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를 통해본 골프장 안전사고 책임
판례를 통해본 골프장 안전사고 책임
  • 나도혜
  • 승인 2023.06.1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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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에서의 안전사고는 그 자체로도 불행한 일이지만, 골프장들을 고민하게 하는 일이기도 하다. 골프장 안전사고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골프장에는 여러 위험 요소들이 있다. 골프클럽 자체가 단단한 금속 소재로 만들어진 탓에 그 자체가 위험 요인이 될 수 있고, 골프 카트 이용 시에도 사고 위험이 있으며, 다른 골퍼가 날린 공에 맞아 부상을 입는 일도 발생한다.

이런 골프장에서의 안전사고는 그 자체로도 불행한 일이지만, 골프장들을 고민하게 하는 일이기도 하다.

 

최근 골프장 사고 관련 판례

 

골프장 사고와 관련해 의미 있는 판례가 있다. 최근 대법원에서는 골프장의 안전사고와 관련한 업무상 과실치상 사건과 관련해 피고인 골프장 측의 사고 책임을 분명히 하는 판결을 했다.

이 사건은 골프장 이용객이 라운드 도중 다른 플레이어의 공에 맞아 부상을 당하면서 발생했다. 피해자는 골프장이 사고방지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고, 골프장 측에서는 이와 같은 사고가 매우 이례적인 일이고 경기장에서 라운드를 하는 골퍼가 주의했다면 발생하지 않을 사고였음을 항변하며 맞섰다.

판결은 어떻게 났을까? 법원은 소비자 측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두 가지 중요한 판단을 했다. 우선 업무의 의미에 있어 업무상 과실치상죄의 업무는 안전 배려를 의무 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람의 생명, 신체의 위험을 방지하는 것도 포함한다고 했다.

여기에 더해 골프와 같은 개인운동 경기에서 경기참가자와 경기 보조원이 업무상 주의의무에 대해서도 정의했다. 경기참가자는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다른 사람이 다칠 수도 있으므로 경기 규칙을 준수하고 사고 위험을 방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했으며, 캐디 등 경기 보조원은 골프경기 참가자를 돕는 역할 외에 경기참가자의 행동으로 다른 사람에게 상해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사전에 방지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이 사건에 대해 법원은 경기 보조원은 각 라운드의 진행 상황을 살펴 경기를 하는 이들에게 사고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고지하고 플레이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판단했다. 종합하면 골프장 측은 골퍼들의 플레이에 대해 전반적인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경기 보조원들이 골프장에 고용된 이들이고 그들의 과실은 골프장에 귀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판례에 대해 골프장 측에서는 안전사고 방지 의무가 너무 포괄적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불만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의 권리 강화가 중요한 시대 흐름 속에서 골프장 역시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함을 느끼게 하는 판결이기도 했다.

 

안전사고 방지 위한 적극적인 노력 필요

 

이제 필요한 건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라 할 수 있다. 골프장의 위험 요소를 제거하는 게 필요한데, 우선 종사원들에 대한 교육을 한층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는 캐디 등 경기 보조원의 전문성 강화로 연결된다. 

과거 경기 보조원은 말 그대로 보조역할에 국한됐지만, 그 역할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안전사고 방지는 경기장에 대한 이해가 깊고 플레이 흐름을 잘 읽어야 가능하므로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골프 이용객들에게 안전사고 위험을 적극적으로 인지시킬 필요가 있다. 플레이 전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시청각 자료를 보여주거나 경기장 곳곳에 위험방지를 위한 안내판이나 주의를 환기시킬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이런 노력에도 이용객이 이를 무시하고 일어난 사고에 대해서는 골프장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또 한편으로는 골프장에서 경기 보조원의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합당한 조치에 대해 이를 무시하고 사고를 유발한 골퍼에 대한 제재에 대해서도 제도적으로 명확히 해야 한다.

최근 골프는 폭발적인 양적 팽창을 했다. 그만큼 시장도 커지고 골프장 등 인프라가 확충됐다. 분명 긍정적인 현상이지만, 늘어난 하드웨어에 걸맞은 소프트웨어를 갖춰야 하는 과제가 있다. 안전사고 방지 등 소비자 관련 사항은 골프 산업의 내실을 더욱 다지는 일이 될 수 있다. 또한, 골프를 보다 선진화시킬 수 있는 일이다. 

골프장 업계는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사고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체계화해야 하고 그 노력을 더 알려 나가야 한다. 이를 통해 골프장 이용객들의 사고 방지와 관련한 경각심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보다 안전한 골프장을 만들어가며, 딱딱하고 건조한 법이 아닌 성숙한 골프 문화 속에 사고 없는 골프장이 보편화되길 기대해 본다.

 

 

GJ 나도혜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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