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들의 불만
골퍼들의 불만
  • 김상현
  • 승인 2023.12.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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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400건 이상 제기되는 골프장에 대한 불만. 국내 골프장은 어떤 불만을, 얼마나 사고 있을까?

 

이 세상에 불만을 사지 않는 업계는 없다. 서비스 업계는 더더욱 그렇다. 최고의 서비스나 가성비를 제공해도 이용자 누군가는 불만을 제기하기 마련이다. 세계 최고의 호텔로 자주 거론되는 두바이의 ‘버즈 알 아랍’도 ‘별점 1개’를 매기며 최악이라고 평가 한 사람도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모든 사람을 만족하게 하는 건 불가능하며,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타당한 불만이든, 그렇지 않든 말이다.

그렇다면 현재 국내 골프장은 어떤 불만을, 얼마나 사고 있을까? 새삼 ‘골프장에 불만을 품은 고객이 있다’라는 말을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또 ‘국내 골프장을 향한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다’라는 말도 새삼스럽지 않다. 코로나 사태 이후 국내 골프계가 호황을 누리면서, 불만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골프장 이용 관련 소비자 불만 신고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골프장을 향한 불만을 다룬 자료 하나가 발표되었다. 한국 소비자원에서 지난 11월에 발표한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골프장 이용 관련 소비자 불만 신고 횟수’ 다. 1372 소비자상담센터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소비생활을 위해 사업자가 제공하는 물품을 사용하거나 이용하는 과정에서 불편을 겪거나 피해를 보았을 때, 1372번으로 통화해 전문상담원을 통한 상담 및 정보 제공 등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국내에서 대표적인 소비자상담절차이며, 이를 통해 특정 업계에 대한 불만이 많은지 적은지, 그리고 어떤 불만이 있는지 살필 수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국내 골프장을 향한 불만 신고는 2020년에는 485건, 2021년 460건, 작년 464건, 올해는 8월까지 410건을 기록했다. 매 해 400건 넘게 접수된 가운데, 올해는 8월까지 410건을 기록해 2020년의 485건을 넘어설 가능성도 적지 않다. 400건 이상이라는 수치도 적지 않거니와, 올해는 예년보다 더 늘어날 것이 우려되고 있어 더욱 가벼이 볼 수 없다.

 

가장 많은 비중 차지한 골퍼의 불만

 

골프장 이용 시 불만 사유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건 ‘예약취소 시 과도한 위약금 부과 및 미사용 요금 환급 거부’(33.9%, 736건)였다. 특히 골프 예약을 취소할 때 사업자가 표준약관의 기준에 따르지 않고 자체 약관에 따라 과도한 위약금을 부과하고 있다는 신고가 주류를 이뤘다. 또한, 이용료를 선입금 했음에도 예약 취소나 미이용 시 환급을 해주지 않은 경우, 기상 악화에도 예약 취소를 거부하는 사례 등도 다수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표준약관에 따르면 비회원 이용자가 주말 나흘(4일) 전까지, 주중 사흘(3일) 전까지 예약을 취소하면 위약금 없이 예약금을 전액 환불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다음으로 많았던 건 ‘계약불이행’(15.5%, 336건), 이어 ‘이용료 부당·과다 청구’(14.8%, 321건), ‘입회금 반환 거부·지연’(11.4%, 247건)가 뒤를 이었다.

 

불만 신고 32.5% 경기·인천

 

지역별로 따지면 경기·인천의 불만 신고가 32.5%(705건)를 차지해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서울이 24.9%(540건)를 차지하며, 수도권이 전체 불만의 57.4%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영남 17.3%(376건), 충청 9.4%(205건), 호남 8.9%(194건)이었다.

한편 호남지역 골프장은 작년만 해도 약관의 96.8%가 소비자에게 불리한 자체 약관을 사용하였고, 소비자 불만 증가율도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하지만 소비자원의 권고로 66개 비회원제 골프장 중 65개가 표준약관을 도입하면서 서비스도 개선되었다고 소비자원은 강조했다. 실제로 호남 지역의 올해 불만 건수는 작년보다 많이 줄어들었다.

반면에 불만 신고가 크게 늘어난 지역도 있었다. 제주도는 2019년의 불만 신고는 4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21건을 기록하며 5배 이상 늘었다. 2023년에도 8월까지 19건이 접수되는 등,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령대로 따지면 40∼50대가 56.3%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성별은 남성이 72.7%를 차지했다.

 

업계에 시사하는 점

 

이 결과에 대해 소비자원 관계자는 “비회원제로 운영되는 대중형 골프장을 이용하는 경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고시한 가격에 부합하는지, 표준약관을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소비자 과실이 아닌 이유로 이용 중단 시 분쟁에 대비해 증거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한국 소비자원의 발표는 여러모로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단 공식적으로 집계된 불만이 1년에 400건이 넘는다는 것, 그리고 2023년 들어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건 그 자체로 바람직하진 않다. 물론 ‘국내 골프장을 향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라고 결론짓는 건 성급하다. 골프장 내장객 수가 늘면서, 예약 취소 시 과도한 위약금 청구 등 골프장 관련 소비자 불만도 함께 늘어난 게 불만 횟수가 많이 집계되는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몇 년에 걸쳐서 좀처럼 불만 제기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 올해에는 본격적으로 골프장 이용 표준약관 개정과 함께, 세제 혜택을 받는 ‘대중형’ 골프장은 의무적으로 표준약관을 사용해야 함에도 제대로 사용하지 않고, 부대비용을 올려 받거나 식음료 등을 강매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 등은 개선해야 한다.

다행히 소비자원에서도 언급하였듯, 표준약관을 대대적으로 도입하면서 서비스는 개선되고 불만을 줄어든 모범 사례(호남)도 있다. 이런 모범 사례를 적극 참조하면서 전국 골프장 서비스를 개선해 2024년에는 특정 지역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서비스가 개선되고 불만이 줄었다는 희소식이 들려오길 바란다.

 

 

GJ 김상현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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