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라운드 하기 싫은 캐디
함께 라운드 하기 싫은 캐디
  • 강태성
  • 승인 2023.08.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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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라운드의 성패를 가르는 또 하나의 멤버는 캐디가 아닐까. 경기를 보조하는 캐디와 케미가 맞는다면 보다 즐겁게 라운드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함께 라운드하고 싶은 캐디에 이어 함께 라운드하기 싫은 캐디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순번제에 따라 정해지는 캐디

 

우리나라 골프장의 캐디 배정 시스템은 대부분 순번제를 사용하고 있다. 티업 시간에 맞게 미리 정해진 순서대로 캐디가 배정되며 별도로 캐디를 지정해서 라운드할 수 있는 예외는 거의 없다. 또 어떤 골프장에 어느 캐디가 경기 보조를 잘하는지 알 수도 없으며 골프장에서 그런 정보를 제공하지도 않는다. 

다만, 특정 캐디와 불협화음이나 항의, 불만족이 있었던 고객이라면 배정에 유의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일반 골퍼들은 그날의 순번과 운에 맡겨야 하는 것이 캐디다. 

요즘은 비용의 차이를 두고 신입과 경력 캐디를 선택할 수 있는 골프장도 간혹 있지만, 신입이라고 해서 무조건 서툴고, 경력 캐디라고 해서 무조건 잘한다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다. 경력에 따라 숙련도는 다를 수 있겠지만 진심이 통하면 만족하지 못할 수준의 서비스를 받았더라도 기분 좋게 웃음을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캐디 만나고 싶지 않다

 

골퍼와 캐디는 플레이 당일 처음 만나는 사이다. 처음 방문한 거래처 직원과 인사할 때라면 날씨, 식사, 고향, 취미 등으로 말문을 열고 대화를 유도하겠지만 라운드를 위해 방문했기 때문에 그저 간단한 인사면 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카트에서 처음 만난 고객에서 인사도 없이 자기가 하던 일을 하거나, 드라이버와 퍼터 헤드 커버를 벗기면서도 어떤 클럽을 주로 사용하는지 묻지 않는 캐디라면 아마 대부분의 골퍼가 오늘 일진은 사나울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4~5시간 함께 경기를 해야 할, 나를 보조해줄 캐디가 이렇게 서비스를 제공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시작부터 기분 좋을 리 없다. 

캐디가 아침에 남편, 아내, 친구, 자식, 부모와 싸웠건, 기분 좋지 않은 일이 있건 골퍼들은 알 필요도 없으며 그런 일을 근무지까지 가지고 와서 드러내는 건 프로답지 못한 일이다. 그렇기에 인상을 찌푸리고 화난 얼굴로 고객을 대하는 캐디라면 다시는 함께 라운드를 하고 싶지 않다.

티샷을 하고 본격적으로 라운드가 시작되면 캐디는 공의 위치도 찾아야 하고 남은 거리에 따라 세컨샷을 할 클럽도 골라야 한다. 플레이어는 떨어진 공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 잠깐 찾는 척하더니 OB 티, 또는 해저드 티에서 다음 샷을 치라고 하는 캐디라면 시작부터 기분 좋지 않을 것이다. 

카트에서 기다리다가 플레이어가 몇 번 클럽을 달라고 해야 그제야 해당 클럽만 들고 천천히 걸어온다면 즐겁게 라운드를 하고 싶었던 마음은 사라지게 된다. 미리 남은 거리를 계산해서 공의 위치까지 감안해 두세 클럽을 들고 뛰어와 오르막이라 한 클럽 더 보는 게 좋다는 조언을 하는 캐디라면 얼마나 좋을까. 

잘 맞은 탓인지 거리가 오버했을 때도 본인이 거리를 더 봤다고 말하지 않고 힘이 넘친다고 말하는 캐디와 다음 라운드도 함께 하고 싶을까. 물론 캐디 입장에서는 4명의 골퍼를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고 정신없을 것이다. 하지만 느릿한 걸음이라도 필요한 때 준비되어 있는 캐디를 골퍼들은 원한다.

 

상황에 따른 유연한 대처는 캐디 몫

 

사람이 친해지면 말이 짧아질 수 있으며 반말은 친근함을 주기도 한다. 공이 비슷한 위치에 떨어지면 둘이 커플이냐느니 매번 스코어를 오히려 골퍼에게 묻는 캐디라면 그날 라운드는 볼 장 다 본 셈이다. 캐디로서의 경기 보조 역할은 뒤로 한 채 말로 때우려는 듯한 인상을 준다면 골퍼들은 제대로 된 스코어를 내기도 어렵다. 

신입이고 경력이 많지 않다면 오히려 사실대로 말하고 실수를 하더라도 이해를 부탁한다면 어떤 골퍼라도 충분히 이해를 해줄 수 있을 것이다. 48도 웨지로 어프로치를 하고 싶은데 이미 52도 웨지를 가져와서 이 클럽으로 치면 된다고 말하는 캐디에게 얼굴을 붉히면 굳이 48도 웨지를 가져다 달라고 하기도 어렵다. 동반자들과 함께 하는 라운드이기 때문에 자칫 시간이 지체될 수 있으며 갑질이나 하는 고객으로 보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플레이를 지연하는 골퍼도 있으며 자기에게만 관심을 가져야 직성이 풀리는 골퍼도 있겠지만 상황에 따른 유연한 대처는 캐디의 몫일 것이다.

 

선을 넘는 캐디는 No

 

몇 홀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 대화도 하면서 친해졌다는 생각에 골퍼의 스윙에 지적을 하거나 OB를 여러 번 낸 골퍼에게 돈이 많아 골프공쯤은 날려버려도 괜찮냐는 식으로 농담을 하는 캐디도 골퍼들은 반기지 않는다. 또한, 경기 진행을 빨리하기 위해 컨시드를 줄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공을 집어 들면서 오케이를 외친다면 골퍼들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대부분인 우리나라 골프장에서 프로선수처럼 자신 있게 샷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잘 쳤을 때는 나이스를 시원하게 외쳐주고, 버디를 했다면 박수와 함께 자기 일처럼 기뻐한다면 골퍼는 자신감이 생겨 스코어까지 좋아지게 되고 기분 좋은 라운드를 마칠 수 있을 것이다.

 

 

GJ 강태성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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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래 2023-09-21 08:56:34
캐디 의 본분과. 골퍼의 매너가 어우지면 좋겠죠

ㅎㅎ 2023-09-12 16:50:00
좀 친해졌다고 어줍잖은 농담 따먹기 하려는 캐디가 제일 보기 시름

닉키 2023-09-02 18:17:11
사람이 친해지면 말이 짧아질 수 있으며 반말은 친근함을 주기도 한다. <- 이 문장에서 글쓴이의 수준을 알았습니다.

진상골퍼저리가라 2023-09-01 14:44:25
니가 프로세요? 거리정확히 칠수나 있으세요? 지가못친볼 캐디탓 할 분이네이거..
나간볼을 왜찾아? 당연 오비면 제자리잠정구치고 나가야지 해저드들어가면 수경쓰고 들어가서 볼찾아오란 소리야뭐야? 골퍼의 기본 개념부터챙기세요~

하여간 2023-09-01 12:34:38
개나소나골프친다고 가성비 찾으면서 서비스는 드럽게 찾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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