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이 줄어드는 제주도 골프장 이용객… 제주도 골프장 위기
나날이 줄어드는 제주도 골프장 이용객… 제주도 골프장 위기
  • 김상현
  • 승인 2023.11.0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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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골프장 이용객이 나날이 줄고 있다. 이용객이 10개월 연속으로 감소하고 올해 상반기에만 30만명 가까이 줄어드는 등 이제 제주도 골프장 위기설을 ‘설’로만 치부할 수 없게 된 모양새다.

 

제주도 골프장 이용객의 변화

 

10월 10일 제주특별자치도가 내놓은 ‘제주지역 골프장 이용객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제주지역 골프장 이용객은 117만 5,714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146만 3,565명보다 28만 7,851명(19.7%)이 줄어든 수치다. 다른 지방에서 온 이용객과 외국인 이용객은 69만 9,673명, 96만 1,557명을 기록한 전년보다 26만 1,884명(27.2%)이 줄었다. 제주도민 이용객도 47만 6,041명으로, 50만 2,008명을 기록한 전년보다 2만 5,967명(5.2%)이 줄었다. 월별 이용객도 올해 들어 6개월 연속, 지난해 10월부터 9개월 연속 감소했다.

과거 ‘코로나 호황’ 때와 비교하면 하락세는 더욱 뚜렷해진다. 코로나 사태가 이어진 2020~2022년까지 3년간 제주도 골프장은 2020년 239만 9,511명, 2021년 289만 8,742명, 2022년 282만 2,395명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 각국의 코로나 방역조치가 해제되었고, 이에 해외로 향하는 골퍼가 늘면서 제주도 골프장을 찾는 이용객의 발걸음은 감소했다. 여기에 다른 악재들도 적지 않다.

 

제주도 골프장의 위기

 

사실 제주도 골프장의 위기는 이번에 처음 드러난 게 아니다. 지난 9월 사단법인 한국골프장경영협회가 지난 7월 28일부터 8월 10일까지 전국 18홀 이상 정규 골프장 1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제주도내 13개(288홀) 골프장 내장객 숫자가 42만 7,818명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51만 8,153명을 기록한 것에 비해 9만 335명, 비율로는 17.4%가 줄었다. 이는 제주를 포함한 전국 6개 권역 가장 감소폭이 큰 수치였다.

상반기 매출액도 제주 지역 13개 골프장이 564억 4,300만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724억 4,600만 원보다 22.1% 줄어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상반기 영업이익도 지난해 동기 대비 56.5% 줄어든 59억원에 머물렀다. 상반기 순이익도 전국 6개 권역 중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다.)

이처럼 국내 다른 지역보다 제주도 골프장의 분위기가 유독 좋지 않은 이유는 여러 가지다.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건 지난 몇 년간 누려온 코로나 호황의 반작용이다. 코로나 호황의 가장 큰 이유는 해외여행길이 막혀 골퍼가 제주로 몰려든 덕이 컸는데, 이후 코로나 사태가 수그러들고 해외여행이 가능해지자 다시 골퍼들이 해외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국내 골프장이 현상 유지에 머물거나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해외골프의 인기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특히 물가가 저렴한 동남아, 그리고 엔저 현상으로 체감 물가가 낮아진 일본 등으로 많은 골퍼가 빠져나가고 있다.

이는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이다. 코로나 호황이 한창일 때도, 코로나 봉쇄가 끝나면 해외골프 수요가 급증하고 반대로 국내 골프장 수요는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현재 제주도 골프장의 위기는 ‘코로나 호황 반작용’ 그 이상이다.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제주도는 더 불리하다. 한반도에서 멀리 떨어진 섬이라는 입지 때문에 항공과 숙박을 동반해야 하며, 그만큼 비용상 불리하다.

제주도 골프장을 향한 민심도 좋지 않다. 코로나 호황을 누리면서 그린피와 부대비용을 급격히 인상하며 도외 골퍼에게 평이 나빠졌고, 제주도민 혜택을 줄이며 도내의 인심도 좋지 않다.

결국, 코로나 호황이 끝나서 발생한 필연적인 반작용에 요금을 지나치게 올리면서 민심까지 돌아선 결과 제주도 골프장이 예상 이상으로 하락세를 겪게 되었다고 정리할 수 있다. 다른 지역도 코로나 호황이 끝나고, 또 지나치게 올린 요금 때문에 민심이 좋지 않지만, 한반도에서 떨어진 섬이라는 위치상 제주도 쪽이 더 취약하고, 그만큼 큰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다.

 

지역 골프장도 대책 마련 호소

 

이처럼 제주도 골프장의 위기가 점점 현실화되며, 지역 골프장도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7월 제주도에서 열린 ‘골프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 마련을 위한 간담회’에서 골프장 관계자들은 지방세(재산세, 원형보전지, 분리과세 등) 감면 혜택 부활, 교통유발부담금 부과 재검토 등을 요구했다. 이에 제주도는 도민 예약 변화, 요금 조정, 서비스 질 향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그럼 현재 제주도 골프장은 위기 극복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거나, 체질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을까. 안타깝게도 아직은 이러한 움직임이 눈에 띄지 않거나, 미약한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 현지 언론들은 최근 제주도 골프장이 겪고 있는 위기를 보도하면서도 골프장의 반성을 먼저 주문하거나, 나아가 제주도 골프장이 가을 성수기를 맞아 일시적으로 내린 그린피를 다시 올린 것 등을 언급하며 비판하고 있다. 제주도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현지 언론이 보기에도, 제주도 골프장은 아직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고 여겨지는 것 같다.

지금 제주도 골프장의 위기가 골프장만의 책임은 아니다. 코로나 호황이 끝나며 찾아온 반작용은 어쩔 수 없는 ‘필연’일 수 있다. 하지만 전국에서 유독 제주도 골프장의 위기가 돋보이는 건 그만큼 구조상 위기에 더 취약하고, 여러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지역 언론에서 지적하듯, 지금 제주도 골프장에 가장 필요한 건 ‘반성’과 ‘유의미한 개선’이 아닐까.

 

 

GJ 김상현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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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2023-11-18 00:33:09
제주에서 3-4년 전 부터 골프쳤던 사람이면 다 안다. 제주 골프 망할거야. 해외만 풀려봐. 제주 골프장 미쳤어. 두고봐라 하는 사람들 꽤 많앆다 예견된 셀프재앙

도민이다 2023-11-17 23:08:32
코로나때 도민할인 1~2만원 더 벌어보겠다고 도민 예약은 받지도 않고 여행사에다 예약 몰아주기해서 도외민만 예약 받다가 이제야 도민 할인이니 뭐니....아무것도 할줄 모르는 캐디들 15만원씩 가져가는데 왜 가나?????

정성훈 2023-11-12 06:16:31
비단 제주도 골프장 뿐만 아니고 코로나때 많이 벌었으면 그린피,카트비 다 내려라,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그래야 다시 골퍼들이 가지 않겠냐?
못된것들, 일본은 주말에 1박2일 36롤 돌아도 인당 53만원 치이드라. 국내서 이런데가 있냐?

2023-11-11 21:22:49
한 3~4년치 벌어 놨으면서 엄살은 비싸서 못간지 3년 쨉니다. 돈없어서 싼맛에 태국으로 다녀올게요.

벤로이 2023-11-10 17:34:56
신나서 가격올려 돈벌더니 이제 엄살부리기 시작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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