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의 여왕 ‘양희영’
리듬의 여왕 ‘양희영’
  • Vincent Kim
  • 승인 2024.01.1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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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골프 선수인 양희영(Amy Yang)이 지난 11월 19일 LPGA 투어 2023년 시즌 마지막 대회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챔피언에 등극했습니다. 그녀를 직접 만나면 어떤지 궁금하시죠? 프로암 대회에서 만났던 일화를 소개합니다.

 

2023 시즌 LPGA 마지막 챔피언

 

2008년 LPGA 투어에 데뷔한 양희영은 2013년 한국에서 진행된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신고한 뒤 태국에서 열린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2015년, 2017년, 2019년에 세 차례 우승을 차지한 바 있습니다.

한동안 성적이 좋지 못해 세계 랭킹 82위까지 내려갔었는데 말이죠. 살도 좀 빠져 보였고요. 하지만 늘 밝게 웃는 그녀를 보며 ‘언젠가 다시 절정의 리듬과 샷감을 보여주겠구나’ 싶었는데 이렇게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정말 닮고 싶은 스윙 템포와 리듬을 가진 선수인데요.

 

두 번의 만남

 

양희영과의 인연은, 사실 굳이 인연이라고 이야기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는데요. 그럼에도 인연이라는 기분 좋은 단어로 표현하고 싶은 것은 2023년 4월 LA에서 열렸던 LPGA 대회에서 양희영 선수를 만났을 때 그녀의 밝은 기운을 보며 “올시즌 좋은 성적을 내겠구나” 싶었는데 역시 제 예측대로 이렇게 좋은 성적을 올렸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9년에도 김세영, 양희영과 함께 LPGA 기아 클래식 프로암에서 같이 라운드한 적이 있었는데요. 당시 제가 3번 우드로 270야드를 날려 이글을 잡는데 혁혁한 공(?)을 세워 우리 팀이 공동 2위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해 그녀는 또 한 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습니다. 이 정도면 그래도 자랑할만한 좋은 인연이 아닐까요?

하지만 사실 2019년엔 제가 양 선수를 만난 후에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게 아니라, 그 전에 이미 우승을 했었죠. 사실관계를 따지면 인연으로 엮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웃음)

 

새색시 스타일

 

실제로 양희영을 만나면 어떤 느낌이 드는지 궁금하시죠?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 받았던 인상은 바로 ‘새색시 스타일’이었습니다. 수줍어 보이는 순둥이. 하지만 힘이 있고 맏며느리 같은 든든하고 포근한 스타일. 거기에 스윙도 좋고 예의도 좋고 하이파이브도 잘해주시고, 그린에서 퍼팅선도 같이 읽으며 상의해주시고 같이 라운드하며 정말 편안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2019년 기아클래식의 추억

 

2019 기아클래식 프로암대회에서 김세영, 양희영 두 선수와 저까지 3인으로 구성된 우리 조는 전반 9홀을 7언더파로 마감했었는데요. 그 중엔 양 선수가 210야드 물을 건너 떨군 파5 세컨샷과 이어진 이글 펏의 성공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 홀은 그 전년도인 2018년 기아클래식 프로암 대회에서 제가 210야드 세컨샷을 온 그린 시키고 같이 라운드했었던 박성현 선수의 칭찬을 들었던 홀이기도 합니다.

2017년 기아클래식 프로암 당시 제가 ‘3번 우드로 270야드’를 기록했는데요. 아마도 처음이자 마지막이겠지요. (웃음) 17번홀 파 5에서 270야드가 남았습니다. 솔직히 그냥 “자연스럽게 쓸어 담아보자, 창피하지만 않게 맞추자”라고 생각하고 쳤던 우드샷이 그린에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이글펏까지 성공. 당시 우리 팀은 18홀 14언더파로 오전 팀 중에서는 그로스 스코어로 공동 2위를 했습니다. 

1위는 어느 팀이었는지 궁금하시죠? 대회 측에 알아보니 이정은6와 함께 한 박찬호 선수가 속한 팀이 18언더파로 일등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박찬호 선수가 LA 인근에 가족들과 살고 있었는데 연습장에도 아이들과 종종 나타나 연습도 하고, 한인 커뮤니티에서 주관하는 골프 토너먼트에도 나와 늘 롱기스트상을 휩쓸어갔었는데요. “박찬호 선수 좀 살살 치지 그러셨어요”

 

마음씨도 착한 그녀

 

LPGA 2023년 시즌 최종전에서 우승상금 200만 달러(약 26억원)를 받은 양희영이 친구를 위해 캐디로 변신했다고 합니다.

최근 LPGA 투어 카드를 잃은 친구 제니퍼 송을 위해 지난 12월 1일 미국 알라바마주 모빌에 있는 매그놀리아 그로브 골프장에서 벌어진 LPGA Q 시리즈 1라운드에서 캐디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구의 도움 요청을 받았을 때 그녀는 매우 기뻐 자동으로 ‘예스’라고 답했다고 하네요.

마음씨도 착한 양희영의 2024년이 더욱 기대됩니다. 그리고 혹시나 있을 그녀와의 세 번째 만남도 함께 기대해봅니다.

 

 

GJ Vincent Kim 이미지 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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