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나 징계 경감을 둘러싼 논란
윤이나 징계 경감을 둘러싼 논란
  • 김상현
  • 승인 2023.12.2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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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誤球) 플레이를 늑장 신고했다가 큰 물의를 일으키고 중징계를 받은 윤이나의 징계 감면이 도마에 올랐다. 윤이나 측이 징계 감면을 요구하고 일부 이에 긍정적인 반응도 나오지만, 반발하는 여론도 거세 논란이 커질 조짐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는 지난해 9월, 윤이나에 대한 상벌분과위원회를 열어 ‘3년 출장 정지’ 중징계를 내렸다. 윤이나가 ‘DB그룹 제36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서 오구 플레이를 하였음에도 한 달이나 늦게 신고한 행위가 상벌분과위원회 규정의 ‘비신사적인 행위를 하였을 경우’ 및 ‘각종 대회에서 불미스러운 행위를 하였을 경우’에 해당한다는 판단이었다.

당시 KLPGA 상벌분과위원회는 “윤이나의 자진 신고 등 정상 참작의 사유가 있었으나 규칙 위반 후 장기간에 걸쳐 위반 사실을 알리지 않은 점과 규칙 위반 이후 대회에 지속적으로 참여한 사실 등 KLPGA 회원으로서 심각한 부정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 앞으로도 이와 유사한 부정행위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언급하며 중징계의 필요성을 강변했다. KLPGA가 징계를 결정하기 전 대한골프협회(KGA)도 윤이나에게 3년간 대회 출전 정기 징계를 내렸고, 윤이나 본인도 이를 수용함으로써 사건은 마무리되는 듯했다.

 

KGA에서 시작된 윤이나 징계 감경 논란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올해 9월, 윤이나 징계 감경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시작은 KGA였다. 당시 KGA는 공정위원회를 열어 윤이나에게 내려졌던 3년간의 출전 금지 징계를 1년 6개월로 감경하겠다고 발표했다.

KGA 공정위원회는 윤이나가 협회의 징계 결정에 순응한 점. 징계를 받은 후 50여 시간의 사회봉사활동과 미국 마이너리그 골프투어 13개 대회에서 받은 상금 전액을 기부하는 등 진지하게 반성했다는 점. 구제를 호소하는 5천여 건 이상의 탄원에 3년의 협회 징계가 국내 전체 프로투어 3년 출전정지로 이어져 중징계에 가깝다는 여론적 평가 등을 고려해 출전 금지는 경감하는 대신, 사회 봉사활동 50시간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윤이나는 KGA 주최 대회인 내년 6월 한국여자오픈에 출전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조치만으로도 팬들 사이에서 적잖은 논란이 되었다. 윤이나 편에 선 팬들도 적지 않았다. KGA 공정위원회가 윤이나의 징계를 경감한 이유 중 하나가 팬들이 보낸 ‘5,000여 건 이상의 탄원서’였다. 하지만 여전히 윤이나의 행동은 중징계가 마땅하다는 생각을 가진 팬들도 많았다. 어떤 시각에서 봐도 오구 플레이 늑장 신고는 KLPGA의 입장처럼 ‘심각한 부정행위’이니까.

 

윤이나의 KLPGA 징계 감면 재심 신청

 

사실 KGA의 징계 경감은 윤이나 개인의 경력에 큰 도움이 되는 조치는 아니었다. 내년 2월 18일부터 KGA가 주관하는 프로 경기에 참석할 수 있게 되었다지만, 현재 KGA에서 주관하는 국내 프로 여자 대회는 한국여자오픈뿐이다. KLPGA 징계가 끝날 때까지, 한 시즌에 1개의 대회만 출연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하지만 KGA가 먼저 윤이나의 징계를 낮춘 이상 KLPGA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고 그 예측은 사실이 되었다.

KLPGA에 따르면 윤이나는 지난 10월에 상벌위원회에 징계 감면 재심 신청을 했다. 이에 상벌위원회는 해당 안건을 이사회에 올렸고, 12월 14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징계 감경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KLPGA가 KGA와 같은 수준으로 윤이나의 징계를 감면하면, 윤이나는 당장 내년부터 KLPGA 전 시즌에 뛸 수 있다. 작년 에버콜라겐 퀸즈 크라운에서 우승으로 KLPGA 투어 2년 출전권을 확보해 두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KLPGA는 12월 14일 열린 이사회에서는 이 문제를 결론짓지 못했다. KLPGA는 이날 이사회를 끝낸 후, “2023년도 제10차 이사회에서 논의된 ‘윤이나에 대한 징계 감면 요청 건’은 심도 있는 토론을 거친 결과, 2024년 연초에 개최될 차기 이사회에서 재논의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KLPGA도 윤이나 건을 ‘뜨거운 감자’로 보고 있는 것이다.

 

윤이나의 징계 경감 및 조기 복귀에 대한 여론

 

실제로 윤이나의 징계 경감 및 조기 복귀에 대한 여론은 크게 엇갈린다. 윤이나는 아직 어린 데다, 300야드 이상의 장타를 자랑하는 ‘흥행 스타’의 재목인 그를 3년 동안 프로에서 뛰지 못하게 하는 건 비즈니스적으로 현명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반면에 윤이나가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매너’를 저렸다는 점에서, 징계 기간을 다 채우지도 않고 복귀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김비오, 송보배처럼 중징계를 받은 프로가 징계를 경감받아 예정보다 빨리 국내 무대에 복귀한 전례가 있기는 하지만, 윤이나의 행동은 ‘손가락 욕설’ 김비오나 ‘판정 불만으로 말미암은 기권’ 송보배보다 더 심각했던 게 사실이다.

이 논란은 몇몇 팬이나 특정 온라인 커뮤니티에서의 다툼 정도로 그치지 않고 있다. KLPGA 이사회에서도 윤이나의 징계를 함부로 풀어주면 안 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고, 동료들의 반응도 부정적이다. 지난 10월, 대한골프협회 징계 감경 후 KLPGA 투어에서 뛰는 70명 이상의 선수를 대상으로 비공식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선수 전원이 윤이나의 투어 복귀를 반대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사실 윤이나가 가장 원만하게 복귀하는 방법은 징계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3년 후에 떳떳하게 복귀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윤이나는 조기 복귀를 택했고 그에 따른 논란, 그리고 팬들과 동료들의 곱지 않은 시선도 스스로 감당할 몫이 되었다. 윤이나에게 필요했던 건 ‘조기 복귀’가 아니라, ‘급할수록 돌아가라’ 는 동서고금의 명언이 아니었을까.

 

 

GJ 김상현 이미지 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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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관형 2024-01-18 16:10:53
오구는 첫번째 실수이고 두번째 큰 실수가 늦장신고 인데이는 골프에서절대로 있어서는안되는것으로절대로받아줘서는안됩니다.

무슨백 2024-01-15 14:36:11
징계가
경감되어 좋겠는데
선수로서는 자질이 부족한것 같네

골린이 2024-01-15 14:03:07
타 운동과 다른 엄격한 룰 기준을 적용한다하더라도 3년은 과함. 숨기고 신고 안하다 들켜도..
선수들 부정적인건 경쟁자 제거 외엔 그닥 이유가 없어 보임. 1년 정도 정도? 사안별 깅계수위를 명문화 할 필요 있음.

클러치펏 2024-01-12 07:36:48
혚회놈들 갈인 엎어야됨

클러치펏 2024-01-12 07:34:04
반성하는게 두협회 찾아가서 감면신청하는게 반성하는 자세냐 ? 모지리 팬들 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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