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증진에 필요한 골프 경기방식 다양화
흥행 증진에 필요한 골프 경기방식 다양화
  • 김태연
  • 승인 2024.01.0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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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스포츠에서 경기방식의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다양해진 미디어 환경에서 콘텐츠로서의 가치를 높이고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의 흥미를 높이기 위해 보다 스피드 있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프로 스포츠에서 경기방식의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이는 올림픽 종목들도 예외는 아니다. 대중들의 관심을 얻지 못하는 재미없고 저변이 넓지 않은 종목들이 올림픽 종목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브레이킹과 스케이트보드 등 레저나 취미활동 영역에 있던 종목들이 역동적인 종목의 특성과 젊은 층의 인기를 바탕으로 올림픽 종목에 포함되고 있다. 

 

구기 종목의 변화

 

이에 인기 프로 스포츠는 물론이고 여러 종목에서 경기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축구와 야구도 시대 변화를 따라가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저변이 넓고 큰 시장을 가지고 있는 축구는 상대적으로 변화가 둔감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경기 추가 시간을 매우 폭넓게 적용하면서 소위 말하는 침대 축구 등의 경기 시간 지연행위를 차단하고 있다. 

야구는 더 적극적이다. 메이저리그는 투수의 투구 시간을 측정하는 초시계를 경기장에 설치했고 시간 준수를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 또한, 경기장에서 다양한 장면이 나올 수 있도록 경기방식을 계속 변화시키고 있다. 메이저리그의 움직임은 우리나라 프로야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농구는 공격 제한 시간을 줄인 지 오래되었고 보다 빠른 경기 진행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배구 등 네트를 두고 하는 경기들은 과거 서브권을 가진 팀만이 득점하는 방식을 버렸고 공격 성공이나 상대 범실이 발생하면 바로 득점하는 랠리 점수제도 보편화됐다. 탁구는 세트별 승리를 위한 득점도 크게 줄이며 경기 시간을 크게 줄였다. 

 

격투기 종목의 변화

 

격투기 종목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격투기 종목들은 점점 그 인구가 감소하고 경기의 지루함이 인기 하락이 원인이 되면서 큰 고민이 있었다. 전통적인 격투기 종목인 레슬링과 복싱은 올림픽에서 그 입지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이 종주국인 태권도는 경기방식 변화에 매우 적극적이다. 태권도는 올림픽에서 최근 유사한 종목인 중국과 일본의 우슈와 가라테의 도전으로 그 입지가 흔들리고 있었다. 그와 함께 경기가 지루하고 단조롭다는 평가도 있었다. 

이에 태권도는 보다 공격적이고 빠른 경기를 위해 전자 호구 시스템을 도입했고 경기장 크기도 줄였다. 또 기술에 따른 차등 점수제를 도입하고 소극적 플레이에 대한 벌칙을 대폭 강화해, 경기 속도가 매우 빨라지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거듭났다. 

이처럼 대부분 스포츠 종목들은 보다 재미있는 경기를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적용하고 있다. 대중들의 관심을 얻지 못하는 종목은 마케팅적으로 그 가치가 떨어지고 점점 주류 스포츠에서 밀려나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골프의 변화

 

최근 들어 골프도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한 경기 규칙 개정이 이뤄지고 경기 지연행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다. 선수들의 인식도 시대 흐름에 따라 전향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골프 경기에서 한 라운드를 끝내기 위해 긴 시간이 소요되는 게 현실이고, 이는 스포츠 저변 확대와 수익 창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중계방송의 재미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물론, 골프는 스타 마케팅이 크게 활성화되면서 대중들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고 선수들의 팬 서비스에 대한 적극성이 더해지면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만들고 있지만, 경기 자체의 흥미가 떨어진다면 그들만의 스포츠가 될 수밖에 없다. 

이에 경기방식을 보다 빠르고 박진감 넘치게 하는 노력은 계속될 필요가 있다. LIV 골프에서 시행 중인 동시에 출전 선수 모두가 라운드하는 샷건 플레이는 경기 시간 단축과 함께 경기장을 찾는 갤러리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선수들도 이 방식에 적응할 수 있다면 오히려 경기에 대한 피로도를 줄일 수 있다. 

최근 KLPGA 대회에서 적용한 변형 스테이블포드 경기도 주목할 만하다. 이 방식은 골프가 현대화된 시점부터 활용된 경기방식으로 홀마다 타수에 따른 점수를 부여하고 그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가린다.  

대신 각 홀에서 점수를 얻을 수 있는 타수는 제한된다. 이를 통해 한 라운드에서 큰 실수를 해도 충분히 만회할 기회가 생길 수 있고 점수 획득이 불가능한 홀에서 해당 선수는 그 홀을 포기하고 다음 홀에 집중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경기 시간을 줄일 수 있고 홀마다 선수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을 갤러리들이 함께 지켜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홀마다 승패를 가려 더 많은 홀을 승리한 선수가 승리하는 매치플레이 방식과 비슷해 보이지만, 승리를 위한 기회의 폭이 더 넓은 차이점이 있다. 

이를 변형한 변형 스테이블포드 경기는 타수에 따라 매 홀 차등 점수를 부여한다. 대신 타수별 점수의 폭을 더 넓게 한다. 이는 선수들에게 타수를 줄일 수 있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유도할 수 있다. 그 홀에서 큰 실패를 해도 더블보기 이상의 감점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공격적 플레이에 대한 부담도 덜하고, 한 홀에서 실패해도 만회할 기회가 충분하다. 

이 점은 장타자들에게 보다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최근 골프가 남녀 선수를 불문하고 장타자들에게 보다 열광하고 관심을 가지는 분위기고, 코스의 길이도 그에 맞게 길어지는 상황에서 변형 스테이블 경기는 최근 골프의 흐름과도 잘 들어맞는 면이 있다. 하지만 이 방식 역시 골프에서 과거부터 시행했던 경기방식이다. 

아직은 골프의 변화를 대표한다고 하기는 무리가 있다. 보다 적극적으로 경기방식을 변화시키고 경기의 흥미를 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갤러리뿐만 아니라 몇 시간을 경기를 지켜봐야 할 시청자들에게도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골프가 되도록 해야 한다. 경기방식의 다양화는 이제 선택이 아닌 골프의 종목의 대중성을 더 높이는 데 있어 필수 요소라 할 수 있다.

 

 

GJ 김태연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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