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LPGA 타일랜드 4R 고진영 부활샷, 우승은 릴리아 부
혼다 LPGA 타일랜드 4R 고진영 부활샷, 우승은 릴리아 부
  • 김상현
  • 승인 2023.02.26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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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28)이 부활 샷을 날렸다. 작년 부상과 과도한 일정으로 부진을 겪었던 고진영이 올해 첫 번째로 출전한 대회에서 뛰어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올 시즌의 기대감을 높혔다.

 

고진영은 26일 태국 촌부리 시암 컨트리 클럽 파타야 올드 코스(파72· 6,576야드)에서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혼다 LPGA 타일랜드(총상금 17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치며 총합 16언더파 272타의 성적으로 공동 6위를 기록하며 유종의미를 거두었다. 작년 7월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이후 7개월 만에 기록한 톱10의 성적이다.

 

통산 152주 세계랭킹 1위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고진영은 작년 큰 부진에 시달렸다. 시즌 초반에는 나쁘지 않은 퍼포먼스를 선보였지만, 이후 고질적인 손목 부상과 과도한 시즌 일정 소화로 경기력이 떨어지며 힘든 한 해를 보내야 했다. 작년 시즌이 끝난 후 고진영은 절치부심하며 3개월 동안 재활과 훈련에 매진하였고, 전성기를 함께 한 이시우 프로와 재결합하기도 했다.

 

고진영이 올 시즌 복귀 무대로 선택한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그는 1라운드부터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였다. 버디 5개, 보기 1개를 잡아내며 4언더파로 공동 19위를 기록하였다. 하지만 2라운드에서는 버디 3개, 보기 1개를 기록하며 2언더파 70타를 추가하여 중간 합계 6언더파 138타를 기록하는 데 그쳐 공동 27위로 떨어졌다. 3라운드에서도 8언더파로 공동 27위에 머물렀다. 나쁘지는 않지만, 여왕의 부활을 선언하기에는 다소 아쉬운 성적이었다.

 

고진영의 진가는 마지막 4라운드에서 제대로 드러났다. 이날 고진영은 1번 홀부터 버디를 기록하였으며, 6번 홀에서 버디, 7번 홀에서 이글, 8번 홀에서 또다시 버디를 기록하며 전반에만 5타를 줄이며 상승세를 탔다. 이후 후반으로 접어들어 10번 홀에서 버디를 추가한 후, 17번 홀과 18번 홀에서 다시 한 번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기분 좋게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하루 만에 8타를 줄이는 괴력을 발휘하며 세계 랭킹 1위와 2위인 리디아 고(뉴질랜드), 넬리 코다(미국) 등과 함께 공동 6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성적도 좋았지만, 경기력도 훌륭했다. 전성기 시절 기량도 회복한 모습이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고진영은 이날 고진영은 페어웨이를 단 번만 놓쳤으며, 평균 비거리도 246야드를 기록했다. 고진영의 주특기인 ‘송곳 아이언’ ‘컴퓨터 샷’도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18개 홀 중 3개 홀에서만 그린을 놓치는 높은 그린 적중률로 성적을 끌어올리는 데 이바지했다. 이 날 부활 샷을 날린 고진영은 인터뷰에서 “바람이 심했지만, 전반 나인홀에서 버디 서너개를 잡으면 톱10에 들 수 있다고 생각해 더 집중했다. 샷, 퍼팅, 정신력 모두 지난해보다 좋아졌다”, “베트남에서 열심히 훈련했고, 명상도 많이 했다. 명상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라며 자신의 부활을 자축했다. 다음 달 2일 싱가포르에서 개막하는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총상금 180만 달러)에서 디펜딩 챔피언으로 나서는 고진영은 “디펜딩 챔피언으로 출전하는 대회인 만큼 더 좋은 기량으로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 샷과 퍼팅 등 모든 것이 지난해보다 나아졌기 때문에 기분좋다” 라며 우승컵을 수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우승을 차지한 것은 릴리아 부(미국)였다. 릴리아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8언더파를 몰아치며 최종합계 22언더파 266타의 성적으로 2위를 기록한 나타크리타 웡타위랍(태국)에 1타차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 날 우승으로 릴리아 부는 2019년 데뷔 이후 첫 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우상 상금은 25만 5,000달러(약 3억 3,000만 원)도 차지했다.

 

3라운드 4타 차 선두를 달리며 우승 가능성을 높였던 나타크리타 웡타위랍은 2위를 기록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웡타위랍은 1언더파를 기록하면서 다소 부진하였고, 결국 21언더파 267타의 성적으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아타야 티띠꾼(태국)이 20언더파 268타의 성적으로 3위 마자 스타크(스웨덴)와 셀린 부티에(프랑스)가 17언더파 271타 성적으로 공동 4위를 기록했다. 김효주(28)는 15언더파로 공동 10위, 김세영(30)은 12언더파로 공동 20위, 전인지(29)와 지은희(37), 최혜진(24)은 10언더파로 공동 27위를 기록했다.

 

고진영의 부활과 여러 한국 선수들의 선전은 반가웠지만, 다소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결국,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 선수가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면서, 15년 만에 LPGA 18개 대회 연속 한국 선수의 ‘무관’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작년 6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전인지)가 우승한 이후 18개의 대회에서 한국 선수는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고,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며 무관을 깨는 것은 다음으로 미루어졌다.

 

성황리에 막을 내린 혼다 LPGA 타일랜드는 여러 편의 드라마가 쓰였다. 고진영은 부활 샷을 쏘았고, 우승자인 릴리아 부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가공할 뒷심을 선보이며 생애 첫 번째 우승을 기록했다. 2위인 나타크리타 웡타위랍도 안타깝게 우승을 놓쳤지만, 생애 첫 LPGA 대회에서 준우승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LPGA 다음 대회인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어떤 드라마가 팬들을 환호시킬지 기대된다.

 

 

GJ 김상현 이미지 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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