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크린골프 전성시대의 명과 암
K-스크린골프 전성시대의 명과 암
  • 전은미
  • 승인 2023.08.04 14: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첨단 설비와 다양한 매력으로 국내 골퍼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K-스크린골프는 해외에서도 조금씩 반응이 포착되고 있다. K-스크린골프 전성시대를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까.

 

골프 인구가 급증하면서 골프장 못지않게 골퍼들이 모여드는 장소가 있으니, 바로 스크린골프장이다. 시간과 비용적인 지출이 큰 탓에 한 번 골프장 라운드에 나서려면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하는 것과 달리 스크린골프는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과 적은 비용으로도 골프의 매력을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특히 막 골프에 입문한 20~30대 젊은 층 사이에서 스크린골프의 인기도는 더욱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MZ세대 사이에서 지인들과의 모임이나 술자리 후 2차 장소로 스크린골프장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카페 대신 스크린골프

 

최근 국내 골프장 내장객이 감소하고 있다는 통계에 반해 스크린골프 이용객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비용과 시간에 대한 부담은 물론 유명 골프장의 경우 주말이면 부킹 대란이 일어나는데, 스크린골프장은 이같은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골프라는 스포츠에 대한 이미지는 다소 올드한 편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장기화로 MZ세대 사이에서 골프 열풍이 시작되면서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골프를 쳐야 한다는 인식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2030 세대들이 지인들과 만남이나 데이트 코스로 카페나 맛집이 아닌 스크린골프장을 찾는 이유는 간단하다. 현재 가장 핫한 스포츠인 골프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스크린골프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업은 골프존이었다. 여기에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카카오VX가 2030 세대들에 친숙한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를 도입한 프렌즈 스크린을 운영하면서 스크린골프의 이미지가 더욱 캐주얼하고 힙해질 수 있었다.

 

골프존이 주도하는 K-스크린골프 열풍

 

첨단 설비와 다양한 매력으로 국내 골퍼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K-스크린골프는 해외에서도 조금씩 반응이 포착되고 있다. 국내 스크린골프 업계의 대표주자 격인 ‘골프존’은 현재 중국에서 200여개, 미국 내 100여개, 일본 내 400여개의 스크린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스크린골프 시장이 성장세에 접어들기 시작한 만큼 더욱 큰 성과를 얻을 것이라 기대된다.

최근 골프존이 미국 시장 진출에 나선 이유는 골프 시뮬레이터를 활용하는 골퍼들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만 해도 1,430만명에 불과했던 것이 2022년 2,790만명까지 늘어났는데, 연평균 수치를 계산해봐도 8.7%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한 셈이다.

중국 정부의 골프 산업 규제가 예전만큼 강하지 않은 상황 역시 희망적이다. 이미 중국 출신 골퍼들이 LPGA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만큼, 중국 골프 산업 자체가 성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한데, 중국인들이 K-스크린골프의 매력에 빠진다면 이 또한 엄청난 수익을 창출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골프존이 중국 시장에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유 역시 같은 맥락이다.

 

미국 시장 진출에 나선 카카오VX

 

골프존이 장악하고 있던 국내 스크린골프 업계에서 단번에 다크호스로 떠오른 카카오VX도 미국 시장 진출에 나섰다. ‘스포츠가 디지털과 만난다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현실로 만들고 있는 카카오VX의 또 다른 도전인 것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골프 시장으로 꼽히는 만큼 카카오VX가 미국 진출에 성공한다면 그 효과는 어마어마할 것이다. 

카카오VX는 지난 2월 미국 일리노이주 노브룩스에 골프 VX를 설립했다. 카카오VX의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신규 합작법인으로, 카카오VX가 200만달러를 출자해 전체 지분의 50%를 소유하는 구조이다. 

카카오VX는 미국 진출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현지 인력을 채용하는 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골프 VX를 설립한 노브룩스는 미국 내에서도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인만큼 한인타운 위주로 브랜드를 홍보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곧 미국에서도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한 스크린골프 시스템이 적용된 현지 매장이 영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골프는 아웃도어 스포츠라고 생각했던 미국인들의 인식이 변하고 있다는 점 또한 반가운 소식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레이츠 리서치에 의하면 전 세계 스크린골프 시장 가치는 2021년 13억 1,550만달러였는데 연평균 10.1% 성장을 거듭해 오는 2030년에는 33억 8,000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본 시장까지 도전한다

 

현재 카카오VX의 해외 성과의 대부분은 이미 중국을 통해 발생하고 있다. 2022년 12월 기준으로 카카오VX의 스크린골프 시스템이 도입된 해외 매장은 400여개이다. 이 중 대부분이 중국에서 나오고 있는데, 주목할 만한 점은 국내와 달리 개인용 스크린골프 장비 판매 실적이 우수하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카카오VX는 베트남에서 10개 미만의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카카오VX가 일본 미라크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일본 시장 진출에까지 도전할 계획을 밝혔다. 실내 골프 시뮬레이터 기기 공급을 시작으로 관련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멈춘다던 카카오가 되려 계열사를 더 늘리고 있는 상황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 역시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카카오VX가 한 스타트업의 핵심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훔쳤다는 논란까지 제기되면서 관련 혐의로 고발까지 당하는 일도 있었다.

K-스크린골프가 세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GJ 전은미 이미지 GettyImages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