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긴 여운> 약속
<짧은 글 긴 여운> 약속
  • 남길우
  • 승인 2014.07.03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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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 긴 여운

약속

나무․풀․동물․새․곤충 등은 소리 없이

약속을 한 듯 제 역할을 충실히 행함으로써

자연을 건강하게 만들고 있다.

자신과의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여

온 몸으로 말없이 보여줌으로써

믿음과 신뢰를 얻게 되어

자신의 역할을 넓힐 수 있으므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게 된다.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포기하지 않는 강한 신념이 있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과의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는 행동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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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몸에 혈액순환이 잘 돼야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다. 약속은 혈액순환과 같은 소중한 역할을 담당한다. 약속은 서로 간에 믿음과 신뢰를 의미한다. 서로간의 약속이 잘 지켜지면 일이 수월하게 진행됨으로써 건강한 사회생활을 만들어 갈 수 있다.

한 번 정해진 약속을 이런 이유, 저런 이유로 잘 지키지 않는 경우가 있다. 정해진 약속에 맞는 준비를 하고 기대를 안고 기다리게 된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약속을 어기게 되면 정신적으로 허탈감을 느끼게 되고 육체적으로 맥이 풀리게 마련이다. 약속을 어기는 자체가 상대방을 난감하게 만들기 때문에 무시하는 행동이 된다. 특히 세 사람이 정한 약속을 일방적으로 한쪽이 어기면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만든다.

중국 한나라 유방은 ‘장량, 소하, 한신’ 세 사람을 결합시켰다. 또한 삼국지의 ‘유비, 관우, 장비’의 3인이 도원결의를 함으로써 결합시켰다. 세 사람은 약속을 지킴으로써 역사에 의미를 새겨 길이 남게 하고 있다. 3인의 약속은 입법․사법․행정과 같이 각자의 장점을 발휘하면서 상호 견제와 균형을 맞춤으로써 안정성을 찾게 한다. 3인이 지킨 약속은 큰일을 할 수 있게 하는 근본적인 중요한 바탕이 된다.

산과 들에 피는 꽃들도 약속을 한 듯 때가 되어야 제 모습을 활짝 피어 자신의 세계를 보여 준다. 봄에는 복수초, 매화, 벚꽃, 제비꽃, 진달래, 개나리, 금낭화, 민들레, 살구꽃, 배꽃 등이 마음을 설레게 하며 무채색의 대지에 화사하게 수채화를 그려낸다. 여름에는 패랭이꽃, 동자꽃, 연꽃, 봉선화, 나팔꽃, 도라지꽃, 초롱꽃, 뻐꾹 나리, 나리꽃, 범부채꽃, 물레나물, 달맞이, 해바라기 등이 피어나 한여름의 무더위를 녹인다. 뒤이어 당귀, 코스모스, 용담, 잔대, 모시대, 수리취, 곰취, 털머위, 구절초, 국화 등이 아름답게 피어 단풍과 더불어 가을을 물들인다. 화사하게 피어난 꽃은 은은하게 품어내는 향기로 이야기를 엮어낸다. 꽃들은 자신의 역할을 말없이 행함으로써 계절의 변화를 오롯이 자연에 담아내고 있다.

풀과 나무들은 꽃을 피워 발과 나비 등 곤충들에게 자신을 맡겨 수정을 시켜 열매를 맺게 한다. 열매가 맺으면 자연의 역경을 이겨내어 만들어진 과일 등을 새와 동물들에게 아낌없이 나누어 준다. 새와 동물들은 잘 익은 열매를 먹고 씨를 배설물과 함께 여기저기 퍼트림으로써 자연을 더욱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 말없이 서로의 역할을 약속한 듯 지켜짐으로써 자신만이 아닌 다른 모든 생명들과 더불어 같이 살아갈 수 있는 건강한 자연을 유지하게 한다. 사람도 자신의 맡은 역할을 성실히 행함으로써 남들과 더불어 같이 살아갈 수 있는 건강한 사회를 유지할 수 있게 한다.

‘자신이 약속했던 일을 과연 할 수 있을까?’에 의문점을 가졌던 것이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가는 과정에 흩어졌던 에너지가 모여서 시간이 흘러 쌓인 무게만큼 자신이 한 일에 놀라움을 느끼며 주어진 일에 대한 불안감 대신 자신감을 갖게 된다. 약속을 지켜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부족한 면을 채우게 되어 다음을 위한 준비를 갖추게 된다. 그래서 다음 일을 더욱 탄력 있게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는 과정에서 흩어져 있든 기운들이 모여들면서 몸과 마음을 상스러운 기운으로 거듭 자신을 심화시키게 한다. 내 마음을 내가 쓸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은 우연히 되는 것이 아니라 약속을 지켜가는 일상적인 인간관계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만들고 찾을 수 있게 한다.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과 약속의 이행이 매우 의미 있고 중요하다. 깨달음은 묻고 따지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가는 과정에 마음과 몸이 하나가 되어 진리의 뜻을 올바르게 이해하게 된다. 자신과의 약속을 이행했을 때 좋은 기회는 얼마든지 찾아온다. 더 멋지고 좋은 자동차가 새롭게 태어나듯이.

약속의 실천은 곧 믿음이기에 어찌 다른 가식을 더할 필요가 있는가. 결국 약속을 지키는 것이 곧 자신을 위하는 것을!

‘願我不退 菩提心(원아불퇴보리심, 내가 깨달음을 얻으려는 마음이 결코 물러서지 않기를 간절히 원하옵니다)’ 자신과의 약속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몸으로 체험하여 깨달음의 깊고 깊은 뜻을 헤아려 보기를 간절히 바라며.

글, 시 | 무주(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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