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의 또 다른 가치 평가 지표, 영향력 지수
프로골퍼의 또 다른 가치 평가 지표, 영향력 지수
  • 김태연
  • 승인 2024.02.2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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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기존 연예인들의 대중 소통의 방법도 변화시키고 있다. 프로스포츠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스포츠 선수들을 평가함에 있어 실력과 함께 대중적인 인기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고 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

 

최근 방송이나 미디어 등에서 인플루언서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이 말은 SNS나 인터넷 등에서 자신이 창작하는 콘텐츠에 다수의 팔로워 즉,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고 대중의 관심을 크게 얻고 있는 이들을 지칭하다.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최근 인플루언서들은 그 활동이 SNS나 인터넷을 넘어 방송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개인 방송이나 블로그를 운영하던 이들의 방송 출연이 늘어나고 있고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기도 한다. 과거 인플루언서의 존재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큰 비중을 두지 않았던 방송국들도 이제는 그들의 대중적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고 인플루언서들과의 협업에 적극적이다. 더 나아가 각종 방송에서 개인방송 형식의 콘텐츠를 자주 접할 수 있는 요즘이다. 

이는 누군가의 인기를 판단하는 기준이 기존의 방송이나 언론 노출을 넘어 SNS 등에서의 조회수 반응도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실제 마케팅 성과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에 따라 일반 기업들도 인플루언서들과 우호적 관계 설정과 그들의 활용한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달라진 스포츠 선수의 덕목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기존 연예인들의 대중과의 소통의 방법도 변화시키고 있다. 많은 연예인이 SNS 활동에 나서고 있고 부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는 미디어 시장을 더 다양화 그리고 복잡하게 만들고 새로운 기회의 장으로 만들었다. 

이는 프로스포츠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스포츠 선수들을 평가함에 있어 실력과 함께 대중적인 인기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고 있다. 과거에는 다른 곳에 신경 쓰지 않고 운동에만 정진하는 것이 스포츠 선수들의 중요한 덕목이었지만, 시대가 달라졌다. 

선수들도 자신의 매력을 발산하는 데 적극적이고 대중들 역시 그런 선수들에 호감도가 커지고 있다. 프로구단들 역시 종목을 불문하고 선수들의 개성을 존중하고 미디어와의 접촉과 방송 활동, 개인 SNS 이용에 긍정적이다. 

이를 통해 선수가 대중적인 관심과 함께 인기도를 높이는 건 선수의 가치 상승으로 연결되고 팀의 자산인 선수의 가치 상승은 구단의 가치 상승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과도한 대외 활동과 SNS 사용에 따른 부작용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에 따른 이익이 더 크다는 게 공통적인 흐름이다. 

골프도 선수들의 대중적 영향력 확대가 인기 상승과 대중화에 중요한 요소가 됐다. 과거에는 각종 국제대회 성과가 대중들의 관심사였지만, 선수들의 방송 노출 증가와 인지도 상승은 골프 외 또 다른 요소가 인기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몇몇 여자 골프 선수들은 성적과 무관하게 연예인 못지않은 인지도와 인기를 구가하고 있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외모와 성적 매력이 지나치게 강조되는 것에 대한 우려와 비판도 있다. 선수는 경기장에서 가장 빛날 수 있는데 다른 활동이 더 부각되는 건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선수들 개인적 인기가 골프 인기와 연결되는 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다. 

 

인기에 따라 보너스 지급하는 PGA

 

미국 PGA에서는 2021년부터 선수들의 인기를 기준으로 별도 보너스를 지급하는 선수 영향력 프로그램(Player Impact Program), 줄여서 PIP를 실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매 시즌 20명의 선수를 선정하고, 선정 기준은 구글 등 포털의 검색량, SNS 노출과 언급 빈도, 방송 송출량, 대중적인 친밀도와 호감도를 포함하고 있다. 

한 마디로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은 선수에게 그에 상응하는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가 주도하는 골프 투어인 

LIV 골프의 거액 영입제안에 흔들리는 PGA 선수들에게 새로운 동기 부여 요소를 제공하는 측면도 강하다. 또한, 골프 선수들의 투어에 대한 기여도를 새롭게 평가해 가치를 인정한다는 점에서 신선한 시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선수가 한정적이고 골프 선수를 연예인의 개념으로 평가한다는 점에서 거부감이 생길 수 있다. 또한, 보너스를 받는 선수들은 대부분 투어에서 상위 랭커로 그에 상응하는 상금과 스폰서 지원 광고 등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얻고 있기도 하다. 그들에게 별도의 보너스를 지급하는 것에 대한 효과가 얼마나 될지에 대한 의문도 있어 PIP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선수 영향력 프로그램(PIP)이 시사하는 점

 

PIP는 그에 수반되는 문제점이 있지만, 우리 골프 투어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즌 후 시상식에서 팬들이 선정하는 인기 선수상을 해당 선수에 수여하고 있긴 하지만, 프로투어에 대한 기여도를 평가함에 있어 또 다른 방식 도입은 검토할만한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물론, 선수가 경기외적 요인으로 평가를 받는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생길 수 있지만, 프로 스포츠는 이제 엔터테인먼트의 영역으로 들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현실이다. 이미 많은 스포츠 선수들의 예능을 포함한 방송 출연이 보편화되고 있고 SNS 활동도 활발하다. 우리 프로골프 역시 다수의 인플루언서 선수들이 존재한다. 그들의 존재는 골프 인기 상승에 순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이젠 기존의 인기상을 넘어 새로운 보상 시스템을 만들어보는 것도 흥미를 더할 수 있다. 가령, 선수들의 인기도를 하나의 지표로 만들어 분기별로 게시할 수 있고 연말 시상식에서 관련 시상을 할 수도 있다. PGA와 같은 거액은 아니지만, 그에 따른 소정의 상금을 지급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프로골프에 대한 대중적 관심도를 더 높이는 등의 긍정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대신, 성적에 있어 일정 하한선을 두는 등 보완책을 마련하는 등의 보완책을 더할 필요도 있다. 

혹자는 SNS가 시간 낭비라고 한다. 당연히 SNS에 몰입하는 건 긍정적인 일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SNS의 순기능도 곳곳에 발견할 수 있다. 자극적인 콘텐츠가 빠르게 관심을 얻고 있는 등의 문제도 있지만, 양질의 콘텐츠가 재발견되고 선행들이 재조명되고 사회 현안에 대한 여론이 빠르게 공감대를 얻고 공론화하는 등의 긍정적인 모습도 늘어나고 있다. 

SNS와 인터넷에서의 활동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일이며 스포츠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영역이다. 우리 골프도 보다 전향적으로 이를 활용하고 선수들에게 보상을 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을 생각해볼 시점이 됐다. 대신, 인플루언서가 가지는 책임과 그 무게감에 대해서도 구성원 모두가 고민할 필요가 있다.

 

 

GJ 김태연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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