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스포츠 로봇 심판 도입 그리고 골프
프로 스포츠 로봇 심판 도입 그리고 골프
  • 김태연
  • 승인 2024.01.1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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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심판 시스템은 향후 여러 스포츠에서 그 영역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런 흐름 속에 프로골프에서도 첨단 시스템의 활용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프로 스포츠의 변화

 

최근 스포츠에서 심판 판정과 관련한 다양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과거에는 심판에 절대적 권위와 권한을 줬고 가끔 나오는 오심 역시 경기의 일부분이라는 분위기가 강했다. 하지만, 중계방송 기술이 크게 발전하면서 실시간으로 경기 장면을 다양하게 그리고 자세히 살필 수 있는 세상이 되면서 심판 판정과 관련한 시비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는 오심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이전보다 더 크게 했다. 특히, 프로 스포츠가 보편화되면서 심판의 전문성과 공정성 등 수준 향상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에 비례해 심판에 대한 권위도 점점 위협받고 있다. 우려되는 부분도 있지만, 시대 변화를 읽지 못하고 심판도 사람이고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식의 변명은 이제 공감을 얻기 힘든 세상이다. 

각 스포츠에서는 비디오 리플레이 기술을 이용한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앞다투어 도입하고 있다. 변화에 가장 보수적으로 대응했던 야구와 축구도 함께 하고 있고 올림픽 종목 상당수에서 비디오 판독이 보편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프로 스포츠에서 비디오 판독은 아주 흔한 일이 됐다. 경기장 곳곳에 고성능 카메라가 설치되는 풍경은 이제 흔하다. 

최근 프로야구는 더 나아가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에 있어 로봇 심판 도입을 공식화했다. 프로야구는 2024 시즌부터 로봇 심판시스템을 1군 경기에서 시행할 예정이다. 로봇 심판 시스템 도입을 준비 중인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보다 더 빠른 일이고 세계 프로야구 리그에서도 최초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프로야구는 심판 판정 중 가장 큰 불만 사항이었던 스트라이크 볼 판정과 관련한 시비를 완전히 차단하고 판정의 공정성을 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판정과 관련한 항의와 신경전 등으로 소모되는 시간을 줄여 경기 시간을 단축하는 효과도 함께 기대할 수 있다.

 

로봇 심판 시스템과 골프

 

이런 로봇 심판 시스템은 향후 여러 스포츠에서 그 영역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심판 판정의 경우 사람의 주관이 포함될 수밖에 없고 모두를 만족시키기 어려운 게 현실인 가운데 스포츠 팬들의 경기를 보는 눈높이는 매우 높아졌고 경기 수준 향상에 대한 요구가 크다. 

이는 심판 판정의 공정성 확보에 대한 여론을 크게 하고 있다. 스포츠의 재미가 반감된다는 우려도 있지만, 모두에서 공평하게 적용되는 로봇 심판시스템은 동일한 조건이 모두에 적용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여론이 크다. 무엇보다 첨단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고 그 기술을 스포츠에 활용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런 흐름 속에 향후 프로골프에서도 첨단 시스템 활용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골프는 한 경기를 마치는 데 장시간이 소요되고 잔잔한 흐름의 경기가 이어진다. 때문에 골프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흥미가 있는 이들은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는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반나절을 족히 걸리는 경기를 지켜보는 것이 일부 사람들에게는 곤욕이 될 수 있으며, 경기 중계방송에도 이는 큰 제약 조건이 된다. 

첨단 기술을 활용해 경기의 흥미 요소를 더할 수 있다면 골프경기에 대한 인식을 바꿀 계기가 될 수 있고, 경기 시간 단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스포츠의 변신 불가피

 

현재는 먼저 중계방송에서 변화가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매우 정적인 느낌의 골프 중계방송이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그래픽 화면과 역동적인 화면 구성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시청자들의 실시간 참여 등 소통의 기능도 더하고 있다. 

경기장에서도 마지막 홀이 아니어도 선수들의 실시간 스코어를 볼 수 있는 전광판을 홀마다 설치한다거나 경기에 방해되지 않는 수준에서 선수들의 리플레이에 화면을 재생하는 방법도 있다. 샷에 대한 비거리 등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것도 가능하다. 선수들의 이동 경로를 경기장에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할 수도 있다. 카메라 등으로 선수들의 샷을 추적해 OB 등의 판정을 빠르게 하는 경기 진행도 가능해 보인다. 

또한, 선수들이 기록하게 하는 스코어카드를 스마트폰 단발기 형식으로 바꿀 수도 있고 더 나아가 자동집계 시스템을 도입할 수도 있다. 이를 일반 투어 경기에서 활용하긴 어렵지만, 이벤트 경기 등에서 활용해 흥미를 높이고 그 반응을 살피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물론, 전통을 매우 중요시하는 골프경기의 특성상 경기장에 새로운 요소가 들어서는 걸 반기지 않는 이들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시류를 따라가는 것이 골프의 정체성을 훼손한다는 반론도 있을 수 있다. 오히려 더욱 자연 친화적인 스포츠로 발전하길 원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프로 스포츠 영역에서 대중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건 매우 중요하다. 이는 향후 마케팅이나 그 종목에 대한 가치 평가에 있어 중요한 요소다. 야구와 축구는 큰 변화가 없어도 기존 팬층을 고려하면 그 인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지만, 지속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실천하고 있다. 

 

종목 자체의 매력 알리는 노력 필요

 

프로 스포츠는 팬들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고 팬들의 여론을 무시할 수 없다. 또한, 스포츠 외에 다양한 여가 선용의 수단이 생겨난 시기에 과거에 안주해서는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게 냉혹한 현실이다. 이 점에서 시대 흐름을 반영한 스포츠의 변신은 불가피하다. 

골프 역시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할 규칙 개정 등의 변화가 있었다. 대중 스포츠로 발전하기 위한 움직임도 보인다. 하지만 대중들과의 소통은 스타 선수들에 의존하는 측면이 아직도 강하다. 이는 여타 스포츠에서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골프의 경우 스타 마케팅 의존도가 큰 게 사실이다. 이는 그 선수의 평판에 따라 해당 종목 이미지가 달라지는 등 상당한 리스크가 있다. 

이제는 종목 자체의 매력을 알리고 가치를 높이는 등의 방법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골프가 가지고 있는 중요한 이미지인 정적인 느낌을 덜어내고 보다 역동적인 이미지를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첨단 기술의 활용은 아주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특히, 골프장은 그 자체로 멋진 풍경을 이루고 있고 시야가 제한되는 요소가 많지 않다. 활용할 수 있는 공간도 많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접목될 여지가 크다.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이다. 이제는 더욱 열린 자세와 아이디어가 필요한 시점이다.

 

 

GJ 김태연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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