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카트 사고를 줄이려면
골프 카트 사고를 줄이려면
  • 김상현
  • 승인 2023.08.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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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사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카트 사고. 카트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고 카트 사고를 줄이려면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보자.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골프장 안전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을 통해 접수된 골프장 관련 위해사례 접수건수 중 골프 카트 관련 위해사례가 50.6%를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골프장 사고의 절반 이상이 카트 사고인 셈이다. 비록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 접수된 사건만을 기준으로 산정한 결과지만, 카트 사고가 골프장 사고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카트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이유는?

 

어떤 사고든 이유 없이 자주 발생하는 법은 없다. 한두 번은 우연히 일어날 수 있지만, 자주 일어난다면 분명 이유가 있다. 골프 카트 사고도 마찬가지다. 한국소비자원이 내놓은 ‘골프장 안전실태조사’ 는 카트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먼저 골프 카트는 자동차관리법 등에 따른 자동차 등록 및 안전 성능기준 준수 대상이 아니며, 골프장 내 카트 도로도 도로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안전 사각지대라는 점. 또한, 국내 골프장 상당수가 경사와 굴곡이 심한 산악지형 코스 비중이 높다는 점. 그리고 국내에 보급된 카트의 30%가량이 10년 이상 경과한 노후 차량이라는 점 등을 지적하고 있다. 말하자면 시스템과 환경부터가 문제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카트 사고를 줄이기 위한 해법

 

그렇다면 시스템과 환경을 바꾸면 되지 않느냐 할 수 있지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카트를 법적으로 어떻게 등록하고 안전 성능기준은 어떻게 적용하느냐, 그리고 카트 도로를 어떻게 도로법이나 기타 규정으로 제재하느냐 등의 문제는 무작정 규정을 만들거나 제재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나아가 국내 골프장 대부분이 산에 지어졌는데 산악지형 코스 비중을 줄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물론 시스템이나 환경에 문제가 있다면, 개선하는 게 맞다. 하지만 그에 앞서 당사자들이 각자 노력하여 이 문제에 관심을 두고, 해결 방법을 찾아보는 게 먼저다. 골퍼가, 캐디와 골프장이, 그리고 카트 업체가 각각의 입장에서 카트 사고를 막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골프 카트 사고는 골퍼 개인의 문제일 수도 있고, 업계의 문제일 수도 있으며, 환경이나 시스템, 혹은 법적 문제일 수도 있다. 그만큼 광범위하고 복잡한 문제라 한쪽의 노력만으로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는 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각자 할 수 있는 것만 잘해도 눈앞의 사고를 막거나 피해를 줄일 수는 있다. 각자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면서, 시스템, 환경, 법규도 고쳐나가는 게 빈번한 골프 카트 사고를 막는 최선책이 아닐까.

 

골퍼

모든 안전사고가 이용객의 부주의나 과실 때문에 일어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상당수의 안전사고가 이용객의 부주의가 원인이거나, 과실이 적지 않은 건 사실이다. 

실제로 캐디나 골프장의 과실이 100%인 카트 사고는 드물다. 반대로 이용객의 과실만이 인정되어 골프장의 배상 책임 등이 인정되지 않은 사례가 적지 않다. 즉 골퍼 스스로 주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카트를 탈 때 가장 중요한 건, 안전 손잡이를 잘 잡는 것이다. 대부분의 골프 카트는 출입문이나 안전벨트가 없다. 이러한 구조가 위험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개선되어야 하는 건 맞다. 하지만 당장 국내 모든 골프장의 카트에 출입문이나 안전벨트가 장착될 수는 없다. 따라서 현재 운용되는 골프 카트에 기본적으로 부착된 안전 손잡이에 의지해야 한다. 실제로 카트가 움직일 때 골퍼가 손잡이를 잡지 않아 사고가 발생하면 이는 골퍼의 과실이라고 본 법원 판례도 있다. 승하차 시 카트가 완전히 정차된 뒤 움직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카트가 멈추기도 전에 움직이면 그만큼 사고 가능성이 커지며, 사고가 나면 골퍼 본인의 과실이 될 수 있다.

캐디가 운전하는 카트라면, 캐디의 지시에 따르는 것도 기본이다. 캐디가 제대로 지시하지 않았거나 잘못된 지시를 했다면 사고 시 캐디나 골프장의 책임이다. 하지만 캐디의 지시를 따르지 않아서 사고가 났다면 고객 책임일 가능성이 크다. 아무리 숙련된 골퍼라도, 그 골프장에서 교육받은 캐디보다 잘 알 수 없음을 기억하자.

 

캐디와 골프장

카트를 운전하는 캐디는 카트에서의 고객 안전을 책임져야 하며, 그러한 책임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능력도 갖춰야 한다. 즉 카트를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건 물론, 혹시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고객을 상대로 문제를 알리고, 시정을 요구하는 적극성도 갖춰야 한다. 이는 캐디 개인의 책임이기도 하지만, 골프장 역시 함께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이다. 

카트 관리도 중요하다. 특히 카트의 동력원인 배터리나 전기 회로 등에 문제가 생겨 사고가 일어나는 일이 종종 있다. 

캐디나 골프장의 관리만으로는 막기 어려운 사고도 있지만, 막을 수 있었음에도 관리 부족으로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관리 부실로 일어난 카트 사고는 골프장의 책임을 피할 수 없으므로, 항상 철저히 관리해 좋은 상태를 유지하자.

 

카트 업체

골프 카트는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기름을 넣고 다니던 카트가 전기 카트로, 납축전지 카트가 더욱 진보한 리튬 전지 카트로, 여기에 원격조정이 가능한 전자 유도식 카트까지. 자동차 기술이 발전하는 것만큼 카트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한 만큼 안전해졌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하기가 어렵다. 예나 지금이나 카트 대부분이 출입문과 안전벨트도 없어 사고 시 부상 가능성이 큰 구조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도 ‘차문이 없는 개방형 구조’, ‘낙상방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좌석 이탈방지 장치’, ‘안전벨트 부재’, ‘이용이 쉽지 않은 안전 손잡이’ 등 안전하지 못한 카트 구조를 비판하고 있다. 더욱 안전한 카트를 만들기 위한 업체의 고민도 필요하다.

 

 

GJ 김상현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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