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와 성(性)
골프와 성(性)
  • 강태성
  • 승인 2023.06.0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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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와 성과 관련된 말들도 많은데 아마도 공을 홀에 넣는 운동이기 때문일 것이다.

 

정치,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성과 밀접한 골프

 

유독 골프는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시사 등과 빗댄 말들이 많다. 성(性)과 관련된 말들도 많은데 아마도 공을 홀에 넣는 운동이기 때문일 것이다. 홀에 공을 넣어야 끝나는 스포츠가 골프 외에는 없으며 농구와 같이 공을 구멍에 넣더라도 그 명칭이 다르기 때문에 유독 골프는 성과 밀접한 말들이 많이 나오는 것이라 생각된다. 

동창들과 모임이 있다던 아내가 낯선 남자와 라운드를 하는 것을 목격한 남편이 3번 아이언을 꺼내 아내와 불륜남에게 휘둘렀지만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고 한다. 3번 아이언으로 어떻게 제대로 맞출 수 있냐는 우스갯소리다. 

홀컵에 공이 들어가는 것도 성적으로 접근해 남성은 들어가라고 하는 반면 여성은 들어오라고 말하는 것이나, 몇 번 드릴까요? (몇 번 아이언을 드릴까요?)라는 캐디의 말에 여러 번이라는 답을 하는 것도 성희롱에 해당할 수 있는 발언이다. 파 4홀에서 보기를 했다고 우기는 골퍼에게 샷 회수를 일일이 따지며 더블 보기라는 캐디에게 여섯 번씩 하는 변강쇠가 아니라는 답변도 마찬가지다.

 

홀컵에 공을 넣어야 끝나는 운동

 

코로나 확산이 시작된 2020년 한 카드회사의 프로모션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 일이 있었다. 고액의 연회비를 내는 플래티넘 카드 회원을 대상으로 여자 프로골프 선수들과 동반 라운드 행사를 마련한 것이다. 

겉보기에는 마케팅 일환으로 문제가 없어 보였으나 관련 메시지를 받은 회원들은 납득할 수 없는 반응을 보였다. 여자 선수들의 실력이나 수상 내역은 없이 그저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전신사진을 보냈기 때문에 여성에 대한 인식이 왜곡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었다. 

물론 요즘에도 유튜브와 같은 SNS를 보면 여성을 성 상품화하는 골프 관련 영상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속바지가 다 보이는 짧은 치마를 입고 아래쪽에서 찍은 영상들이나 몸매가 좋은 여성 골퍼들의 사진과 영상을 올려 조회수를 올리려는 채널도 많이 늘어났다. 

골프 대중화를 위해 각종 세금을 줄이며 노캐디 골프장까지 추진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이런 행위들은 오히려 골프를 불륜이나 성과 밀접한 운동으로 치부할 수 있는 구실이 되는 셈이다. 

 

유산소 운동으로 성 기능에도 도움이

 

골프는 18홀 라운드를 할 때, 4~5시간 동안 대략 7~8km의 거리를 걷게 된다. 몸의 유연성뿐만 아니라 상체, 하체 근육의 발달에도 도움을 주며 스윙시 상대방과 접촉하지 않는 운동이기 때문에 부상 위험도 적다. 물론 과도한 스윙이나 자세로 인해 근골격계 손상이 발생할 수 있지만, 골프는 걷기 위주의 유산소 운동이므로 환경이 좋은 필드에서 깨끗한 공기를 마시는 것은 전립선 건강에도 좋을 것이다. 골프장에서 부인과 애인을 구별하는 방법도 많이 회자되고 있는 이야기다. 공이 벙커나 해저드에 빠졌을 경우, 아내에게는 왜 넓은 페어웨이를 놔두고 하필 거기로 치냐고 핀잔을 하지만, 애인이라면 골프장의 설계를 탓한다. 부부는 각자 본인의 골프채를 빼서 샷을 하지만, 애인에게는 다음 칠 클럽을 빼서 가져다준다. 

골프와 아내의 공통점에 대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으며 돈을 많이 가져다 바쳐야 편해지며 오랜 시간을 함께해도 모르는 구석이 나온다는 유머도 있다.

 

골프와 성을 연관 짓는 것도 자제해야

 

60타를 치는 사람은 나라를 먹여 살리고, 70타를 치는 사람은 가정을 먹여 살린다고 한다. 80타는 골프장을 먹여 살리고, 90타는 친구를, 100타는 골프공 회사를 먹여 살린다고 한다. 기가 막히게 맞는 표현이 아닐 수 없다. 

프로 선수는 국위 선양을 하며 프로골프 선수라면 연봉이 어느 정도 되기 때문에 수입원이 될 수 있다. 어느 정도 실력이 된 아마추어 골퍼는 매주 골프장을 찾을 것이며 애매한 실력이라면 친구들에게 내기로 돈을 잃을 것이다. 소위 백돌이는 한번 라운드에 잃어버리는 공이 많을 테니 골프공을 만드는 회사에서는 우수 고객이 아닐 수 없다. 

골프는 정치, 문화, 경제 전반에 걸쳐 밀접한 관계를 가지지만 불륜, 성희롱, 성추행 등 좋지 않은 선입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비단 구멍에 공을 넣는 운동이기 때문이라고 치부할 수 없으며 대중화를 위해 더 많은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지금, 가족, 친구, 동료들과 함께 즐거운 라운드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골퍼들의 몫이 아닐까 한다. 더 이상 골프와 성을 연관하는 것은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GJ 강태성 이미지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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