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스카이72' 여파
끝나지 않은 '스카이72' 여파
  • 김상현
  • 승인 2023.06.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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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의 대중제 골프장 중 한 곳으로 꼽힌 스카이72(현 클럽72) 골프장은 오랫동안 분란을 겪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가 소유한 신불 및 제5활주로 예정지역에 건립된 스카이72 골프장의 영업권을 두고 장기간의 분란과 법적 다툼이 이어진 가운데, 결국 대법원이 인국공의 손을 들어주며 인국공의 승리로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로도 분란이 이어지다, 결국 기존 영업자인 스카이72와 인국공이 새로 선정한 영업자인 KX그룹가 극적 타결을 하며 사태는 마무리되고, 스카이72 골프장은 ‘클럽72’로 재탄생했다.

 

하지만 ‘스카이72 사태’는 끝났어도, 후유증은 남아 있다. 스카이72 사태 도중 일어난 법적 문제로 재판이 열리기도 하고, 새로 영업권을 획득한 ‘클럽72’도 고전 중이다.

먼저 스카이72 사태로 인해 열린 재판을 살펴보자. 6월 21일, 스카이72의 전기와 중수도를 차단해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전 사장과 이희정 현 부사장 등 관계자 3명의 첫 번째 공판이 열렸다.

이날 김경욱 전 사장 등 3명은 업무방해의 고의가 없다는 취지로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김 전 사장 등의 변호인은 해당 사건에서 단전 및 단수 조치가 있었다는 객관적 사실은 인정하였지만, 이는 정당행위이기에 위법성이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또한, 문제의 단전 및 단수 조치는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절성, 침해의 최소성, 법익과의 균형 관계 등을 갖춘 조치이므로 정당행위로 인정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또 사건 당시 단전 및 단수로 업무방해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에 대해 다투겠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사건은 2021년 4월에 발생했다. 당시 인국공과 스카이72의 분쟁이 한창일 때, 인국공이 스카이72 골프장의 전기와 중수도를 끊은 게 지금까지 문제가 된 것이다. 2021년 3월 인국공은 ‘(영업을 계속하면) 4월 1일부터 단전·단수와 함께 골프장 진입도로를 폐쇄하겠다’ 라는 최후통첩을 하였음에도 스카이72는 영업을 멈추지 않았고, 결국 4월 1일부로 단전과 단수 조치가 진행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에도 스카이72는 영업을 멈추지 않았고, 나아가 인국공과 스카이72가 서로 영업방해 등으로 고소하는 등 사태가 더욱 악화하였다. 이후 인국공의 명도소송 승소와 이후 합의로 사태는 마무리되었지만, 이 시기 치열한 다툼의 여파가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검찰에서는 부동산 인도 등 소송이 진행 중인데도 인국공이 전기와 수도를 끊은 건 인국공 측이 스카이72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여 기소했고, 기소된 당사자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관련자들의 불법을 저질렀는가의 여부, 그리고 불법이라면 처벌 수위 등은 이후 재판 과정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스카이72를 이어받아 새로 영업을 시작한 클럽72는 고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월 인국공이 밝힌 바에 따르면, 클럽72는 최근 3개월간 수십억 원의 적자를 기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연말까지 100억 원에 달하는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예측까지 나온다.

무엇보다 클럽72를 운영하고 있는 KX그룹이 기존 사업자에게 100억 원대의 인수비용을 지불한데다, 건축물 시설보수 투자, 골프코스 개선 등에도 추가로 100억 원가량을 투자한 것이 적자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었기에, 그만큼 당분간 큰 적자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코로나 호황도 서서히 막을 내리는 분위기에다, 체육시설법 개정으로 대중형 골프장으로 운영하려면 이용료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릴 수 없게 된 것도 악재로 꼽힌다.

임대료 역시 클럽72가 고전하는 이유로 꼽힌다. 현재 클럽72가 인국공에 내는 임대료는 하늘코스가 매출액의 116%(18홀), 바다코스도 46.33%(54홀)로 알려졌다. 사실상 전체 매출의 62% 이상을 임대료로 내는 셈이다.

클럽72의 서비스에 대한 비판도 있다. 일반 골프장과는 달리 골프용품 매장이 없다는 점, 그리고 식사 가격이 높다는 점, 또 여기에 스카이72 때부터 명성이 높았던 ‘하늘코스’의 예약이 무척 어렵다는 점 등이 주된 비판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아직 클럽72의 미래가 비관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막대한 초기 비용 때문에 올해 큰 적자를 감수해야 할 가능성은 크지만, 재개장 후 많은 방문객이 찾고 있다는 건 긍정적인 요인이다. 지난 4월 뉴스포미가 빅데이터 전문기업 TDI(티디아이, 대표 신성균)의 분석 플랫폼 데이터드래곤을 통해 Tmap(티맵) 사용자가 방문한 국내 골프장을 조사한 결과 클럽72가 전국 골프장 4월 방문객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 조사에서 클럽72는 4월 한 달 동안 약 4만 6,000대의 차량이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2위인 비에이비스타CC가 약 3만 9,000대임을 고려하면, 홀로 4만 6,000여 대의 차량이 방문한 클럽72의 방문객 숫자는 독보적이다. 이러한 상승세가 이어지면 ‘스카이72’ 시절의 영광을 되찾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큰 병이나 큰 부상을 입으면 으레 후유증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몇 년 동안 수많은 충돌이 일어나고 법적 분쟁까지 일어난 스카이72 사태의 후유증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큰 병이나 큰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했다는 말은 후유증까지 극복한 뒤에 쓸 수 있는 법. ‘스카이72 사태의 완전한 종결 선언’은 스카이72 사태를 둘러싼 모든 법적 문제가 해결되고, 골프장 경영이 정상화된 뒤로 미루어야 할 것 같다.

 

 

GJ 김상현 이미지 스카이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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