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토사로 인한 해양오염 사례와 해결
골프장 토사로 인한 해양오염 사례와 해결
  • 김태연
  • 승인 2023.10.0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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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도 해양오염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실제로 최근 골프장 토사로 말미암은 해양오염 사건과 논란은 수시로 일어나고 있다. 관련된 몇몇 사례와 함께 대응법에 대해 고민해보자.

 

바다를 오염시키는 원인

 

지구의 70%가 바다이며, 그만큼 바다가 지구 생태계와 인간에 끼치는 영향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바다가 오염되면 먼저 바닷물이 오염되고, 그 속에 사는 수많은 해양생물이 오염되며, 결국 인간도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사람이 사는 육지의 오염처럼 당장 피해가 눈에 띄진 않을 수 있지만, 해양오염은 육지의 오염 못지않게, 어떤 의미에서는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해양오염을 일으키거나, 책임이 있는 곳은 언제나 비판의 대상이 된다.

골프장도 해양오염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비록 산이나 강, 혹은 주거지 오염 문제보다는 논란이 적은 편이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준은 아니다. 골프장이 바다를 오염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골프장 공사에 반대하는 일도 있고, 골프장이 바다를 오염시키는 일도 분명히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골프장이 바다를 오염시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골프장에서 쓰던 농약이 흘러 흘러 바다까지 오염시킬 수도 있고, 혹은 해안가 골프장에서 날아간 골프공이 바다에 빠져 해양오염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골프장이 바다를 오염시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건 바로 흙이다. 골프장 토사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거나, 혹은 해저드 물과 흙이 섞인 흙탕물이 바다를 오염시키는 등의 경우다. 대량의 토사가 바다에 흘러 들어가면 그것만으로도 큰 문제인 데다, 이 흙이 단순한 흙이 아니라 농약이나 비료 성분 등이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골프장 토사로 말미암은 해양오염 사건 및 논란은 수시로 일어나고 있다. 몇몇 사례를 살펴보자.

 

부산 기장군 인근 골프장 토사물 방류 사건

 

올해 8월 말 부산 기장군 앞바다에 농약이 함유된 것으로 의심되는 토사물이 방류되는 사건이 있었다. 현장 인근의 골프장 저류지 둑이 무너지며 토사물이 인근 항구 앞바다로 흘러 들어간 것이다. 문제의 골프장이 위치한 항구 인근에서 해삼과 전복 양식장 등이 운영되고 있어 피해가 생길 가능성이 크고, 현지 주민의 해산물 채취조차 어려워져 적잖은 피해가 우려되었다. 이에 관할 지자체인 기장군이 나서 토사물 시료를 채취해 독성 여부에 관한 검사를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하기도 했다. 기장군은 검사 결과 독성 성분이 발견되면, 법적 처리도 검토할 예정이며, 문제의 골프장은 상황 수습 및 대책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거제 노자산골프장 사업

 

올해 2월에는 거제남부관광단지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노자산골프장 사업에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과 율포만어업인대책위원회 등 어민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이 골프장 건설을 반대한 주된 이유는, 해양오염 우려 때문이었다. 이들 단체는 골프장 건설 과정에서 나무를 베어내고 공사를 진행하면 집중호우 때 바다가 흙탕물로 오염될 것이라 주장하였고, 또 바다 인근에서 27홀 규모의 골프장이 운영되면 농약과 비료 성분이 대규모로 바다에 유입될 우려도 크다고 주장했다. 또한, 골프장 때문에 바다가 오염되어 피해가 발생해도, 입증이 쉽지 않아 보상조차 어렵다는 점도 언급하며 골프장 반대 운동에 나섰다.

 

제주도 액체비료 유출 사건

 

2020년에는 제주도의 한 골프장이 비슷한 문제를 겪었다. 이 골프장에서 쓰는 액비(가축분뇨를 액체 상태로 발효시켜 만든 비료 성분이 있는 물질)이 인근 하천과 바다로 유출된 것이다. 

이때 유출된 액비로 인근 하천과 바다의 색이 변하는 등 수질 오염이 관측되었고, 결국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수사 결과 골프장 측에서 액비살포 준비 작업 중 우수관을 통해 액비가 유출된 게 드러났고, 당시 골프장 코스 관리 담당 A 씨가 부주의로 액비 저장조 퇴수 밸브를 열었다가 다시 잠그지 않아 발생한 업무상 과실 사건으로 확인되었다. 결국, A 씨는 입건되어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골프장 토사로 인한 오염 사건

 

2018년에도 경북 울진군과 부산의 골프장이 토사로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논란이 언론을 탔다. 이 사건을 보도한 언론에서는 울진에서 모 골프장 건설이 시작된 후, 비가 내리면 골프장 공사장의 토사가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주장은 물론, 골프장 건설 현장에서 떠내려온 토사로 바다가 오염된 광경까지 카메라에 담았다. 이 사건 때문에 해산물 대부분이 폐사했다는 주장도 있었다. 비슷한 시기 부산에서도 골프장 공사와 함께 바다에 흙물이 흘러 들어가 피해를 본 주민이 언론에 호소하기도 했다.

 

골프장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러한 사례에서 알 수 있듯, 골프장 건설이나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토사나 액비 등이 바깥으로 노출되면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바닷물이 오염되는 건 물론, 바다 생물에 당장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골프장 인근에서 해산물을 양식하거나 채취하는 주민이 있다면 그 피해는 대단히 클 수 있다. 흙이나 오염물질이 바다에 방류되면 한동안 바다에 들어가기도 어렵고, 양식장까지 오염되어 해산물이 폐사하는 등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니 지역 주민이 골프장 해양오염 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골프장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사실 골프장으로 말미암은 해양오염을 100% 막기는 어렵다. 특히 태풍이나 집중호우 등이 원인이 된 토사 유출 사건 등은 예방도 쉽지 않다. 아무리 대비를 잘해도 태풍이나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오는 것을 막을 수 없고, 골프장 시설이 피해를 보면 이후 해양오염 등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가피한 피해가 생기는 건 어쩔 수 없겠지만, 피해를 줄일 수는 있다. 또 ‘관리 부실’은 관리를 철저히 하면 거의 100% 막을 수 있다. 곧 골프장이 해양오염의 주원인으로 꼽히는 토사 유출 등에 대한 관리를 좀 더 철저히 해도, 이 문제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 어쩔 수 없는 사고라도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막을 수 있는 사고는 100% 막을 수 있도록 하는 게 골프장 해양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이다.

 

 

GJ 김태연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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