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골프장 증설을 둘러싼 찬반양론
파크골프장 증설을 둘러싼 찬반양론
  • 김태연
  • 승인 2023.10.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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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골프장을 더 지어야 할까? 아니면 더는 짓지 말아야 할까? 아마 누구에게 질문하느냐에 따라, 대답도 달라질 것이다. 그들은 왜 파크골프장 증설에 대해 찬성 혹은 반대할까.

 

파크골프장 증설 ‘Yes’ or ‘No’

 

파크골프를 치는 사람에게 ‘파크골프장을 더 지어야 할까? 아니면 더는 짓지 말아야 할까?’라는 질문을 하면 아마 파크골프장이 부족하니 더 지어야 한다고 대답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파크골프 관련 문제나 논란 상당수가 결국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탓에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견은 결코 소수 의견이 아니다. 파크골프 인구는 나날이 증가 추세이며, 생활스포츠라는 특성상 복지 차원으로 접근하기도 좋아 지자체나 정치계도 파크골프에 대체로 호의적이다. 파크골프장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날로 커지는 이유다.

그럼 파크골프를 즐기지 않는 사람에게 같은 질문을 하면 어떤 대답이 돌아올까? 파크골프에 아무 관심이 없는 사람이면, 짓든 말든 크게 관심이 없다고 할 가능성이 클 것이다. 혹은 지금은 몰라도 언젠가 파크골프를 즐길 수도 있으니 더 짓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대답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유보적인 의견이 아닌, ‘반대 의견’이 나올 가능성도 적지 않을 것이다. 즉 이미 있는 시설만으로도 충분하다며, 더 짓는 건 반대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파크골프장을 늘리는 데 반대하는 목소리도 날로 커지고 있으며, 그 결과 파크골프장 증설 계획이 무산되는 일도 늘고 있다. 최근 파크골프장 증설 찬성파와 반대파가 어떤 주장을 하고,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살펴보자.

 

파크골프장 증설 찬성의 이유

 

먼저 파크골프장 증설을 원하는 목소리와 움직임을 살펴보자. 지난 8월 3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에서는 ‘개발제한구역 내 복합 문화체육 시설 설치’를 주제로 한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주최한 이 날 토론회에서는 파크골프장 확충의 필요성을 강변하는 의견이 여럿 나왔다. 정장수 서울파크골프협회장, 박종규 파크골프장건설을 위한 전국대책위원회 공동대표 등이 현재 서울 인구에 비해 파크골프장이 지나치게 적다는 점, 이 때문에 노년층이 다른 지역으로 원정을 다녀야 한다는 점 등을 지적하며, 파크골프장 공급을 늘리기 위해 개발제한구역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8월 29일에는 전국 기초자치단체 의회로 구성된 대한민국 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가 전남 영광 문화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다. 전국 시도 대표회장, 김영록 전남도지사, 서동욱 전남도의회 의장, 전남도시군의회의장 등이 참석한 이 날 협의회에서는 파크골프장 활성화 촉구 건의문이 발표되었다. 이들은 건의문에서 ‘파크골프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하천법과 환경영향평가법 등 환경 관련 규제로 공급은 줄고 있고 이용자들은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파크골프장 조성 및 조성 계획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도 김포시, 진천군, 고성군 등이 조성 계획을 발표하거나 이미 착공에 들어갔다. 즉 파크골프장을 더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그만큼 파크골프장 증설도 적극 이어지는 추세다.

 

파크골프장 증설 반대의 이유

 

하지만 파크골프 증설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파크골프장 증설을 반대하는 측의 논리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파크골프장을 짓고 또 운영하는 과정에서 환경 파괴가 불가피하다는 것, 또 하나는 파크골프장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아니라, 파크골프 이용자만 즐기는 시설이라 공원 등을 대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결국 파크골프장 계획이 무산되는 일도 늘고 있다. 6월에는 서울 서대문구 백련산에 지어질 예정이던 파크골프장 계획이 철회되었다. 서울은 파크골프 수요보다 공급이 크게 부족함에도, 지역 주민의 반대 여론을 극복하지 못했다. 백련산 파크골프장 계획이 문제가 된 건, 이 골프장이 주민이 이용해온 백련근린공원에 지어질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즉 파크골프장이 근린공원을 대신하여 들어서는 셈이었고, 이에 지역 주민의 반대가 거셌다. 결국, 백련산 파크골프장 계획은 철회되었다.

8월에는 창원시 광려천 일대에 들어설 예정이던 파크골프장 계획이 철회되었다. 과거에도 광려천 일대에 파크골프장 설치 계획을 수립했다가 인근 주민의 반대로 지난해 11월 계획이 철회된 바 있었는데, 올해 다시 한번 파크골프장 설치 계획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실현 직전까지 갔지만 반대 여론의 벽을 넘지 못하고 두 번째로 좌초되었다. 태풍과 집중호우로 하천 일대가 침수되며 안전 등의 문제로 파크골프장 또한 부적합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결국 파크골프장 계획은 철회되었다. 해당 지역에는 파크골프장 대신 홍수터 기능을 강화하고, 수변공원을 조성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의견 충돌은 현실

 

파크골프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파크골프장이 부족하다는 의견은 널리 공감대를 얻고 있다. 이에 전국 각지에서 파크골프장 조성 계획이 잇따르고, 이미 삽을 뜨기 시작한 곳도 적지 않다. 하지만 파크골프장에 반대하고, 그 결과 파크골프장 계획이 좌초하는 일도 이어지고 있다. 파크골프장 증설을 둘러싼 찬반양론, 그리고 충돌은 이미 현실이다.

이 문제는 단순한 ‘옳고 그름의 문제’로는 풀 수는 없다. 파크골프장을 더 짓기를 원하는 측, 반대하는 측 모두 뚜렷한 명분이 있고, 한쪽만 옳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파크골프장을 더 짓기를 원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이 더 많이 소통하면서 양쪽 모두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차근차근 만들어나가는 게 바람직한 해결책이 아닐까.

 

 

GJ 김태연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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