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만 오면 잠기는 파크골프장, 대책은
폭우만 오면 잠기는 파크골프장, 대책은
  • 김상현
  • 승인 2023.08.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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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폭우가 잦아지는 가운데, 몇몇 시설은 태생적으로 폭우 피해에 더욱 취약하다. 파크골프장도 그 중 하나다. 모든 파크골프장이 폭우에 취약한 건 아니지만, 상당수의 파크골프장은 폭우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위치 때문이다.

 

많은 파크골프장이 강 주변에 지어졌고, 특별히 고지대에 있는 것도 아니다. 이 때문에 폭우가 오면 언제든지 수해를 입을 수 있다. 기상이변으로 말미암은 폭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도 여러 파크골프장은 수해를 겪기 쉬운 시설로 꼽혔다. 그리고 폭우가 잦아지면서, 그만큼 피해를 많이, 또 자주 입고 있다. 올해 여름 폭우도 여러 파크골프장에 적지 않은 피해를 줬다.

 

6월 말에는 광주의 첨단대교 인근 수위가 상승하면서, 인근 파크골프장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보았다. 7월에는 충북에 있는 단월파크골프장이 14~15일 내린 집중 호우로 지역이 완전히 침수되고, 관리동 컨테이너가 나무에 걸리는 등 피해를 보았다. 같은 시기 원주의 간현생태공원과 간현파크골프장도 컨테이너 등 시설물이 침수되었고, 경북 예천에서도 파크골프장이 물에 완전히 잠기기도 했다.

 

여러 파크골프장이 폭우 피해를 본 가운데, 이를 복구하기 위한 노력도 분주하다. 7월 충주지역 수해복구 지원에 나선 서울제71기동대가 단월 파크골프장의 현장복구 지원 활동을 펼쳤고, 이에 충주시의회(의장 박해수)가 감사의 마음을 담아 빵과 음료 300개를 전달하였다. 또 대전 중구에서는 유등천변 중구파크골프장 등 5개 체육시설에 대한 합동 수해 복구가 추진되었고, 중구체육회 임직원과 생활체육지도자, 체육단체 회원과 지역 주민 등이 힘을 모아 체육 시설을 청소하고 시설 응급 복구에 힘을 보탰다.

 

이처럼 올해 전국 각지의 파크골프장은 폭우로 말미암은 피해를 보았지만, 그럼에도 공권력과 지자체, 그리고 지역 주민 등의 도움으로 빠르게 복구되고 있다. 불행 중 다행이다. 하지만 이제 파크골프장의 폭우 피해 복구를 넘어, 근본적으로 피해를 막거나 줄일 방법을 고민해 볼 때다. 비슷한 일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에도 여러 파크골프장이 폭우 피해를 보았고, 심지어 ‘기상이변 폭우’가 본격적으로 문제가 되기 전에도 파크골프장이 수해를 입는 일도 있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파크골프장은 공공시설이라 지자체 등이 복구 사업에 적극적이고 또 구조상 물이 빠지기 쉬워 수해를 입어도 복구하기는 비교적 쉬운 탓에 금방금방 복구되고는 있지만, 매년 수해가 반복되는 건 분명 가벼이 볼 수 없는 현상이다. 매년 비슷한 피해가 반복되는 것만으로도 큰 손실인데다, 반복된 수해 속에 인명 피해도 우려된다.

 

앞서 언급하였듯, 파크골프장이 폭우에 취약한 가장 큰 이유는 위치다, 상당수의 파크골프장이 지대가 낮은 하천 주변에 지어졌다. 말 그대로 ‘상습침수지대’에 들어선 셈이다. 아무리 파크골프장을 관리하는 실무자나 지자체가 노력해도 하늘에서 비가 많이 쏟아지는 가운데 상습침수지대가 자주 물에 잠기는 것을 막기는 어렵다.

이렇다 보니 파크골프장을 비판하는 측의 논리 중 하나가 ‘강변에 지어지는 파크골프장이 비만 오면 잠기고, 그로 말미암은 피해가 막대하다’ 일 정도다. 물론 강변 시설도 관리를 잘하면 수해를 줄일 수는 있지만, 비가 쏟아지고 강이 넘치면 어떤 형태로든 피해를 보게 된다. 인명 피해는 막을 수 있지만 이후 복구 비용 등 금전적 피해는 막을 수 없다. ‘기후 위기의 시대’에서, 현재 강변에 지어진 수많은 파크골프장은 태생적으로 수해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업계 일각에서는 근본적으로 폭우 등의 영향을 덜 받는 지역에 파크골프장을 지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한 언론은 산림청이 관리하는 국유림을 비롯해 도유림, 군유림 등을 활용하는 방법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확실히 지대가 높고, 근처에 강이 없다면 수해 가능성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미 지어진 수많은 강변 파크골프장을 폐쇄하거나 옮기긴 쉽지 않겠지만, 앞으로 지을 파크골프장의 위치를 선택할 때 고려해 볼 만한 대목이다.

물론 파크골프장이 어디에 지어지든, 철저히 관리하고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상이변은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게 확실시되는 악재이기 때문이다. 즉 매년 큰 폭우가 내릴 것을 가정하고, 그에 걸맞은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국내 파크골프장 상당수가 강변 저지대에 자리 잡았고, 그 때문에 매년 폭우 피해에 노출되어 있다. 지금으로선 불가피한 현상이다. 그렇다고 매년 여름 피해가 생기는데 대책 없이 내버려둘 수는 없다. 지금으로선 ‘천재’는 어쩔 수 없더라도 ‘인재’는 최대한 막고, 나아가 근본적으로 폭우 피해를 줄일 수 있는 파크골프장을 늘려야 하지 않을까.

 

 

GJ 김상현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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