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 골프, 겐세이 인생
구찌 골프, 겐세이 인생
  • 정노천
  • 승인 2017.12.18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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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의미 충분히 재현하는 골프

 

[골프저널=정노천 기자, 사진=셔터스톡] 골프에서 중요한 방해꾼 중 하나로 ‘겐세이’ 혹은 ‘구찌’라는 것이 있다. 골프는 기량은 차치하고서도 상대의 말 한마디에 상처를 받고 쉽게 흔들리는 민감한 스포츠다.‘겐세이’를 국적 불명의 용어라고도 하는데 일본어로 입이란 뜻의 구찌(くち)와 견제하다는 뜻의 겐세이(けんせい)가 만나 우리에게는 ‘말로 상대방을 훼방 놓아 일을 그르치게 한다’는 속어로 쓰인다.공 굴리는 골프에서 겐세이를 빼면 무슨 맛으로 공을 통통 칠까? 동심의 발로인 구슬 놀이가 어른으로 연장된 공놀이를 즐겁게 해야 하지 않을까?골프는 인생 같아서 골프 경험담이나 사유가 변용돼서 인생의 경험담이 되고 인생론이 되는 법이다. 겐세이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무작위 대화형식으로 꾸며 보았다. 읽어보면 과연 골프가 어떤 속성을 가졌는지 개략적인 파악은 될 것이다.

“잘 쳐~”잘 치라는 말에 오히려 샷을 막 하려던 동반자의 공은 페어웨이 밖으로 튀어나가 버렸다네요.정말 골프는 알 수 없는 패러독스의 도가니군요.“지나가게 쳐야 돼~” 온 정신을 다해 퍼팅에 신경을 쓰는 동료 골퍼에게 조용히 한마디 하면 어김없이 퍼팅에 실패하고 구찌에 말려들게 된다니 다 큰 어른이 이렇게 어리석은 건지 원~.한 동반자가 아주 어려운 벙커에서 프로선수들에게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멋진 벙커샷으로 한 번에 탈출에 성공했다. 여러 동료의 박수와 찬사가 쏟아지는데 “어이 그거 손으로 집어 던진 것 아냐?!”하고 구찌가 여지없이 튀어나와 버린다면 화를 낼 수도 없고…. 아마추어 골프에선 그 정도 구찌는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고 하니 참으려고 해도  기분 더럽죠. 하지만 그 홀 이후부터는 그의 샷이 무너진 것은 두말할 나위 없었는데 이게 골프의 역설이라고 이름 불릴만 하겠네. 잘 치라고 격려하는 말인데 오히려 못 치는 결과를 가져온다니 골프가 참 묘한 운동일세. 그렇다면 프로경기처럼 18홀 내내 침묵이 대수가 될 수도 있지 않겠나.하지만 보통 골퍼들은 겐세이의 깊이를 모르잖아요? 기분 나쁘다고만 울컥되지 정작 그 말이 겐세이 인줄도 잘 모르더군요. 친구들끼리 웃으면서 농담식으로도 당하더라고요. 모르는 사람이 그러면 몰라도 친구들끼리도 겐세이가 많으면 많은 사람들이 기분 나빠하더라고요. 결국 상대방의 약점을, 잘못 치는 점을 지적하는 게 대부분인데 기분은 껄적지근하죠. 고래도 춤추게 하는 칭찬의 힘이 있는데 굳이 약점을 쏙쏙 찌르는 것은 아픈 상처를 자꾸 건드리는 셈이 되죠. 그러다보면 힘이 빠지고 쪼로가 나버린다고 울컥하지요. ‘말의 벙커’가 도처에 도사리고 있군요.또 친구끼리 나와서 퍼팅할 때 몇 번 신중하게 하면 돈독이 올랐다고 해서 마음이 흔들리게 되죠.  

이런 감정적인 겐세이 말고도 고수들은 기량적인 겐세이도 한 몫 한다지요. ‘길면 빠질 것 같은데…’ 한마디 은근슬쩍 혼자말로 하면 상대방은 십중팔구 짧게 치죠. 고수는 슬라이스 홀에서도 티샷을 고의로 훅을 쳐 놓고 ‘보기보다 왼쪽으로 가네’ 한마디 중얼거리기라도 하면 뒤에 치는 하수는 분명 슬라이스로 OB를 내기 일쑤랍니다. 참 신기하지요? 플레이란 좋아서 하는 건데 동반자끼리 즐겁게 마음 맞추고 정서적 동질감을 가지면서 기분을 업 시키는 효과가 있잖아요. 자꾸 찬물을 끼얹으면 동반하기 싫어하는 것이 인지상정 아닐까요?좋은 점, 잘된 점을 진정으로 생각해주면 그 진정성을 느끼는 거죠. 그렇죠. 대부분의 골퍼들이 억지로 공치러 가자고 하면 잘 가겠어요. 뭔가 공이 잘 맞고 원하는 것이 맞아지면 자기 돈 들여서 없는 시간 내서 스스로 코스에 나간다고 합니다. 공 잘 안 맞고 플레이가 기분 나쁘면 돈을 준다고 해도 잘 나오지 않으려고 하는 게 골프입니다. 하하 그렇군요. 그날 전체적인 것이 아니라 한두 개라도 잘 맞고 오잘공이라도 나오면 그날 기분이 째지는 거죠. 그래서 전체의 기분을 업시키고 느끼는 거지 한 라운드에서 뭘 큰 것을 얻길 바라겠어요.  

어찌 보면 골프하는 건 소박한 즐거움일 수도 있죠. 공식적인 거금을 놀이에 쓸 수 있는 곳?하하 그럴지도. 골프가 감정에 민감한 스포츠라서 더욱 구찌에 휩쓸리겠지만 한편으론 골프를 멘탈스포츠라고 말하고 있지요. 대다수 골퍼들이 골프에 대한 심리학적 영향이 70%를 차지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연습장에서 그렇게 잘 맞던 공이 필드에 나가기만 하면 안 맞는다. 그놈하고만 치면 공이 안 맞는다. 심리적 영향에서 오는 결과물이죠. 대부분의 골퍼들이 그 심리적 영향을 탈피하고자 힘을 빼보려고 안간 힘을 써보지만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은 골프가 멘탈스포츠라는 데서 주된 원인을 찾아야겠죠. 맞아요. 연습장에서 혹은 부담이 없는 라운드에서 간혹 공이 잘 맞아줄 때가 있지요. 하지만 이 같은 심리적 요인에서 오는 스윙 강도는 골퍼가 기계가 아닌 사람인 이상 항시 문제가 된다고 합니다. 골퍼의 내면 깊숙이 존재해 있는 심리적 요인 때문이라고들 하지요. 

뭘 그리 심각하게 부담 갖고 공을 칠 필요가 있나요? 공이란 경쾌하게 통통 튀는 가벼움 즉 즐거움의 코드 아닌가요? 그렇죠. 아마추어들은 공에서 경쾌함, 가벼움, 즐거움을 얻는 게 목적이죠. 무거움, 심각함, 엄격함은 아니지요. 밀란 쿤데라의 ‘가벼움’의 의미를 충분히 대변하는 게 골프군요. 물론 그 공을 매개로 돈을 버는 선수들은 다르겠죠. 먹고 사는 생업이니깐 그러니 선수들의 긴장감이 더 심하다고 볼 수 있겠죠. 그린에서 1m 짧은 공을 넣어야 다음 경기 대회 출전 경비라도 만들고 교통비며 숙박비를 벌 수 있다는 엄연한 현실 앞에 긴장이 되고 어깨가 굳어지면 그 짧은 공도 놓치고 마는 경우가 많죠. 그게 다 ‘멘탈의 저항’이라고 봐야겠죠.  주변에서 작은 소리가 들려도 그립을 하다가도 또 풀고 스윙을 하려다가 수시로 스탠스를 풀고 주변 산을 둘러보고 하는 건 본인에게는 좋지만 갤러리에게는 짜증날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이런 점을 알고 있는 최상의 골퍼들은 “대회를 나와도 굳이 이기려는 게임보다는 즐기면서 플레이 하겠다”고들 말하죠. 후후 그게 현명할지도 모르겠군요. 정신적인 해방감이 들테니까요. 어깨에 힘을 빼야 평소 페이스대로 밀고 나가면서 짧은 퍼팅을 놓치지 않으니 더 유익한 셈이겠군요. 나도 초창기 아마추어 때는 상대의 모습을 끝까지 쳐다보고 있었어요. 그것이 배우는 것으로 생각했지요. 지금 생각해보니 뭐 그렇게 배울 것도 없었고 잘하는 것도 없었는데… 벙커샷에 들어가면 그 옆에서 주시하고 있으면 상대방은 치지를 못해요. 압박감을 받는 건데 조금이라도 실수해 몇 번이고 철버덕거리며 탈출해야 하기라도 하면, 그건 완전히 그날 라운드는 죽 쑤는 거죠. 그렇다고 동반 플레이어가 보는 걸 못 보게 하지도 못하니 말이죠. 드라이버 휘두를 때도 은근히 소릴 내면 못 칩니다. 사실 그것은 매너인데 소리를 내면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거지요. 문제는 겐세이를 전술로 사용하는 무리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고수가 되려면 그것까지 이겨내야 하지만 대부분 자기도 모르게 휩쓸리고 당하게 된다는 거죠. 사기꾼들은 겐세이 전략으로 이기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룰적으로 굳이 못하게 할 수 없는 거니까 그것을 스스로 이겨내고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겠군요. 만약 상대가 실수를 하고 그린에 올라가면 상대는 급한 마음에 턱턱 공을 치기 바쁜데 자기는 시간이 넉넉하기 때문에 시간을 최대한 끌어버리면 상대는 망가지기 마련이라는 거죠. 큰 내기를 할 때는 상대에게 몰래 약도 먹이고, 얼마든지 겐세이로도 심리적인 영향을 주어서 이길 수 있다고 합니다. 사기꾼들이 그렇게 하지요. 골퍼들은 밥내기, 돈내기라도 뭐든 한다면 경쟁 욕구가 치솟지요. 일단 공을 갖고 서너 명이 팀을 이뤄 똑같은 조건으로 쳐 나가니 경쟁 욕구가 치솟고 경쟁심리 모드에 들어가기 딱이죠.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그런 분위기가 형성된다는 점이지요.   아까도 말했지만 그린에 가서는 시간을 최대한 끌면 상대는 망가지기 마련이죠. 나는 돈을 땄으니까 여유 있게 치는데 돈 잃은 사람은 성질이 급해지기 때문에 성질이 나고 감정 조율이 안되면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도 없이 실수하기 마련입니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것입니다. 골프는 심리적인 운동이기 때문에 상대의 혈을 팍팍 찔러 버리면 조급증을 가진 하수 골퍼는 다 당하기 마련입니다. 이게 세상 사는 법칙과 똑같지 않습니까?별반 다르지 않군요. 허허, 생의 어리석음인지…. 허허허 지독한 우매함이지요. 마지막 홀에 공을 안착 시킬 때까지 나도 죽어서 공을 쳐야 하고 골프장에 가서는 뛰어서도, 상대를 이기려 해도 안 되고, 상대를 못되게 해서도 안 된다고 봅니다. 나도 몇 십년간 공을 쳐 왔지만 기량이 뛰어나더라도 그 분위기에 휩쓸려버리면 안되는 게 골프입니다.골프는 마음을 비워야 한다는 것이 스윙 시에만 힘을 빼라는 줄 알았는데 골프에선 흥분해서도 화를 내서도 우쭐해서도 안 되고…

골프를 통해서 인생을 배우는 거네요. 그렇죠. 잘나가다가도 우승 못하는 이는 자기 멘탈을 조정 못한다는 증거죠. 휩쓸리면 인격이 잘 못 됐다는 증거 아닐까요? 대부분 골프대회에서 우승하는 이는 골프 인프라가 잘 돼 있어요. 공 못 치는 사람을 가만히 보세요. 조금 치다가 금방 포기하려고 하고, 자기의 단점을 고치려 하지 않고 자기 장점만 남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종의 과시욕이 높은 거죠. 자기가 남을 배려해서 공을 치는 자세가 중요하지요. 되도록 자신이 공을 쳤을 때만 생각하는 거지 남들 공에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지 않는 게 좋을 듯합니다. 남의 스윙에 관심 많고 신경 쓰는 사람 치고 공 잘 치는 사람 없다고 합니다. 자기 샷도 못하면서 남의 샷에 관심을 갖는 것은 좀 그렇다고 보지요. 골프를 잘 하는 사람은 레슨프로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이라는 생각입니다. 비싼 레슨비를 내면서도 돌아서면 욕하는 사람이 어찌 그 높은 골프의 경지를 터득할 수 있을까요? 골프에 재미를 못 붙이는 사람들이지요.내기 골프를 하면 핸디캡은 바퀴벌레처럼 언제나 슬그머니 기어 나오는 법이라는 말처럼 고수도 계속 돈을 읽게 되면 심리전을 쓰는 경우가 종종 있겠지요. 구찌 겐세이를 하는 건데 분명 영향을 끼친다고 보는 게 정설입니다. 대체로 심리전에 약한 골퍼들일수록 자신의 스윙이 제대로 잡히지 않은 골퍼이니깐 말입니다.  

심리전이 골프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가하면 몸에 잔뜩 힘이 들어가 공이 똑바로 나가지 않거나. 공의 향방이 궁금해서 평시보다 빨리 머리를 든다거나. 신체조건에 따라 훅볼이 나오고, 슬라이스볼이 나오기 일쑤입니다. 아마추어골퍼에게 있어서 심리전 대책은 거의 대부분이 무방비 상태라는 게 안타깝습니다. 심리학자가 말하기를 반복되는 공포는 불안을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 결국 불안한 스윙은 학습되어 자신감 없는 스윙으로 만들어진답니다.프로선수의 자신감 있는 스윙을 보세요. 어느 한 선수 아마추어와 같은 어설픈 매너나 망설임이 없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주저함이 없지요. 다만 프로와 아마추어의 스윙 차이는 심리적 갈등에서 만들어진다고 볼 수 있겠지요. 프로들은 어지간하게 구찌 겐세이 한다고 해도 샷이 흔들리지 않지요. 하지만 대다수 아마추어 골퍼들의 샷이 잘 만들어지지 않은 약점 때문에 공을 똑바로 내보내지 못하고 있지요.심리전에 동요하는 골퍼의 경우는 자신의 스윙이 만들어지지 않은 골퍼의 경우입니다. 신경이 쓰이는 동반자의 경우나 부담감이 있는 라운드라면 자신의 기량을 발휘할 수가 없게 되죠. 상대방이 약발을 올리면 상체가 힘이 들어가고 훅볼이 나오기도 하지요. 내기골프에 약하다는 증거입니다. 골퍼는 기계가 아닌 사람인 이상 항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심리적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는 게 정설일겁니다. 구찌 겐세이를 활용하여 상대방을 무너뜨릴 수가 있고 또 자신도 어느 순간 그 상대가 되어서 무너질 수가 있다는 사실을 항시 염두에 두어야 할 겁니다.  

상대방의 구찌 겐세이를 피하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요? 긴장감을 줄이기 위해서 라운드에서 흥얼거리며 노래를 부르는 것도 자신의 감정을 풀어주는 방법이겠지요.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는 점도 중요하고요. 세상에 핑계 없는 무덤 없다잖습니까? 구찌 겐세이에 흔들리는 골퍼들은 역으로 분명 자신의 스윙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상기하고 자신의 자구책을 찾아보는 계기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골프하면서 이런 재미가 없다면 음식에 양념이 빠진 맛과 같다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정도가 심하게 약을 올리면 언쟁이 오가고, 심지어는 주먹질까지 오갈 수 있습니다. 오죽하면 스코틀랜드에는 “친구 3명이서 라운드를 나가 18홀을 마친 후 적으로 변해서 돌아오는 것이 골프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니 말입니다. 아무튼 정도를 넘으면 곤란하지요. 극복해야 할 문제를 골프가 던져주는 숙제일 수도 있습니다.  친하거나 허물 없는 사이라면 공을 치면서 감칠맛 나게 하는 것이 바로 “말로 상대의 약을 올리는 소위 ‘구찌 겐세이’라고 하지 않던가요. 그런 긍정적인 면도 분명 있지요.허허, 그래서 이러한 구찌 겐세이는 상대의 심적 상태나 성격을 한눈에 알 수 있는 기회도 된다고 하죠.어떤 극적 변화를 주기도 합니다. 내기 골프라면 일순간에 잃었던 돈을 되찾을 수 있기도 하고, 일순간에 스코어를 만회할 기회를 갖는 계기도 됩니다. 왜냐하면 나만 못 쳐서 지는 게 아니라 상대의 실수가 곧 나의 성공요인으로 작용하니깐 말이죠. 웃고, 즐기며, 상대가 못 치는 것을 기쁨으로 만들 수도 있지만, 반대로 상대를 자극하여 다시는 골프를 함께 하고 싶지 않은 상대로 평가 받는 최악의 경우도 감안해야 합니다. 이런 심리적인 문제로 괘씸죄나 부정적으로 작용해서 인간 평가에서 치명타가 되기도 하니깐 말입니다. 뭐든 플레이의 재미와 상대에 대한 애정을 전제로 해야겠지요.같은 직급의 친구나 학교친구로 아무런 흉허물이 없는 사이라면 가끔씩 웃고 즐기기 위해 구찌 겐세이를 하기도 하며, 사회 친구지만 흔쾌히 받아줄만한 사이라면 즐기기 위한 골프에서는 양념 치듯 한두 번 사용해 특별한 맛을 내기도 한답니다. 잘 치던 골퍼가 어느 한 홀에서 무너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가 없는 게 골프 아닌가요. 절실한 한 타 한 타에 자문을 구하고 싶은 마음인데 말 한마디가 아주 상대를 자극하기 쉬우므로 상당히 주의를 요한다는 점입니다.골프는 신사 운동이라 하지만 상대방 실수는 분명 내기나 경기에서 나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하므로 겉으로는 웃지 못하지만 내심으로는 기쁨이 되는 경기방식입니다. 아마추어 골퍼는 이러한 자유로움이 있기에 비록 스코어는 좋지 않아도 박장대소하며 골프를 즐길 수 있지 않나요. 

어쨌든 골프는 사람 평가에 상당이 도움이 된다지요. 함께 골프 라운드를 해 보면 그 사람의 성격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골프장이야말로 한 인간의 성격, 그릇, 스타일, 매너, 열정을 고스란히 측정할 수 있는 종합 평가장이죠 얼마 전에 대기업에서 골프장 면접도 있었다는 말이 흥미롭더군요. 플레이를 하다보면 상대방을 배려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기 것만 챙기는 사람도 있는데 이것이 자연스럽게 표출이 된다고 합니다. 어떤 챔피언은 경기 중에 시종일관 허튼 소리를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변화가 없다고 하더군요. 그것은 나도 상대에게 책잡히고 싶지 않다는 무언의 항변이라는 말이지요. 최근 설문 조사에서 80% 이상이 골프 스타일로 상대방의 장단점을 파악 할 수 있다고 응답한 자료도 있습니다. 골프는 매너의 스포츠이며 동반자에 대한 배려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죠. 왜냐하면 그 사람만의 좋은 가치가 아니라 나 역시도 기분 좋게 플레이를 즐기기 위한 상생적인 방법이기 때문이죠. 내 시간 내고, 내 돈 내서 즐기는 공치기에서 기분 잡치면 안 되지 않을까요?

글=정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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