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잡이는 모르는 왼손잡이 골퍼의 고충
오른손잡이는 모르는 왼손잡이 골퍼의 고충
  • 전은미
  • 승인 2023.06.1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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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골프지만, 골프는 왼손잡이들에게 엄청난 불편을 주는 스포츠이다. 왜 왼손잡이 골프 선수는 소수일까? 왼손잡이가 골프를 치게 됐을 때 겪게 되는 고충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골프는 유연성과 지구력, 집중력, 인내력 등을 기를 수 있는 동시에 지인들과 친목을 도모하며 자연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유일무이한 스포츠이다. 골프 피트니스와 집중적인 연습을 병행하는 선수가 아니라면 골프는 큰 운동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으나, 풀숲이나 계곡, 호수, 바다 등 멋진 자연경관을 바라보며 지인들과 경기를 즐기는 것은 승패를 떠나 그 어떤 스포츠와도 비교할 수 없는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

특히 골프는 신체적인 운동 효과뿐만 아니라, 자연 속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어 정신건강에 탁월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골프는 한 번 배워두면 어린아이부터 노년층까지 평생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인만큼 삶의 여유를 느끼는 데도 도움이 되는 스포츠이다.

이처럼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골프에 대해서 대부분의 사람이 미처 모르고 있는 한 가지 사실은 바로 골프는 왼손잡이들에게 엄청난 불편을 주는 스포츠라는 것이다. 왼손잡이가 골프를 치게 됐을 때 겪게 되는 여러 가지 고충에 대해 알아보자.

 

세계적인 천재들은 모두 왼손잡이?

 

통계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왼손잡이는 불과 10%밖에 되지 않는다. 왼손잡이는 오른손과 왼손을 함께 사용하는 ‘양손잡이’들도 많은데, 좌뇌와 우뇌가 활발하게 작동하고 뇌 사이의 연결작용이 빨라 다양한 정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왼손잡이들은 오른손잡이보다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참신한 생각을 떠올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꾸준하게 발표됐으며, 천재 과학자나 예술가 중에서 왼손잡이가 많다는 설도 있다. 실제로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미켈란젤로, 니체, 모차르트, 괴테, 피카소, 베토벤 등 세계적인 천재들이 모두 왼손잡이였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지난 2009년 버락 오바마가 제44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했을 당시, 최근 60년간 당선된 미국 대통령의 절반이 왼손잡이였다는 흥미로운 발표도 존재했다. 

 

왼손잡이 골퍼의 어려움

 

왼손잡이는 창의력과 천재성을 가진 존재라고 하지만, 골프에서는 그 이야기가 달라진다. 오른손잡이 골퍼들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시스템 안에서 왼손잡이 골퍼들이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없는 여러 제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당장 골프클럽을 구매하려고 하더라도 오른손잡이 골퍼들을 위한 제품과 왼손잡이 골퍼들을 위한 제품이 다르기 때문에 중고 거래나 지인의 소장품을 물려받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매장을 방문해 신제품으로 골프클럽을 구매한다고 하더라도, 오른손잡이 골퍼용 제품에 비해 재고 자체가 적기 때문에 시타는 커녕 구매조차 어려운 경우도 다반사이다.

오른손 골퍼라면 재질부터 디자인, 사이즈 등 다양한 제품들 가운데 원하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골프장갑 역시 왼손 골퍼에게는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왼손잡이 골퍼들은 마음에 드는 골프장갑을 발견한다면 한 번에 여러 개를 대량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골프를 잘 치기 위해서는 자신의 성향과 잘 맞는 티칭 프로를 만나 꾸준하게 연습을 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대부분의 티칭 프로들 역시 오른손잡이 골퍼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스승을 찾기가 훨씬 어려워진다. 

이는 주변 지인들의 조언이나 유튜브 같은 플랫폼을 통해 접하게 되는 골프 지식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왼손잡이의 경우 골프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정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고 반복적으로 연습을 했다가는 심각한 스윙의 오류를 범할 수 있으니 왼손잡이 골퍼에 적용해도 되는 것인지 꼼꼼하게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왼손잡이 골퍼들은 스윙할 때 주변에 사람이 없는지를 더욱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 누구나 알고 있는 골프 에티켓 중 하나는 ‘스윙을 하는 사람 옆에 가까이 서 있지 않아야 한다’는 것인데, 왼손잡이 골퍼의 경우 클럽을 휘두르는 방향 자체가 반대이기 때문에, 아무런 생각 없이 클럽을 휘둘렀다가는 끔찍한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골프장은 오른손잡이에게 유리하게 설계됐다?

 

그렇다면 골프장은 어떨까? 한 골프코스 설계자는 “골프장을 설계할 때 왼손잡이 골퍼의 플레이를 고려하지는 않지만, 오른손잡이 위주로 설계됐다고 해서 무조건 왼손잡이에게 불리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코스는 오른쪽, 왼쪽 모두 해저드나 경사면 등이 전략적으로 배치되기 때문에 동일한 조건에서 플레이를 하게 된다”고 밝혔다.

왼손잡이 골퍼들이 생활에서 겪는 고충은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세계적인 골퍼 타이거 우즈의 골프 입문은 왼손잡이였다고 한다. 아버지의 모습을 정면에서 바라보며 따라 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타이거 우즈는 가끔 왼손잡이처럼 볼을 치면서 난관을 극복하기도 한다. 그동안 왼손잡이라서 불리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왼손잡이 골퍼라면 이번 기회에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자. 취미골프는 물론 프로골프의 세계에서도 왼손잡이 골퍼들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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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충을 딛고 톱 프로가 된 왼손잡이 골프 선수

필 미컬슨

전성기 시절 골프계의 살아있는 전설 타이거 우즈에게 밀려 2인자 자리에 머물러야 했던 필 미컬슨은 전 세계 왼손잡이 골퍼 가운데 가장 유명한 사람이다. 

1970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태어난 그는 평소 골프를 즐기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불과 18개월의 나이에 골프클럽을 처음 손에 쥐었고, 어린 시절부터 천재적인 골프 감각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는 왼손잡이라는 핸디캡을 딛고 프로 무대에 데뷔해 50세가 넘은 지금까지 엄청난 커리어를 쌓아왔다. 

세계적인 골프 선수들 대부분이 오른손잡이인 만큼 필 미컬슨은 ‘왼손잡이 골퍼의 기적’으로 불리고 있다.

 

 

GJ 전은미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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