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는 과제, 골프장 규격의 다양화
피할 수 없는 과제, 골프장 규격의 다양화
  • 나도혜
  • 승인 2023.11.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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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18홀이라는 전통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고 정체성으로 자리 잡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변화하는 시대 흐름 속에 18홀 골프의 유지가 과연 골프의 지속 가능성을 더 높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프로 스포츠의 변화

 

골프의 역사를 살피다 보면서 가질 수 있는 의문은 ‘왜 골프코스가 18홀로 구성되었을까?’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설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 어느 것도 그 이유를 명확히 하지 못하고 있다. 그 유래가 어찌 되었건 지금도 골프경기의 원칙은 18홀을 돌아야 한다. 

하지만 18홀의 골프코스는 긴 시간을 요한다. 

프로 선수들의 대회에서도 라운드를 마치기 위해서는 반나절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는 골프의 영상 콘텐츠로서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있어 마이너스 요인이다. 최근 영상 콘텐츠의 흐름은 빠르고 짧은 전개가 대세이며, 스포츠에도 적용되고 있다. 

이에 프로 스포츠는 경기 시간을 줄이고 보다 흥미롭게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인기 스포츠인 야구와 축구, 여타 스포츠 종목들도 동참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프로 스포츠의 모습은 변화를 거듭하는 양상이다. 

골프 역시 이런 흐름에 함께 하는 분위기다. 나름 경기 시간을 줄이기 위한 경기 규칙 개정을 하기도 했다. PGA에 대응하는 새로운 골프 투어인 LIV는 동시에 선수들이 플레이를 전개하는 샷건 방식을 도입하고 전통적으로 4라운드로 구성된 대회도 3라운드로 구성하는 파격을 보이고 있다. 이는 차별화를 위한 노력이기도 하지만, 골프 흥행을 도모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꼭 18홀로 유지해야 할까?

 

이런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골프코스를 18홀로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아직 잘 보이지 않는다. 골프는 18홀이라는 전통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고 정체성으로 자리 잡고 있기도 하다. 이는 엘리트 선수들의 대회는 물론이고 일반 골퍼들에게도 의심받지 않는 골프의 규칙이다. 

하지만 변화하는 시대 흐름 속에 18홀 골프의 유지가 과연 골프의 지속 가능성을 더 높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산업적 측면에서도 18홀 골프장이 수익성 제고에 도움이 되는지를 고려해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 

일반 골퍼들에게도 18홀의 라운드는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 골퍼들 상당수는 평일보다는 주말을 주로 활용해 골프를 즐긴다. 골프 인구가 늘어나고 골프장을 찾는 수요가 늘어가는 상황에 대응해 골프장들은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하고 있다. 

이제는 대중제 골프장이 대세다. 그럼에도 골프 소비자들의 수요를 다 충족시키기 어렵다. 특히, 주말 라운드는 치열한 예약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그렇게 라운드 한다 해도 빡빡한 시간 관리로 인해 빠른 라운드를 해야 하는 게 보통이다. 

골프 하면 생각하는 여유로운 라운드와 현실이 점점 괴리가 생기고 있다. 이는 골프장의 서비스 저하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 이에 골프 소비자들은 그들의 지불하는 비용에 비해 서비스가 미흡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골프장을 찾아 라운드를 즐기기 위해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하고 라운드를 위한 그린피와 골프 카트비, 캐디비, 시중가보다 비싼 식음료 비용까지 지출하고 만족감을 가지는 골퍼들의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는 그린피와 관련한 소비자와 골프장의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골프장 업계는 상황의 불가피성만 강조할 뿐 근본적인 해법 마련에는 소극적이다. 이를 개선하려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는 자유시장 경제 원리에 맞지 않는다고 반발을 하고 있다. 하지만 비용대비 만족감을 더할 수 있는 해법을 마련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때

 

이제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할 시점이다. 18홀로 굳어진 골프코스를 다양하게 만드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국내 몇몇 골프장에서도 시도하고 있는 9홀이나 6홀 골프코스로 구성된 골프장 등 코스의 다양화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대중제 골프장들은 이를 더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대중제 골프장이라 한다면 보다 많은 이들이 골프를 즐길 수 있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18홀의 골프장은 6홀로 나눠 3개 코스로 분화시키면서 대신 그린피 등 비용을 내리는 방안도 있다. 

이는 골퍼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게 한다. 특히, 골프에 입문한 지 얼마 안 되는 이들에게는 일반 골프장과 같은 경기 환경에서 짧은 코스를 경험하면서 18홀을 소화하는 데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고 골프에 대한 흥미를 더할 수도 있다. 

골프장 운영의 효율성을 강화하는 측면에서도 이는 고려할 만하다. 코스를 쪼개 회전율을 높인다면 수익성 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한정된 토지 자원 활용을 극대화하는 측면도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골프장 부지 확보에 있어 불리한 환경이다. 

18홀 이상의 골프장을 신규 건설하기에는 여러 제약이 따른다. 여기에 환경 이슈가 점점 크게 대두하면서 골프장 건설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 부동산 가격과 건설비 상승으로 인한 건설비용의 증가도 부담이 된다.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건 분명 긍정적이다. 짧은 코스의 골프코스를 통해 보다 많은 이들이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길 수 있다면 공익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또한, 골프장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환경 이슈에서도 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다. 

과거 9홀 골프장 등 골프장 홀수에 제한이 생기는 건 건설 부지의 제한이나 규제 등 외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선도적으로 골프코스를 다양화한다면 그런 제한 사항을 보다 창의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 물론, 이를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관계 법령의 개정 등 정책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아직 골프는 대중화에 다가서고 있다고 하지만, 골프장에 대한 접근성이 상당 부분 제한되는 게 현실이다. 현 18홀 골프장이 주류가 되는 현실에서 일반 골퍼들은 공급자 우선의 시장 환경에서 한정된 인프라를 사용하기 위해 경쟁해야 한다. 그 대안이 되고 있는 해외 골프여행도 지속성을 가지기 어렵다. 스크린골프는 골프장을 대신하는데 한계가 있고 이제 별도의 영역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보다 창의적인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점에서 18홀 골프장이라는 전통을 깨고 보다 유연성을 가지는 건 골프 산업의 지속성 유지 측면에서 더 확대될 필요가 있다.

 

 

GJ 나도혜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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