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 파크골프장 논란
강변 파크골프장 논란
  • 김태연
  • 승인 2023.06.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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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각지의 파크골프장이 어디에 있는지 살피다 보면 수많은 파크골프장이 강변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왜 하필 강변에 파크골프장이 많이 들어서고, 논란이 되고 있을까?

 

강변 파크골프장, 특정 지역만의 현상일까?

 

컴퓨터나 스마트폰 지도를 사용해 전국 각지의 파크골프장 위치를 검색해 보자. 이렇게 전국 각지의 파크골프장이 어디에 있는지 살피다 보면, 한 가지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수많은 파크골프장이 강변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강변 파크골프장’은 특정 지역만의 현상이 아니다. 전국적으로 일어나는 보편적인 현상이다. 이미 강변에 지어진 파크골프장도 많고, 강변에 새로 짓고 있거나, 계획 중인 파크골프장도 여럿 있다.

왜 하필 강변에 파크골프장이 많이 들어서고 있을까? 여러 이유가 있다. 먼저 접근성이 좋은 부지가 많고, 수변 공간 특성상 자연환경이 우수하고 경치도 수려하며, 평탄한 부지를 확보하기 쉬워 레저 공간을 만들기가 쉽기 때문이다. 파크골프장 뿐만이 아니라, 강변에 각종 레저시설이 많이 생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강변 파크골프장 관련 논란

 

아이러니하게도 강변이라는 환경의 장점은 곧 논란거리이기도 하다. 실제로 ‘강변 파크골프장’은 이미 적잖은 논란을 부르고 있다. 물이 있다는 것. 자연환경이 수려하다는 것. 강변이라는 환경의 장점이 논란거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강변 파크골프장을 둘러싼 논란의 가장 큰 이유는 강변이라는 환경 그 자체다. 강은 주된 취수원이며 인간, 동물, 식물 모두에게 중요한 삶의 터전이다. 그렇기에 강변은 단순히 물이 흐르는 땅이 아니라, 그 자체로 자연환경의 보고로 여겨진다. 꼭 법적으로 보호대상이나 개발 금지 구역으로 지정된 땅이 아니라도, 강변을 개발하고 또 오염시키는 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될 수 있다. 강변이 오염된다는 건 많은 동식물과 사람에게 물을 공급하는 강까지 오염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최근 강변 파크골프장이 늘어난 만큼, 이 현상을 비판하는 여론이 높아지는 이유다.

 

강변 파크골프장 건설 반대 이유

 

실제로 현재 강변 파크골프장을 반대하는 측은 각종 환경 문제를 주요 반대 논리로 삼고 있다. 사실 강변에 지어진 파크골프장으로 인한 환경 문제는 ‘일어날 수 있다’를 넘어, 이미 일어나고 있다. 때문에 파크골프장이 들어설 곳이 개발제한구역이거나, 멸종 위기종이 살고 있거나, 야생 환경이 잘 보존되었다면 건설 및 운영 과정에서 법을 어기지 않았다 해도 거센 반발에 부딪히기 마련이다. 

특히 최근 파크골프의 인기가 급증하며 파크골프장은 나날이 늘고 있고, 이에 환경단체나 지역주민이 환경 문제를 제기하며 파크골프장 건설이나 건설 계획에 반대하는 일이 크게 늘었다. 파크골프장을 짓는 과정에서 기존의 자연환경이 어느 정도 파괴될 수밖에 없다는 점. 그 때문에 강변에 야생동물이 살 곳을 잃는다는 점. 파크골프장을 유지, 관리하면서 농약을 쓸 수밖에 없다는 점. 파크골프장이 들어서면 유동 인구가 늘어 그만큼 강변, 나아가 강까지 오염될 수 있다는 점 등이 강변 파크골프장을 반대하는 주된 이유로 항상 거론된다. 여기에다 파크골프장을 짓거나 확장하면서 법을 어기는 경우도 많아 더더욱 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파크골프장 최다 보유 지자체의 상황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많은 파크골프장을 보유한 영남의 상황을 살펴보자. 현재 영남지역에는 경남에만 50곳, 경북에도 43곳의 파크골프장이 존재한다. 이중 상당수가 낙동강과 금호강 등 영남지역의 국가하천에 있다. 그런데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74곳 중 34곳이 허가를 받지 않거나 임의로 확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하천 인근에 있는 파크골프장의 45.9%가 불법으로 짓거나 확장해 운영을 하는 꼴이다. 특히 22곳은 하천점용 허가를 받아야 함에도 받지 않고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12곳도 허가는 받았지만, 규모를 임의로 확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문제가 커지면서 뒤늦게 환경부가 나섰다. 현재 환경부는 영남권의 파크골프장 불법 조성 여부를 조사하고, 불법임에 드러난 곳은 원상회복 명령 등을 내렸다.

또한, 영남권 이외 지역에 설치된 파크골프장의 불법 조성 여부 등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을 어긴 게 분명한 곳은 말할 것도 없고, 그렇지 않은 곳도 환경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대구 사수동 금호강변 파크골프장 사업은 공사가 중단되었고, 공사 재개조차 불투명해졌다. 

해당 지역에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1급인 수달과 멸종위기종 2급인 삵, 야행성 동물인 너구리 등이 포착되면서 현지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공사 중단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이에 언론들도 비판 대열에 합류하며 논란이 커졌다. 

결국, 대구지방환경청과 국립 생태원이 대구 북구청에 대책을 보완하라 요구했으며, 그 여파로 파크골프장 공사는 중단되었다. 대구 북구청은 해당 지역에 10만㎡에 36홀 규모 파크골프장을 내년 4월까지 완공하고 전국 대회 등을 유치할 계획이었지만, 이 계획 역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금호동 둔치에 지어질 다른 파크골프장 건설 계획마저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논란에 대한 대응

 

사실 파크골프가 성장하면서 파크골프장은 꾸준히 늘고 있고, 그만큼 파크골프장 논란이 늘어나고 커지는 것 역시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특히 강변은 무엇보다 사람들이 마시고 사용하는 ‘물’과 직결된 곳이니, 강변 파크골프장을 둘러싼 논란이 유독 크고 거센 것도 당연한 일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강변 파크골프장 논란을 안이하게 생각하고 대응하는 건 금물이다. 어쩌면 지금 일어나고 있는 논란과 문제들은 뻔히 예상되는 반발을 당연히 일어날 일로 안이하게 생각하고 행동한 결과일 수도 있다. 파크골프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라도, 이 문제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와 대응이 필요하다.

 

 

GJ 김태연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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