프 강국이었던 미국, 남자골프도 강해지고 있으며, 여자 골프는 더 강해지고 있는 신흥강국 태국을 비롯하여 여러 나라가 약진하고, 그 때문에 여러 나라의 선수들이 우승과 상위권을 나눠 가지는 춘추전국 시대가 펼쳐졌다. 2023년 2월 말 기준 세계 여자골프 순위를 살펴보면 1위는 리디아 고(뉴질랜드), 2위는 넬리 코다(미국), 3위는 이민지(호주), 4위는 아타야 티띠꾼(태국), 5위는 고진영(한국)이다. 최상위 랭커의 국적이 모두 다르다. 그만큼 우승을 차지하는 국가도 다양해졌고, 그만큼 한 국가가 많은 우승을 독식하는 일도 어려워졌다.

 

다행히 3월 5일 고진영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이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한국의 LPGA 18개 대회 연속 무승 행진 또한 막을 내리게 되었다. 이 대회에서 고진영은 여왕의 부활이라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었고, 그 외에도 올해가 기대되는 한국 선수는 여럿 있다. 하지만 LPGA 18개 대회 연속 무승이 끊겼다는 게, 한국이 다시 예전의 ‘절대 강자’ 자리를 쉽게 되찾을 수 있음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세계 여자 골프 춘추전국 시대 속에서 한국의 행보가 주목된다.

 

 

GJ 김상현 이미지 LPG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Grace 2023-03-05 19:44:15
우승한 날짜가 3월 5일 아닌가요??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