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 언니 박세리의 진심
리치 언니 박세리의 진심
  • 전은미
  • 승인 2023.06.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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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은퇴 후 국가대표 골프팀 감독에 인기 방송인, CEO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종횡무진하고 있는 한국골프의 살아있는 전설 박세리.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그녀의 인생 2막.

 

골프 국가대표 감독에서 방송인, CEO까지

 

 

박세리는 지난 2016년 선수 생활 은퇴를 공식 선언한 이후로도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림픽 여자 국가대표 감독부터 골프 해설가, 방송인, CEO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활동 중이다.

골프를 포함한 모든 운동선수들은 은퇴 이후 여유로운 삶을 사는 것을 꿈꾸곤 한다. 박세리 역시 “은퇴 이후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를 즐기고 싶다고 생각해왔지만, 막상 은퇴하고 나니 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 많았다”고 한 방송을 통해 소회를 밝힌 바 있다. 그중 한 가지를 시작하니 자신도 모르게 점점 더 많은 일을 하게 됐고, 그제야 스스로가 ‘바쁜 일상을 즐기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는 것이다.

그녀는 한국인 프로골퍼 최초 상금 1,000만달러(약 130억원) 돌파 타이틀을 가진 장본인이다. 현역 시절 수많은 상금과 스폰서십 등으로 쌓아온 재산이 상당한 만큼 생계에 대한 걱정 없이 한가로운 일상을 즐길 수 있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치열하게 인생을 살아가는 중이다.

박세리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자신의 커리어를 십분 발휘할 수 있는 국가대표 감독이나 해설가 외에도 남다른 입담으로 방송가를 종횡무진하는 한편, 골프 관련 교육이나 공익사업, 매니지먼트 등을 다루는 회사의 공동 대표로 CEO의 인생까지 시작한 지 오래다.

골프영웅으로 통하던 박세리는 방송을 하면서 ‘리치 언니’라는 새로운 수식어를 얻었다. 박세리의 ‘리치’라는 수식어에는 단순히 물질적인 부가 아닌 삶의 여유, 인생의 가치가 ‘리치’하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세리파크와 골프 R&D센터 설립

 

최근 그녀가 경기도 용인시와 손을 잡고 골프 유망주 발굴 및 양성에 나섰다. 지난 3월 13일 용인시는 박세리가 대표로 있는 (주)바즈인터내셔널과 함께 (가칭)세리파크와 (가칭)골프 R&D센터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골프 선수가 지자체와 협력해 스포츠 인재 육성을 위한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은 박세리가 처음이다. 이상일 용인시장과 박세리의 오랜 인연에서 시작된 세리파크 설립은 일종의 인재 육성 프로그램이다. 지자체와 함께 진행하는 골프 유망주 육성 사업이 시작부터 쉬웠던 것은 아니다. 아무리 대한민국 최고의 골프 여제 박세리라고 하더라도 후원을 포함한 모든 과정을 해결하는 데에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복잡하고 어려운 절차에도 불구하고 세리파크 설립을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골프 유망주들이 더욱 완벽한 환경에서 엘리트 과정을 거치며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박세리와 용인시가 함께하는 해당 사업을 통해 엘리트 체육인은 물론 생활체육인과 시민들 모두 문화, 체육, 예술을 위한 복합시설을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KLPGA 투어 최초로 미국에서 시즌 첫 대회를 열겠다는 박세리

 

 

진정한 멀티플레이어 박세리는 내년에 미국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대회까지 계획하고 있다. KLPGA 투어 최초로 미국에서 시즌을 스타트하는 대회 추진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60명에서 70명가량의 선수에 한해 진행되는 대회는 예선 컷 없이 모든 선수가 상금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단체로 미국 동계 훈련까지 떠나게 된다. 수많은 한국 선수들이 긴 겨울을 피해 동계 훈련을 떠나고 있는 만큼, 후배들이 다 함께 미국으로 동계 훈련을 떠나 조금 더 빠르게 적응을 하는 것이 LPGA 투어를 포함한 세계 무대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 그녀의 판단이다.

은퇴 이후 박세리가 프로골프와 관련해 펼치고 있는 대부분의 행보는 후배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더 좋은 여건에서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은 선배의 마음에서 시작됐다. 후배들이 한시라도 빨리 더욱 넓은 무대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박세리의 진심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슬럼프도 자산이다’ 남다른 멘탈이 성공의 비결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은 골프를 인생에 비유한다. 18홀을 라운드하는 동안 느끼는 희로애락, 성공과 실패가 우리의 인생과 꼭 닮았다는 것이다.

과거 박세리 역시 한국을 대표하는 프로골퍼로서 셀 수 없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골프 선수로 활동하던 시절 원인 모를 슬럼프로 맘고생도 많이 했다.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접한 낚시를 통해 슬럼프를 극복한 그녀는 “슬럼프를 겪은 시기는 너무 힘들고 아팠지만, 가장 소중했고 스스로에게 큰 자산이 됐던 순간이다. 나를 위해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내어준다면 금방 재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남다른 멘탈이 성공의 비결이었다는 교훈을 남기기도 했다. 

 

명예의 전당 입성

 

박세리는 선수 시절 가장 큰 꿈이었던 ‘명예의 전당 입성’을 이룬 것에 대해 “선수로 보낸 10대부터 30대까지를 전반 9홀에 비유하면 언더파를 기록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그녀의 인생 후반 9홀의 목표는 ‘후배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탄생하기만을 기다릴 게 아니라 원석을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박세리의 행보에 기대감을 품게 되는 순간이다.

 

 

GJ 전은미 이미지 GJ DB, 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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