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그 선수는 지금 After the Big Match
그 시절 그 선수는 지금 After the Big Match
  • Vincent Kim
  • 승인 2021.02.09 13: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96 US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와 겨뤘던 스티브 스콧

 

과거 빅매치에서 박세리, 타이거 우즈와 겨뤄 밀리지 않는 실력을 보였던 아마추어 골퍼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프로 무대에서 실력을 과시한 아마추어들

 

뛰어난 실력자들이 많은 PGA 투어에서 아마추어가 참가해 우승한 것은 총 10번입니다. 가장 최근 기록이 1991년 노턴텔레콤오픈에서 필 미켈슨(Phil Mickelson)이 우승한 것인데요. 필은 이후 PGA 투어에서 44번의 우승을 포함해 총 53번의 프로골프대회 우승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유러피언 투어에서의 아마추어 우승 기록은 2009년 아이리시 오픈에서 셰인 로리(Shane Lowry)가 우승한 것이 가장 최근이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니 리(Danny Lee)를 포함해 총 3명만이 유러피언 투어 아마추어 우승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LPGA 투어에서는 총 5명의 아마추어 선수가 우승했었는데요. 2012 CN Canadian Women’s Open에서 15살이라는 최연소의 나이로 우승을 한  리디아 고(Lydia Ko)는 이 대회에서 2012년에 이어 2013년에도 연속으로 우승을 한 진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1998년 US여자오픈 준우승 제니 추아시리폰

 

그럼 과거 빅매치에서 프로와 겨뤄 밀리지 않는 실력을 보였던 아마추어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알아볼까요? 
1998년 US여자오픈! 박세리의 맨발 투혼 우승이 빛난 이 대회에서 연장 18홀에서도 승부를 내지 못하고 두 홀 서든데스까지 함께 했던 태국계 미국인 제니 추아시리폰(Jenny Chuasiriporn). 제니는 당시 박세리와 같이 만 20세였고 듀크대학에 재학 중인 아마추어 선수였습니다. 당시 이미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박세리에 맞선 아마추어인 제니의 신데렐라 스토리를 기원하는 미국 갤러리들도 많았을 것입니다. 대회 중계를 하는 중에도 만 20세의 두 선수의 이름은 앞으로도 20년간 LPGA 투어에서 이름이 오르내릴 것이라고 했었는데요. 
실제로 박세리는 1996년 프로로 전향해서 2016년 은퇴할 때까지 20년간 메이저 대회 5회 우승을 포함해 총 39번의 우승을 한 후 명예의 전당에 그 이름을 올리며 명예로운 선수 생활을 했었습니다.

 

제니 추아시리폰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1998 US여자오픈에서 박세리와 경쟁했던 제니 추아시리폰

 

정교한 숏게임과 자신감 넘치는 퍼팅, 프로와의 맞대결에서도 주눅 들지 않았던 제니! 그녀는 이 대회 후 “프로 전향을 택하지 않고 대학으로 돌아가 졸업할 것”이라고 했었습니다. 그렇게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 1999년엔 듀크대학의 블루 데빌스(Blue Devils:빨간 악마가 아니라 파란 악마)를 대학골프 최강팀으로 이끌었고, 후에 듀크대학의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습니다. 하지만 졸업 후 프로로 전향한 후 몇몇 미니투어에 참가하기는 했었지만 뚜렷한 기록도 우승도 올리지 못했습니다.
그녀는 “프로 생활을 자신이 생각했던 것만큼 즐기지 못했었다”고 고백합니다. 하지만 “충분히 본인의 최선을 다했고 또 소중한 추억들을 간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본인의 현재의 모습을 사랑하고 새로운 도전을 계속해서 하고 있습니다. 
현재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제니는 의사인 남편과 두 아이를 키우며 미국 버지니아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더이상 제니 추아시리폰(Jenny Chuasiriporn)이 아니라 와날리 벳츠(Wanalee Betts)로 살고 있습니다.

 

만일 제니가 우승했었다면…

 

만약 1996년 US여자오픈에서의 승패가 바뀌었다면 어땠을까요? 그럼에도 지금의 박세리 선수가 있었을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 선수에게도 무언가 확연히 다른 오늘의 모습이 있지 않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프로 생활을 하며 좋지 못한 성적을 내면서 얼마나 어려운 시기를 거쳤을지, 그리고 새로운 삶을 위해 얼마나 어려운 결단을 내렸었을지, US여자오픈 준우승이라는 명예를 뒤로 하고 본인의 새로운 삶을 향해 도전했던 이 선수의 삶에 또 한 번 박수와 응원을 보내게 됩니다. 제니의 삶은 2등이 아닌 1등으로 만들어 나가고 있을 것입니다.

 

1996년 US아마추어 챔피언십의 명암

 

1996년 당시 그 누구도 못 했던 US아마추어 골프대회 3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었던 타이거 우즈(Tiger Woods)는 3홀을 남기고 2홀 차로 스티브 스콧(Steve Scott)에게 뒤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타이거는 17번홀에서 AS로 게임을 원점으로 만들며 어퍼컷 세레머니를 펼칩니다. 그리고 그는 이어진 서든데스에서 우승을 확정했습니다. 
당시 마지막 라운드에서 타이거와 겨뤘던 스티브 스콧! 타이거는 이 대회 우승 후 바로 프로로 전향해 지금까지 15번의 메이저 대회 우승 포함 PGA 투어 통산 82번의 우승을 한 최고의 선수였기에 끝까지 최선을 다한 스티스 스콧 또한 대단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멋진 스포츠맨십을 보여준 스티브 스콧”

 

1996년 US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3홀을 남기고 2홀을 앞서고 있었던 스티브는 퍼팅하기 위해 타이거 우즈의 공을 조금 옮겨달라고 했습니다. 그러고선 타이거 우즈가 퍼팅하려는 순간, 공을 원래대로 놓는 것을 잊고 있었던 타이거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타이거는 그 홀에서 버디를 하고 그 매치에서도 이기게 됩니다. 만일 스티브가 그렇게 이야기해주지 않았다면 타이거는 페널티를 받으며 그 홀을 잃게 되고 그 매치 게임을 지고 말았을 겁니다. 
타이거 우즈는 쿼터 동전을 볼 마커로 사용하고 있는데 바로 이 대회 1996년 US아마추어챔피언십 이후 볼을 마크할 때 늘 동전의 머리가 위로 오게 놓고, 볼을 움직여야 할 상황에서는 늘 뒷면이 위로 오게 표시를 해서 공을 원래대로 다시 놓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고 합니다.
스티브 스콧에게는 이 대회 이후 어디를 가건 “1996년 US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와 상대했던 그 사람 맞지요?”란 말이 따라다녔다고 합니다. 프로로서의 삶은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지만, 스티브는 당시 캐디를 해주었던 여자친구 크리스티와 결혼해 두 아이와 행복한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승자만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자웅을 겨뤘던  또 한 명의 선수가 있음을 기억해주시길 바라봅니다. 
GJ

 

 

By Vincent Kim 사진 GettyImages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