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달리 성소수자들의 입지는 세계적으로 점점 강해지고 있다. 서구 나라에서는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상황을 당당히 밝히고 주류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정부의 주요 인사나 글로벌 기업의 CEO들도 자신의 성 정체성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등의 흐름은 사회적 편견과 혐오에서 성소수자들을 점점 벗어나게 하고 있다.

최근 골프계에서도 관련 된 이슈가 발생했다. 미국의 한 여성 골프투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성전환 선수였다. 해당 선수는 헤일리 데이비슨으로 몇 해전까지만 해도 남성골프 선수로 투어에 참가하기도 했었는데, 그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자각하고 2021년 성전환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전환 수술 이후로도 그는 골프선수로 활동을 지속했고, 여성 골프투어에서 마침내 대회 우승자가 됐다. 해당 투어는 LPGA가 아닌 별도 투어지만, 그의 우승은 큰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당장 해당 투어를 운영하는 주체 측은 모든 선수에 대해 성별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는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악용 사례를 막고 출전 기준을 명확히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헤일리 데이비슨의 투어 참가를 금지하는 것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헤일리 데이비슨은 앞으로도 여성 골프선수로서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고 LPGA 선수에도 도전할 것임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골프계에서는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 실제 그는 앞서 언급한대로 남성 골프선수였고, 체격 조건이나 신체 운동능력에서 다른 여성선수보다 우위에 있기도 하다. 이에 헤일리 데이비슨은 자신의 꾸준히 호르몬 주사 처방을 받고 있고, 드라이버 거리가 이전보다 크게 줄었음을 주장하고 불공정성에 대한 우려에 항변을 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문제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있다는 점이다. 성전환 수술을 받은 선수들의 성별을 어떻게 규정할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LPGA에는 이미 여성으로 투어에 참가하는 선수에 대해 태어날 때부터 여성이어야 한다는 규정을 삭제했다. 이는 성전환 선수의 투어 참가가 규정상 문제가 없음을 의미한다. 즉, 헤일리 데이비슨이 LPGA 선수가 되는 것에 제한이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여성 골프계가 이를 인정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분명 운동 능력에서 차이가 존재하는 건 분명하고 이는 경기에서 상당히 유리함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그를 여성선수로 인정할 수 있을지에 근원적 논란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앞으로 골프 뿐만 아니라 성전환 선수의 스포츠 참여는 지속확대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와 관련한 명확한 규정과 원칙 정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우리 골프투어에서도 먼 일 아닐 수 있다.

국민이라면 누구나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고 규정에 맞다면 프로 스포츠선수가 되고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특정 대상의 참가를 막기 위해 규정을 만든다면 그 자체가 차별이고 혐오와 편견의 결과물이 될 수 있다.

사회의 변화는 빠르게 일어나고 있고 각자의 개성과 성향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 한편에서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혐오와 편견의 문제가 공존하고 있지만, 혐오와 편견을 반대하는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이제 성 정체성의 문제는 비난받아야 할 일도 아니고 사회에 큰 해악을 끼치는 파렴치한 범죄도 아니다. 이제는 사회 관습과 보편성이라는 이름으로 누구를 차별하는 건 지지를 받기어렵다.

여기에 사회 어느 분야에서 유리함을 점하기 위해 성 정체성 문제를 이용하고 위험성이 큰 성전환 수술을 한다는 건 상식적으로 발생하기 힘든 일이다. 그와 관련한 악용 가능성을 이유로 공존의 가능성을 없애는 건 편협한 사고라 할 수 있다.

이에 성정체성 문제와 관련해 불공정 경쟁의 가능성을 줄이고 선의 경쟁을 할 수있는 제도 마련을 지금부터 고민할 필요가 있다. 우리 골프계 역시 이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GJ 글 심종열 이미지 Getty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