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포츠 시청 환경의 변화와 골프
프로스포츠 시청 환경의 변화와 골프
  • 나도혜
  • 승인 2024.02.05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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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프로스포츠에서 중계방송의 독점은 새로운 일도 아니다. 프로스포츠 시청 환경의 변화는 골프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OTT 사업자의 프로야구 중계권 계약

 

2024년 우리나라 프로스포츠에서 중요한 사건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OTT 사업자인 CJ가 2024시즌부터 3년간 프로야구 유무선 중계권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아직 KBO와의 협상이 남아있지만, CJ 측에서 타 경쟁자들보다 월등히 큰 입찰금액을 제시한 상황에서 그대로 본 계약을 체결한 가능성이 크다. 

이는 OTT 사업자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중적이고 저변이 넓은 프로스포츠의 중계권을 가진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 OTT 사업자는 서비스 이용 시 월정액을 지불해야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점에서 그동안 지속되어 왔던 프로야구의 보편적 시청권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이는 앞으로 KBO와 CJ의 본 계약을 위한 협상 과정에서 큰 쟁점이 될 수 있다. CJ로서는 막대한 중계권을 지불하는 상황에서 프로야구에 대한 시청권을 무료로 유지하는 데 있어 난색을 표명한 가능성이 크다. 

대신 CJ의 모바일 인터넷 OTT 서비스에서 회원들에 한해 실시간 방송을 무료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회원들에 대한 무료 시청권 보장은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프로야구 중계를 보기 위해 원하지 않는 이들도 OTT 서비스 회원에 가입해야 하고 자신의 개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 

아직은 프로야구와 같이 보편성이 큰 프로스포츠에 대한 보편적 시청권 보장에 대한 여론이 큰 상황에서 실시간 시청을 허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전 유무선 중계권을 가지고 있었던 인터넷 포털에서는 로그인 여부와 상관없이 포털을 통해 프로야구 실시간 시청이 가능했고 프로야구 외 프로축구나 프로농구, 프로배구도 포털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로그인 여부에 따른 화질 등에 제한이 있었다. 

결국, OTT 사업자의 프로야구 중계권 획득은 프로스포츠 시청 환경에 일정 변화가 불가피하다. 물론, 지상파 방송을 통한 경기 중계는 별도 중계권 계약을 통해 이루어질 예정이다. 하지만 프로야구 모든 경기를 지상파 방송이 할 수 없는 게 현실이고, 광고 등을 고려해 인기 팀에 중계가 편중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또한, 최근 프로스포츠의 시청은 기존의 TV가 아닌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케이블 TV의 스포츠 전문 채널의 비중이 커졌고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중계의 비중이 한층 커졌다. 이제 야구팬들은 프로야구 중계를 TV를 통해 보기보다는 개인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비율이 크다. 그에 비례해 모바일 통신 환경이 좋아지기도 했다. 

 

프로스포츠의 중계 독점

 

이번 유무선 중계권 입찰에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 것도 모바일을 통한 시청자층이 크게 늘었고 그에 따른 사업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독자적인 콘텐츠 확보가 중요한 OTT 사업자들이 과감한 베팅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이렇게 프로스포츠에서 중계방송의 독점은 이제 새로운 일도 아니다. 이미 올림픽과 월드컵 등에서 중계권 협상에서 지상파 방송들의 영향력인 크게 줄었다. 막대한 자급력을 앞세운 미디어 그룹이 중계권을 입찰받고 있고 지상파 방송들은 재판매된 중계권으로 중계방송을 하고 있다. 또한, 스포츠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메이저리그 야구 경기나 영국 프리미어 축구 등 해외 프로스포츠 중계권 역시 민간 사업자들의 중계권을 가지고 있다. 

이에 메이저리그와 영국 프리미어 축구 리그 경기 중계는 유료 채널을 통해서만 실시간 중계를 볼 수 있다. 재방송 역시 유료로 가입하는 인터넷 통신사업자의 케이블 채널을 통해 시청이 가능하다. 이제 과거와 같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을 지상파 TV를 보편서 응원하는 장면은 더는 보기 힘들어진 세상이다. 

이런 추세는 해외에서 더 뚜렷하다. 미국의 프로스포츠는 이미 중계권과 관련해 막대한 비용이 오가는 실정이고 메이저리그 팀들은 그들 팀 중계를 위해 그들만의 방송국을 만들고 이를 독점 중계하고 있다. 그들 팀의 중계방송을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인기 팀의 경우 중계권을 통해 엄청난 수익을 창출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우수한 선수를 다수 영입해 전력을 강화하고 대중들의 관심을 높여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기도 한다. 

 

치솟는 프로스포츠의 콘텐츠 가치

 

프로스포츠의 콘텐츠로서의 가치는 나날이 치솟고 있다. 과거와 달리 일정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흥미 있는 콘텐츠를 즐기려는 소비층이 늘어나는 현상도 콘텐츠의 보편성을 점점 옅어지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바꿔 말해 콘텐츠가 대중들의 관심을 얻을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상당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이는 기존의 콘텐츠의 대중적 관심의 척도인 시청률에 대한 의미도 달라지게 하고 있다. 콘텐츠의 유통 수단이 유선 인터넷과 모바일로 다양화하는 상황에서 콘텐츠의 가치는 트래픽이라 또 다른 평가 기준이 생겨났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을 수 있는 화제성과 언급도 등도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되고 있다. 단순히 실시간 시청률로만 콘텐츠의 가치를 판단할 수 없게 됐다. 

프로스포츠는 팬들의 결속력이 강하고 지속적인 트래픽 유도 가능성이 크다. 또한, 해당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 파생 콘텐츠의 생산과 이를 통한 지속적인 대중들의 관심 유도도 할 수 있다. 이는 그 콘텐츠를 매개로 한 광고 마케팅적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이 점에서 프로스포츠는 아주 매력적인 콘텐츠라 할 수 있다. 

 

골프계에 주는 교훈

 

프로골프는 팬들의 충성도가 아주 높고 콘텐츠의 지속 노출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콘텐츠의 가치를 높이는 노력에서는 아쉬움이 있다. 해외 프로스포츠 리그는 물론이고 우리나라의 프로축구와 축구 등에서도 자체적인 콘텐츠 생산을 하고 콘텐츠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데 비해 골프는 대외 콘텐츠 제작에 있어 방송국들에 의존하는 경향이 여전히 크다. 방송국에서 골프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고 방송하는 자체에 감사하는 분위기다. 

물론, 콘텐츠 생산의 역량이 부족하고 골프의 중요한 콘텐츠인 경기가 정적이라는 점이 제한사항이 될 수 있지만, 골프의 대중화가 가속화되고 있고 골프 인구가 증가한 상황에서 그에 맞는 콘텐츠 생산 노력을 하고 있는지는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골프가 보다 콘텐츠를 흥미롭게 하고 이를 통해 콘텐츠의 대중성을 높일 수 있다면 콘텐츠 자체로도 수익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프로골프투어의 중계권과 관련해 지금보다 상당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바탕이 될 수 있다.

 

 

GJ 나도혜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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