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 성장과 함께 발전해야 할 골프 문화
양적 성장과 함께 발전해야 할 골프 문화
  • 나도혜
  • 승인 2023.08.08 17: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나라 골프는 최근 눈부신 양적 성장을 했다. 골프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는 골프를 특정 계층이 즐기는 귀족 스포츠에서 대중 스포츠로 변화시키고 있다.

 

양적 성장의 긍정적 효과

 

늘어나는 골프 인구는 관련 골프 산업의 발전과 함께 시장의 파이를 키웠고, 콘텐츠로서의 가치도 커졌다. 골프 시장에는 많은 자금이 유입되고 그 토대 위에서 골프의 시장이 추가 확대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골프의 양적 성장은 프로골프투어의 시장의 확대로 이어졌다. 단적으로 해외 프로골프투어에 비해 열악했던 국내 프로골프투어는 많은 스폰서가 유치되면서 상금 규모가 커지고 대회의 지명도가 높아졌다.

과거 꿈의 무대였던 미국, 가까운 일본 프로골프투어 참가를 목표로 하던 프로골퍼들은 이제는 국내 투어만으로도 충분히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게 됐으며, 우수한 선수의 증가는 국내 프로골프투어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요소가 되면서 흥행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외에도 골프에서 파생된 스크린골프의 성업, 골프 관련 용품의 판매 증가는 긍정적인 영향력이라 할 수 있다.

 

발전 속도 못 따라온 구성원들의 자질

 

하지만 늘어난 골프 시장만큼이나 관련 구성원들의 자질도 향상되었는지는 아직 의문이 생긴다. 골프 경기장에서 발생하는 갤러리들의 비매너 행위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선수들 역시 경기 중 욕설이나 폭언을 해 구설에 오르기도 하고 경기 보조원에 대한 갑질로 여론의 지탄을 받기도 했다.

물론 이는 프로스포츠 전반의 문제이기도 하다. 인기 프로스포츠인 야구나 축구 등에서도 잊을 만하면 선수들의 각종 일탈 행위가 뉴스 사회면에 등장한다. 그때마다 관련 단체에서는 재발 방지와 선수들에게 교육 프로그램 시행 등을 약속하지만, 좀처럼 그런 일탈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런 골프 선수들의 일탈 외에 경기에 임하는 일반 골퍼들의 일탈 문제도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골프 역시 예외는 아니다. 골프장 종사자들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캐디들은 여전히 성희롱이나 성추행, 각종 갑질에 시달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골프장 고객의 주류를 차지하는 남성 중 일부는 여전히 여성이 주류를 이루는 캐디가 경기를 원활하게 진행하도록 도움을 주는 이들이 아닌 도우미라는 후진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었던 골프를 이용한 도박, 내기골프, 골프장에서의 각종 추태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젊은 골퍼들이 증가하면서 SNS 인증샷 삼매경으로 인해 경기가 지연되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선진화된 골프 문화 정착이 중요한 이유

 

이런 일련의 사건들은 골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쌓아가게 하고 있다. 과거보다 대중화되었지만 아직도 골프는 특권층들이 즐기는 스포츠라는 인식이 상당 부분 남아있는 가운데 이러한 이슈는 골프 대중화에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골프의 발전과 함께 그 문화도 선진화되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골프는 잘 정돈된 필드에서 여유롭게 경기를 즐기는 신사, 숙녀의 스포츠다. 지나친 엄숙함이 사라지긴 했지만, 경기를 함에 있어 품격이 매우 중요하다. 

골프는 경기를 함에 있어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고 매너가 기본인 스포츠이며, 그 안에는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함께 있다. 이는 함께 경기하는 동반자는 물론이고, 경기 보조원인 캐디에게도 마찬가지다. 

다행인 건 최근에는 골프장 고객들의 일탈에 대해 더욱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고 단호한 대처가 이뤄지는 추세다. 캐디에 대한 갑질도 피해자들의 적극적인 대처와 골프장 측의 빠른 조치로 개선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여전히 엄연히 존재하는 갑을 관계 속에 골프장 종사자나 캐디들은 을로서 알게 모르게 갑질의 피해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골프 선진국의 조건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도 골프 문화의 선진화가 골프계 전반에 자리 잡아야 하며 이를 위한 지속적인 캠페인은 필수적이다. 반복적인 미디어 노출은 경각심을 높일 수 있다. 다양하게 제작되는 골프 콘텐츠 속에 그 내용을 녹여내는 것도 방법이다. 골프 예능에서 재미를 위해 나오는 경기 방해 행위 등도 자제할 필요가 있다. 또한, 피해신고에 대해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시스템도 더 강화해야 한다.

골퍼들의 사고 전환도 필수적이다. 골퍼들의 마음 한편에는 어렵게 예약을 하고 높은 그린피를 내고 경기를 하는 만큼 대접을 받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골프는 엄연히 규칙과 지켜야 할 매너가 있는 스포츠다. 비용을 지불했다고 매너와 에티켓을 지켜야 할 의무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당연히 고객으로서 권리를 주장할 수 있지만, 그 안에는 누군가에 대한 갑질과 부당한 요구가 포함된 건 아니다. 권리에는 상응하는 의무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선진국을 판단하는 기준 중 하나는 그 나라 전반의 문화수준이다. 나라에 돈이 많다고 해서 선진국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골프가 다른 스포츠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고품격 스포츠로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골프 문화가 정립되어야 하며, 골프 문화를 뒷걸음질 치게 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구성원 모두가 보다 단호한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 이는 보다 쾌적한 골프를 즐기기 위해서라도 골퍼들 역시 항상 인지하고 있어야 할 부분이다.

이제 한국 골프는 한층 커진 하드웨어에 이를 잘 운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발전이 필요한 시기다. 선진 골프 문화의 정착은 그 소프트웨어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GJ 나도혜 이미지 GettyImages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귀요미 2023-08-10 03:01:46
늘 좋은기사써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