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지는 파크골프협회 분쟁, 성장통인가
이어지는 파크골프협회 분쟁, 성장통인가
  • 김상현
  • 승인 2024.02.08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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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장은 성장통을 부르기 마련이다. 사람도, 단체도, 스포츠도 예외를 찾기 어렵고 지금 파크골프가 그러하다. 급성장을 거듭하는 파크골프계가 최근 여러 갈등에 시달리고 있다.

 

파크골프가 국내에 도입된 이래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빠르게 성장했고, 지금도 계속 성장 중이다. 올해에도 새로운 파크골프장이 계획되고, 지어지고, 또 개장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

그래서일까, 이처럼 급성장을 거듭하는 파크골프계가 최근 여러 갈등에 시달리고 있다. 골프장이나 파크골프장을 지을 때 거의 반드시 겪기 마련인 환경 단체와의 갈등은 제외해도 그렇다. 특히 지역 파크골프의 주축이라 할 수 있는 파크골프협회가 단체 내부에서, 혹은 외부와 갈등을 빚는 일이 늘고 있다. 몇 가지 예를 살펴보자.

 

창원 대산파크골프장 관련 갈등

 

먼저 살펴본 것은 창원 대산파크골프장의 운영권 등을 둘러싼 창원시와 창원시파크골프협회의 갈등이다. 대산파크골프장은 파크골프장은 창원시 예산으로 조성된 후 창원시의 위탁을 받고 창원시 파크골프협회가 시설을 운영했다. 그런데 협회 측의 텃세 논란, 그리고 90홀 규모의 시설을 임의로 확장하며 문제가 불거졌다.

결국, 대산파크골프장은 양성화 과정을 거쳐야 했다. 창원시가 나서 양성화를 위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하천 점용허가, 개발행위허가 등 관련 행정절차를 이행 후 재정비 및 재개장 절차를 밟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협회와의 갈등으로 재개장 절차는 계속 지연되고 있으며, 시와 협회의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주된 이유는 시 측에서 협회와 맺은 ‘대산파크골프장 관리·운영 위·수탁 협약’을 직권 해지한 것이다.

이 조치에 반발한 협회가 시청에서 항의 집회를 하는 등 실력 행사에 나서자, 창원시도 협회가 사실이 아닌 정보를 허위 날조하여 회원과 시민에게 가짜뉴스를 전파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시사하는 등 갈등이 커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사인단체에서 지속적인 불법 행위 시 하천법 위반에 따른 하천점용 허가취소 등 불이익처분을 할 수밖에 없다’라고 창원시에 공문으로 통보하는 등, 대산파크골프장의 미래마저 불투명해졌다.

 

부산 파크골프단체의 갈등

 

부산에서는 내부 갈등으로 협회가 쪼개지는 사건이 있었다. 문제가 된 곳은 부산 최대의 파크골프 단체로 알려진 북구파크골프협회이며, 갈등 원인은 내부 영업을 둘러싼 논란이다.

협회 내부 영업 문제를 제기한 측에서는 파크골프 용품 업체의 부산 총판을 운영하는 모 협회 직원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협회의 신규 회원에게 해당 직원을 통하여 장비를 사도록 강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소속 직원이 영리 추구를 할 수 없다는 내부 규약을 무리하게 바꾸는 방식으로 영업 행위를 용인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북구파크골프협회는 이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문제의 직원이 월급을 받지 않고 있어 경제활동을 막을 명분도 없다는 것이다. 또 협회 규약상 직원의 영리 추구를 금지하는 조항도 없다는 게 협회 측의 주장이다. 결국, 협회 내부에서의 영업 활동을 우려하는 의견과 월급 한 푼 받지 못하는 직원에게 일정 수준의 영업 활동은 보장해 주어야 한다는 의견이 충돌하며 협회 내부에서 갈등이 빚어졌고, 이에 협회에 속해있던 클럽 상당수가 독자적으로 다른 단체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파크골프협회의 갈등

 

울산 중구파크골프협회도 갈등을 겪고 있다. 게다가 1년 넘게 이어진 갈등을 보다 못한 울산 중구체육회가 나선 결과, 새로운 갈등이 빚어졌다. 지난해 12월, 울산 중구체육회는 관리단체운영위원회 심의를 열고, 중구파크골프협회가 ‘울산광역시 중구체육회 정관 9조’를 위반했다고 보고 회장, 부회장, 임원진 등을 해임하고 관리단체로 지정하였다. 파크골프협회 내부에 회비 문제, 회원과 회원 고발 및 미원, 회원간 불신, 예산안 문제 등을 이유로 내린 결정이었다.

이에 해임당한 중구파크골프협회 회장단은 해당 조치에 불복 의사를 밝혔고, 가처분 무효 소장을 제출했다. 해임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데다, 해임 사유 또한 납득할 수 없다는 게 회장단 측의 주장이다. 결국, 중구체육회와 파크골프협회 회장단 간에 해임조치를 둘러싼 분쟁은 물론, 해임을 둘러싼 가처분 무효 소송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협회를 누가 운영하느냐도 문제다. 중구체육회는 체육회에 권한이 있으므로 내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협회 운영에 나설 계획이지만, 협회 회장단은 법원 판결이 최종적으로 나오기 전까지는 현 회장단이 계속 운영 주체를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역 파크골프협회 갈등의 원인

 

이처럼 여러 지역의 파크골프협회가 갈등을 겪고,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건 가벼이 볼 일이 아니다. 이러한 갈등 때문에 해당 지역에서 파크골프를 즐기는 모두가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파크골프협회는 해당 지역 파크골프장과 긴밀한 관계를 맺은 경우가 많고, 그만큼 영향력도 크다. 이 때문에 지역 파크골프협회에서 갈등이 생기고 또 커지면 그 지역에서 파크골프를 치는 모든 사람이 피해를 볼 수 있으며, 이는 여러 지역에서 현실로 나타난 바 있다.

왜 전국 각지에서 파크골프협회가 갈등을 겪고 있을까. 이유는 여러 가지다. 텃세나 불법 행위가 문제가 된 일도 있고, 혹은 관련 규정이 미비한 탓에 언젠가 갈등이 터질 수밖에 없었던 경우도 있다.

따지고 보면 이러한 갈등이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어떤 문제가 손 쓸 수 없을 만큼 곪기 전에 갈등이라는 형태로 터져 나왔다면, 더 늦기 전에 이를 수습할 기회가 생겼다고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 곳에서 터지고 있는 파크골프협회 갈등은 한국 파크골프가 더 성장하기 위한 성장통으로 볼 수도 있다. 물론 이를 성장통으로 만들고, 실제로 성장의 계기로 삼으려면 이러한 갈등을 성공적으로 수습하는 게 우선이겠지만 말이다.

 

 

GJ 김상현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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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위옥 2024-02-11 09:34:38
파크골프 동호회의 갑질.
특히 대산은 비회원 운동하면 회원들이 체를 뺏고
동호회에서 빨간 완장차고 자전거 타고 다니며 비회원들을
운동을 맊고 있습니다.이게 동호회의 실체 입니다.
나이든 사람들은 파크골프를 칠려면 동호회 가입해야 된다고 인식시키고.협회 관리 차원에서 회비 받아 착복하고.
창원시에서 시민이면 누구나 운동할수 있게 공권력으로
조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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