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알수록 어려운 골프의 세계
알면 알수록 어려운 골프의 세계
  • 전은미
  • 승인 2023.10.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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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라드 가수 성시경이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골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 것이 아마추어 골퍼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성시경은 “평소 자기애가 강하다면 골프를 강력 추천한다”며 “(골프를 시작하면) 스스로를 증오하게 될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

 

자존감이 높고 무슨 일을 하더라도 자신감이 넘치던 사람들도 골프만큼은 쉽게 컨트롤을 하지 못해 좌절하게 되고, 자기 자신이 답답하고 바보처럼 느껴지는 경험을 해본 수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표현인 것이다.

실제로 골프는 알면 알수록 어려운 스포츠라는 악명이 자자하다. 한 두달 속성코스로 바짝 해봤자 필드 위에 나가서는 난생 처음 골프를 치는 사람이나 마찬가지일 수 있고, 운동신경 하나만큼은 타고났다 자부하는 사람들도 골프는 죽을 쑤기 쉽다.

누군가는 프로 골퍼는 하늘이 내려주는 재능의 영역이라고 말하고, 아주 어렸을 때부터 골프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세계적인 골퍼들은 대부분 아주 어렸을 때부터 골프를 자연스럽게 접했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골프가 아닌 어떤 분야라도 최고의 경지에 오르는 사람들은 떡잎부터 달랐을 가능성이 크다. 뒤늦게 골프를 시작했거나 초반에는 재능이 없다는 소리를 듣던 사람들도 부단한 노력을 거듭해서 정상의 자리에 오르는 경우도 있다.

 

성시경의 골프 발언이 공감받는 이유

 

성시경이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골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발언이 골퍼들 사이에서 큰 공감을 이끌어낸 것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신선한 표현이면서도 초보 골퍼들이 느끼는 고민의 본질을 꿰뚫어봤기 때문이다.

해당 방송에서 성시경은 골프에 입문했을 초기의 심정에 대해 남녀간의 관계에 대해 빗대어 표현하기도 했다. 골프가 여성이라면 자신과 골프는 어젯밤에 첫 키스를 하며 달콤한 미래를 꿈꿀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바로 다음날 아무런 이유없이 자신을 향해 니킥을 날리는 것이 바로 골프라는 것이다.

성시경의 이 표현은 한 번도 골프를 쳐본적이 없는 사람들은 쉽게 공감하기 어려운 표현일 수 있다. 지난 밤에는 키스를 나눌 정도로 달콤했던 사이에서 하루 아침에 니킥을 날리는 사이가 된다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골프를 쳐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성시경의 표현이 너무나도 기발하고 정확하다며 공감의 박수를 보냈다. 아무리 기본기를 열심히 갈고 닦아도 감을 잡기 어렵고, 마침내 감을 잡았다고 생각했다가도 바로 난생처음 클럽을 잡아본 사람처럼 바보가 되는 것이 바로 골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골프는 매번 스코어나 난이도가 달라지는 스포츠이다. 같은 코스에서 라운드를 진행하더라도 날씨의 영향에 따라 완벽하게 다른 난이도를 느낄 수 있고, 최대한 비슷한 조건에서 플레이를 한다고 해도 골퍼의 컨디션에 따라 완전하게 다른 결과를 얻게 되기 때문이다.

 

프로 골퍼들도 겪는 고민

 

하루 차이로 달라지는 골프 실력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비단 아마추어 골퍼들만이 아니다. 실제로 평생 골프를 쳐온 프로골퍼들도 한순간에 슬럼프에 빠져 다시는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월드클래스 골퍼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겠다는 평가를 받던 프로 골퍼들이 특정 경기에서 선두주자로 떠오르기도 한다.

물론 스포츠에서 아무리 날고 기는 프로 선수라고 하더라도 그날그날 컨디션이나 운에 따라서 경기력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골프는 그 기복이 유독 심한 스포츠이다.

때문에 프로 골퍼들은 자신의 단점을 보완해줄 수 있고 성향이 맞는 티칭 프로와 함께 꾸준한 연습을 한다. 대부분의 프로 골퍼들의 은퇴 소감이 ‘꼭두새벽부터 일어나서 연습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일 정도이니, 취미 골퍼들이 목표 스코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습만이 살 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멘탈 관리도 중요하다. 특히 평소에 변수에 취약한 사람이라면 이를 컨트롤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지 않으면 절대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없을 것이다.

요즘에는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저렴한 금액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스크린골프장을 찾는 골퍼들도 많아졌지만, 여전히 골프의 묘미는 라운드를 나갔을 때에만 느낄 수 있는 영역이다.

네다섯시간에 걸쳐서 동반자들이나 캐디와 함께 소통하며 상황에 맞는 플레이를 구사해야 하는 골프는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수많은 변수와 싸우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날씨나 풍속, 풍향은 물론 동반자나 캐디와의 ‘케미’ 등에 따라 스코어가 완벽하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생활에도 적용 가능한 골프의 이치

 

골퍼들은 평균적으로 14개나 되는 클럽을 사용한다고 한다. 생김새나 무게, 모양이 모두 다른 클럽들은 상황에 따라 쓰임을 달리 해야 하기 때문에 하나하나 마스터하지 않는다면 절대로 원하는 스코어를 낼 수 없다.

소위 백돌이라고 불리는 초보 골퍼들은 아마 프로 골퍼들 못지않게 골프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분명 골프에 대해서 감을 잡았다고 생각한 순간들도 있었을테지만 내 몸을 마음대로 컨트롤하기 어려워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을 수도 있다.

골프 실력을 향상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연습뿐이다.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을 정도로 남다른 기량을 타고난 골퍼들도 밤낮없이 기본기를 반복하며 실력과 멘탈을 다잡았다.

골프에는 그 어떠한 꼼수도, 벼락치기도 통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올바른 방향으로 자세와 마인드를 교정하며 연습을 반복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무너지는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학창시절 공부를 잘 하는 친구들을 가리키며 선생님들은 “공부는 엉덩이 싸움이다. 오랜 시간을 투자해서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를 본받아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이는 골프 뿐만 아니라 우리의 실생활에도 통용되는 이치가 아닐까.

식당을 운영하는 사장이나 동네사람들에게 자신의 메뉴를 홍보하기 위해서는 지역 상권을 분석하고 계절이나 트렌드를 반영한 홍보전략을 사용해야 한다. 무턱대고 저렴한 가격을 어필하거나, 오랜시간 매장을 운영해온 경력은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식당 홍보를 위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 골프를 대입해보자. 그린 적중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클럽의 특성을 이해하고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 골퍼처럼, 식당 사장 역시 매장 홍보를 위해 꼼꼼한 상권 분석을 기반으로 타겟층을 이해하고 레시피 개발이나 서비스 교육 등을 개선해야 한다.

골프에서 성공한 경험은 우리가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엄청난 스킬을 획득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니 쉽사리 실력이 늘지 않더라도 좌절하지 말자.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도전을 반복하는 사람의 결말은 빛날 수 밖에 없으니 말이다.

 

 

GJ 전은미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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