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와 선수의 경계에 선 프로골퍼들
인플루언서와 선수의 경계에 선 프로골퍼들
  • 나도혜
  • 승인 2024.02.1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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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가 보다 대중적인 스포츠로 발전한 데는 선수들의 인플루언서로서의 영향력이 중요한 요소가 됐다. 하지만 골프 선수의 인플루언서로서의 활약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멀티와 장르 파괴

 

최근 시대의 중요한 트렌드 중 하나는 멀티, 그리고 장르 파괴라 할 수 있다. 과거에는 한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성과를 만들어내는 게 중요했지만, 이제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이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특히, 예체능 분야에서 이런 현상을 두드러진다. 연예인들이 연기자와 가수를 겸하는 일은 이제 흔하고 중요한 연예 콘텐츠가 된 예능에서는 연예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함께 활약하고 있다. 이에 연예인의 범위가 한층 더 확대되고 있다 할 수 있다.

또한, 유튜브 등 개인 미디어의 활성화와 함께 방송국의 콘텐츠가 아닌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세상이 되면서 연예인이 특정인의 전유물이 아니기도 하다. 대중들의 관심을 받는 이들은 이제 인플루언서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이들은 개인 미디어를 통해 자신들을 알리고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기도 하다. 당연히 막대한 수입도 함께 한다.

그들의 영향력은 개인 미디어를 넘어 방송의 영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제 방송 프로그램에서 유튜브를 통해 이름이 알려졌던 인플루언서들을 보는 건 매우 흔한 일이다. 이제 인플루언서들은 연예인의 영역을 잠식해 가고 있다.

 

인플루언서의 역습

 

인플루언서들은 대중들이 연예 기획사 등에 의해 만들어지고 가동된 이들이 아니고 스스로 자신의 장르를 개척하고 대중들의 관심을 얻은 이들이다. 그들의 콘텐츠는 다양해지고 신선함을 찾는 대중들의 취향에 부합하고 최근에는 콘텐츠의 구성이나 내용도 방송국에 버금간다.

방송들은 다변화된 미디어 환경 속에서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고 그들을 활용해 방송 제작을 하는 것이 보편화됐다. 심지어 연말이면 열리는 연예 관련 시상식에서 다수의 인플루언서들이 수상자가 되고 있기도 하다. 이에 연예인의 시대가 저물고 인플루언서들의 시대가 왔다는 말도 나올 정도다.

실제 인플루언서들의 콘텐츠 제작방식은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연예인, 방송국에서 활용하고 있고 유튜브가 중요한 소통의 수단이 된 지 오래다.

이는 새로운 기회가 되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분야에서도 유튜브를 매개로 인플루언서가 등장하고 그 장르가 대중들에게 알려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셀럽이 된 프로골퍼들

 

골프 역시 그런 흐름에서 결코 동떨어져 있지 않다. 이미 많은 골프 선수들이 대중들에게 알려지면서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자 골프 선수들은 대중적 인지도는 매우 높다. 여성적인 매력이 지나치게 강조된다는 비판도 있지만, 일부 여성 골프 선수는 연예인과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개인 미디어를 통해 대중들과의 접점을 넓히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 되고 있다.

과거에는 선수의 미디어 노출에 대해 부정적 시각도 많았지만, 신선함으로 다가오고 있다. 해당 스포츠 종목에서도 종목을 알리고 대중적인 인지도 확보를 위해 선수들의 인플루언서 활동에 대해 긍정적이다.

미국 PGA에서는 선수들의 대중적인 영향력 지수를 평가해 별도의 보너스를 지급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기도 하다. 어느 스포츠든 대중 지향성을 필요한 일이고 보다 많은 관심과 해당 콘텐츠에 관한 관심이 수익과 직결되는 상황에서 선수들의 인지도 상승은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골프가 더욱 대중적인 스포츠로 발전한 데는 선수들의 인플루언서로서의 영향력이 중요한 요소가 됐다. 한국 골프도 마찬가지다. 이를 통해 골프의 저변이 확대하고 선수는 선수대로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선수의 인플루언서로서의 활약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어느 스포츠 분야든 마찬가지겠지만, 본업에 소홀해질 수 있는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선수가 본업이 아닌 인플루언서로서의 활동에 더 주력하는 데 대한 비판을 하기도 한다. 극히 일부지만, 골프가 대중에게 자신을 알리는 수단이 되는 일도 있다.

 

스포츠 선수가 가장 빛나는 순간

 

하지만 스포츠 선수는 선수일 때 가장 빛나는 것이 진리다. 스포츠 선수가 대중들에게 알려진 건 결국 스포츠 선수로서의 매력이 함께 하기에 가능하기 때문이다. 본업에 소홀하고 기량이 떨어지는 건 그만큼 자신의 가치 하락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또한, 자신의 정체성을 스스로 저버리는 일이 될 수도 있다.

골프 황제로 불리는 미국의 골프 선수 타이거 우즈는 중요한 셀럽이자 인플루언서였고 유명세 등으로 인해 여러 구설수가 있었지만, 골프 선수로 정체성을 지키면서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었다.

우즈는 한동안 부상으로 선수은퇴 가능성도 있었지만, 꾸준한 재활로 현역 선수 복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PGA의 운영과 관련한 직책을 맡고 있기도 하고 스크린골프 리그 찬성을 주도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활동을 우즈를 여전히 골프 선수이나 골프인으로 대중들이 인지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 골프의 영웅이라 할 수 있는 박세리 역시 은퇴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등 인플루언서로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지만, 골프인의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 그는 방송 활동을 하면서도 골프 관련 일을 하고 있고 자신의 이름을 건 골프대회를 주최하고 있기도 하다. 박세리가 저명한 인플루언서로 자리하고 있는 건 골프 선수 박세리의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예와 대조적으로 남자 축구 국가대표를 이끌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은 세계축구계에서 유명한 셀럽이자 인플루언서지만, 정작 감독으로서의 역량에는 항상 의문부호를 남기는 인물이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된 이후에도 그는 자신의 개인 활동을 병행하면서 논란의 대상이 됐다.

여기에 최근 아시안컵 축구 대회가 부진과 그 과정에서 그의 무능력과 무책임함이 다시 나타나면서 큰 비판을 받고 있다. 이는 본업과 인플루언서 활동이 조화를 이루지 못한 잘못된 예라 할 수 있다.

이는 여타 골프 선수들에게 적용될 수 있다. 자신을 알리고 대중들의 인기를 얻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고 그로 인한 순기능도 많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일을 소홀히 하거나 인플루언서 활동이 본업에 방해가 된다면 이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

 

 

GJ 나도혜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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