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드를 하면서 게임의 재미를 위해 간단한 내기를 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아마추어 골퍼들 사이의 내기 골프, 도박죄나 사기 골프가 될 수 있을까요?

 

주말 골퍼도 하게 되는 내기 골프

 

저는 새벽 골프가 좋아서 20년 넘게 골프를 즐기고 있는 주말 골퍼(weekend golfer)입니다. 그저 골프란 운동이 좋았고 골프를 통해서 좋은 분들과의 만남과 친목을 가질 수 있어서 지금까지 골프를 즐기고 있는데요. 그래서 골프를 처음 배우면서는 내기골프를 하지 않았었습니다. 게다가 “도박은 절대로 하지 마라”라고 하시는 아버지의 말씀을 잘 새겨들었었구요.

그러다 어느 순간 “밥 내기 정도는 괜찮잖아?”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적당한 밥 내기나 재미와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한 약간의 내기골프를 하기 시작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위 오장이라고 하는 $5/$10짜리 내기골프에 끼게 되었는데요. 소위 ‘따당’에 ‘따따당’을 부르시는 분이 있어서, 결국 한 타에 $40짜리 홀을 친 적이 인생에서 딱 한 번 있었습니다. 그 홀에서 전 제대로 스윙을 하지 못해 드라이버는 터무니없이 짧았고 홀 아웃 할 때까지 어찌나 긴장이 되던지. 그런데 ‘따따당’ 부르기 없음을 사전에 합의했음에도 이를 부른 그분은 더 망가져서는 그 홀에서 완전히 대참사를 부르게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내기 골프 : 도박죄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내기 금액이 큰 골프는 문제가 없을까요? 한국 법원은 이런 내기 골프가 도박죄가 될 수 있다고 보는 듯합니다.

형법 246조 1항 - 도박을 한 사람은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일시 오락 정도에 불과한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도박’이란 재물을 걸고 우연에 의해 재물의 득실을 결정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골프란 것이 이런 우연에 의한 것이 아닌 사실 실력으로 그 승부가 갈린다고 볼 수 있지만 우연성의 영향을 아예 받지 않는다고도 할 수 없기에 도박에 해당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러한 내기 골프가 일시 오락 정도에 불과한 경우에는 도박죄로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내기 골프를 하는 경우엔 ‘일시적인 오락 정도’로 그쳐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상습으로 도박 골프를 하는 경우엔 그 처벌이 가중됨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즐기는 골프에서는 이러한 도박죄가 성립하는 도박 골프의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골프 라운드를 좀 더 재밌고 흥미롭게 하기 위해서 일시적인 오락을 목적으로 내기 골프를 하기 때문입니다.

 

내기 골프 : 사기죄가 될 수 있다

 

오히려 도박 골프보다는 ‘사기 골프’가 더 흔히 발생할 수 있을 텐데요. 

“야~ 저건 완전 사기다~”라고 우리가 흔히들 이야기하지요.

우연한 과정을 거쳐 결과가 나오는 도박과는 달리, 이러한 사기 골프는 ‘우연성’을 배제하는 경우인데요. 대표적인 경우가, 상대방에게 몰래 약을 타서 먹이거나 타수를 고의로 속이는 방법일 것입니다.

논란의 여지는 있겠지만, 핸디캡을 속이는 경우 우리가 흔히 사기 골프라고 하는데 이 또한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을 거구요. 알까기 등 상대를 기만해 돈을 따먹는 것도(그 입증 책임은 별도로 하고) 사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전날 늦게까지 술을 많이 마시게 하여 다음 날 골프에 영향을 미치게 하는 경우는? 글쎄요. 요건 그냥 귀엽게 받아들이자구요.

이렇게 쓰다 보니 ‘도박 골프’나 ‘사기 골프’ 성립이 의외로 쉬워 보이는 듯 합니다. 결국 내기 골프는 오락에 그쳐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니 돈을 따기 위해 상대를 기만해서도 안 되고, 같이 즐기는 오락이니 상대방을 충분히 배려해야 할 것입니다.

 

골프와 관련한 다른 형사 범죄?

 

너무 매너없이 골프를 하는 경우는 그날 동반자분들의 즐거움을 빼앗아 가는 아주 ‘나쁜 죄’입니다. 형사법 처벌은 없지만, 나중엔 혼골(혼자 하는 골프)할 수밖에 없는 외로움이 그 처벌이 될 것입니다.

 

 

GJ 글 Vincent kim 이미지 Getty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