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부진에 시달리는 LIV… 반전 가능할까
시청률 부진에 시달리는 LIV… 반전 가능할까
  • 김상현
  • 승인 2024.03.1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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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 골프의 시청률 부진은 PGA와 본격적인 시청률 다툼이 시작된 2023년부터 드러났다. LIV 골프는 관객과 시청자가 구름처럼 몰려드는 진정 ‘인기 프로 스포츠 단체’가 될 수 있을까.

 

LIV 골프 시청률

 

LIV 골프는 출범 후, 아니 정식 출범 전부터 남자골프계를 뒤흔들었다. 사우디 오일 머니를 등에 업고 PGA가 주도하는 전 세계 남자골프계를 재편하겠다는 야심찬 포부와 함께 준비하고 출범했으며, 또 성공했다. 오일 머니를 무기 삼아 여러 유명 선수를 끌어들였고, 나아가 PGA와 합병 계약까지 하며 세계 남자골프계를 재편했다.

하지만 LIV 골프는 출범 초부터 지금까지 하나의 큰 난관을 넘지 못하고 있다. 바로 ‘시청률’이다. 단체가 쏟아붓는 돈, 단체를 향한 관심, 그리고 단체에 소속된 선수들의 면면에 비해 시청률은 기대 이하다.

 

시청률 대결

 

LIV 골프의 시청률 부진은 PGA와 본격적인 시청률 다툼이 시작된 2023년부터 드러났다. 먼저 2023년에 있었던 LIV와 PGA의 시청률 전쟁을 다시 보자. 2023년 3월 미국 매체 ‘스포츠 비즈니스 저널(SBJ)’은 당시 두 번 붙었던 PGA VS LIV 시청률 대결을 비교 분석했다.

첫 번째 대결인 PGA 투어 혼다클래식과 LIV 골프 리그 2023 개막전의 시청률에서는 LIV 골프 시즌 개막전 최종라운드의 오후 1시 기준 시청자 수는 29만 1,000명, 같은 날 오후 3시를 기준으로 PGA 투어 혼다클래식 시청자 수는 240만 명을 기록했다. 출전 선수들의 이름값은 LIV 쪽이 위였음에도 시청률에서 완패한 것이다.

두 단체가 다시 한번 같은 기간에 대회를 열어 시청률 전쟁을 벌인 LIV 골프 시즌 2차전과 PGA 투어 발스파 챔피언십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LIV 골프 시즌 2차전 2라운드 시청자는 28만 4,000명. 최종라운드 시청자는 27만 4,000명이었지만 같은 기간에 열린 PGA 투어 발스파 챔피언십 3라운드 시청자는 159만 명, 최종라운드 시청자는 259만 명을 기록했다. 말 그대로 LIV 골프의 완패였다.

올해도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미국 골프전문 매체 골프위크는 “(LIV 골프) 최종라운드 TV 중계 시청자가 43만 2,000가구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사실 이는 전날 2라운드 시청자인 16만 8,000가구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이기는 하다. 하지만 같은 날 열릴 예정이던 PGA 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 최종 라운드가 악천후로 취소되고, NFL 플레이오프도 없었음을 고려하면 좋은 성적이라 하긴 어렵다. 실제로 LIV 골프 2라운드가 치러진 4일 PGA 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 3라운드 시청자는 195만 1,000가구였다. 같은 날 열린 PGA 대회와 비교하면 10분의 1의 시청자도 끌어모으지 못한 셈이다. 지난 시즌 LIV 개막전 최종일 시청 가구인 29만 1,000가구보다는 늘었지만, 여전히 만족스러운 수치는 아니다.

사실 올해 LIV 골프 개막전은 개막 전부터 시청률 폭등을 기대할 만했다. 대회 전부터 호재가 많았고, 대회 내용도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랭킹 3위 존 람(스페인)이 LIV 골프 데뷔전을 치렀으니 관심을 끌 만했고, 명실상부한 미국의 최고 인기 프로스포츠며 다른 모든 종목의 시청률을 갉아먹는 NFL 경기도 없었다. 개막전 경기 내용도 흥미로웠다.

1라운드에서 호아킨 니만(칠레)이 첫날 ‘꿈의 59타’를 기록하며 눈길을 끌었고, 이후 2라운드 막판에 2벌타를 받았음에도, 최종 라운드에서 연장까지 끌고 나간 끝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외부적으로도, 내부적으로도 충분히 흥행할 만한 대회였음에도 미국 시청자들은 외면했다.

 

시청률 부진의 이유

 

물론 LIV 골프의 시청률 부진에는 이유가 있다. 내부적으로도, 외부적으로도 여러 문제가 있다. 역사가 짧은 신생 단체라는 점. PGA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긴장감이 떨어지는 컷오프 없는 54홀 플레이 방식. 한 시즌에 열리는 대회가 이벤트 경기를 포함해 14개에 불과해 연속성이 떨어진다는 것. 미국에서 LIV를 중계하는 방송사인 CW 네트워크가 미국 전역에서 방영되는 방송사이나 그 영향력이나 무게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 등은 미국 시청자가 LIV를 외면하게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 게다가 출범 후 지금까지 LIV 골프대회는 세계랭킹 포인트가 받지 못한다는 점. ‘사우디 오일 머니의 후원을 받는 단체’에 대한 거부감 등도 악재라 할 수 있다.

 

LIV 골프의 반격

 

LIV 골프도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적잖은 노력을 했고, 올 시즌에도 여러 시도를 했다. 존 람이라는 거물을 단체로 끌어들였고, LIV 골프 프로모션 이벤트를 열어 타 단체 선수들에게도 LIV 출전 기회를 주는 문호 개방에도 나섰다. 또 올해부터 팀에 소속되지 않고 대회마다 2명씩 개인전에 출전하는 와일드카드 제도가 새로 생겼다. 이를 통해 뉴 페이스나 한동안 잊힌 거물이 ‘깜짝 데뷔’를 할 수도 있다.

실제로 과거 PGA 투어에서 크게 주목받았다 잊힌 앤서니 김이 올 시즌 LIV 골프 3차 대회, 혹은 5차 대회에서 와일드카드로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졌다. 재미교포라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지명도가 높은 앤서니 김이 정말 LIV 골프의 와일드카드로 등장한다면, 적잖은 관심을 끌 건 분명하다.

1, 2년 시청률이 부진하다고 LIV 골프가 무너지거나,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다. LIV 골프의 배후에는 막대한 사우디 자본이 있고, 사우디 자본이 가까운 시일 내 LIV 골프를 향한 관심을 끊거나 지원을 줄일 가능성은 거의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프로스포츠의 생명은 직접 단체를 찾는 관객과 TV로 경기를 지켜보는 시청자다. LIV 골프는 관객과 시청자가 구름처럼 몰려드는 진정 ‘인기 프로스포츠 단체’가 될 수 있을까.

 

 

GJ 김상현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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