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제프 클럽챔피언십 도전, 클럽챔피언 타이틀 수성 등 새로운 목표가 생겼으니 더 노력하겠다.” 올해 보라CC와 블랙스톤 제주CC 클럽챔피언전에서 2승을 기록, 골프저널 선정 ‘2023 대한민국 클럽챔피언 대상’ 올해의 챔피언 부문 대상을 차지한 정호룡 챔피언이 남긴 말이다. 골프에 입문한 후 오랫동안 도전하고 마침내 챔피언 자리에 오른 그의 도전 정신과 땀과 노력이 가득한 골프 인생을 만나자.
골프 입문
그는 제대로 골프를 배우고 필드에 나간 게 아니라 ‘선 필드, 후 연습’ 케이스다.
“2006년 대마도에서 낚시 리조트 사업을 할 때였는데 날씨가 안 좋아서 낚시하러 못 가는 상황이 한 번 있었는데, 손님들이 너무 심심하다고 인근에 있는 골프장에 데려다 달라고 해서 골프장에 갔다가 얼떨결에 같이 라운드를 하게 됐다. 그런데 직접 해보니 골프에 매력을 느끼게 돼서 골프를 시작하게 됐다.” 우연히 가게 된 필드가 그를 골프로 이끈 셈이다.
골프 연습을 하면서는 초보라면 누구나 겪기 마련인 ‘기본기’의 벽에 마주했다. “동네 골프연습장에서 레슨을 받기 시작했는데 입문 후 두 달 동안 레슨프로가 연습장에서 공을 치고, 또 거울 앞에서 쇠파이프와 바람개비만 계속 휘두르라고 시켰다”, “그때는 좀 납득이 안 가고 빨리 기술을 안 가르쳐주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불만이 많았는데, 지나고 나니까 정말 고맙게 느껴졌다.” 이때 기본기를 충실히 갈고 닦은 것은 그의 골프에서 큰 자산이 되었다.
클럽챔피언이 되기까지
어느 정도 실력을 쌓으면서, 자연스럽게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게 되었다. 2010년부터 클럽챔피언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했고, 챔피언 자리도 몇 번 넘보았지만, 챔피언으로 향하는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역전패를 당하며 챔피언 자리를 코앞에서 놓치기도 했다.
“2021년에 에이원컨트리클럽에서 역전패를 당했다. 마지막 날 역전패를 당하는 바람에 굉장히 절치부심을 많이 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대회에 출전했고, 실력과 경력을 차근차근 쌓아나가 마침내 올해 보라CC와 블랙스톤 제주CC 클럽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할 수 있었다.
클럽챔피언전 우승은 올해가 처음이지만, 그 이전에도 단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2021년 통도CC에서 열린 부산일보 대회에서 사이클 버디를 기록하며 우승한 바 있으며, 올해 부산광역시골프협회에서 주최한 동호회 대항전과 양산시장기 골프대회에서 팀 타이곤 멤버로 출전해 단체전 2연패를 기록했다. 그는 올해 클럽챔피언전 2승, 아마추어 골프대회 단체전 2승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
보라CC 클럽챔피언전
블랙스톤 제주CC 클럽챔피언전
올해 참가한 대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를 물으니 보라CC에 이어 블랙스톤 제주CC에서 2번째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했던 순간이라고 답한다.
“블랙스톤 제주 클럽챔피언전에 참가했을 당시 다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고 가서 그런지 골프가 너무 잘 됐다. 3일 내내 경기가 너무 다 잘 풀렸다. 제주도는 바람이 많이 부는 데다 시그니처홀 주변이 전부 해저드라서 투온이 어려워 블랙스톤 제주 회원이 된 지 10년이 되었는데, 한 번도 투온을 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올해 챔피언전 둘째 날 투온을 할 만큼 컨디션이 좋았다.”
오랫동안 도전했음에도 잡지 못한 챔피언 트로피가, 한 해 동안 두 개나 손에 들어온 순간이었다. 그동안 주변에서 ‘무관의 제왕’이라고 불렸던 그는 이렇게 ‘유관의 제왕’이 되었다.
여전한 골프 열정
그토록 바라고 염원하던 클럽챔피언이 된 후에도 그의 골프 열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챔피언이 되기 전에는 “나는 클럽챔피언 한 번 하면 골프 때려치울 거다”라고 주위에 입버릇처럼 말했지만, 챔피언이 된 후에도 클럽을 놓을 생각은 전혀 없다.(웃음)
“욕심이 끝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런 도전 정신이 없으면 아마 모든 골퍼가 더 도태되지 않을까 싶다.”
그는 지금의 자리에 만족하는 게 아니라 벤제프 클럽챔피언십 등 더 큰 대회에 도전할 계획이다. 그래서 연습도 더 꾸준히 하고, 일주일에 3, 4일은 라운드를 하며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균형 있는 삶
그는 자신의 인생을 설명할 때 아내(조연주 씨)를 빼놓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소개팅에서 만난 아내와 지금까지 행복한 부부로 살고 있다며, 항상 자기 일을 응원하는 아내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골프에 대한 열정만큼 본업에도 충실하다. 현재 환경사업에 종사하고 있는 그는 “25년 동안 단 한 번도 영업정지나 조업정지를 당한 적이 없고, 항상 고객이 지정한 날짜에 폐기물을 수거하는 약속을 25년간 지키고 있다”고 말한다. 가정에도, 골프에도, 또 일에도 최선을 다하고 지킬 것은 반드시 지키는 그의 인생 철학이 느껴진다. 앞으로도 그는 가정, 일, 골프 모두에 충실하며 도전을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GJ 글 오상옥 발행인 이미지 정호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