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E1 채리티오픈 '슈퍼 루키' 방신실 우승
KLPGA E1 채리티오픈 '슈퍼 루키' 방신실 우승
  • 나도혜
  • 승인 2023.05.28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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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최고의 루키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방신실이 고대하던 생애 첫 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28일 강원도 원주시 성문안컨트리클럽(파72·6,520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제11회 E1채리티오픈(총상금 9억 원)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방신실은 보기 없이 버디 2개를 치며 최종합계 9언더파 207타를 기록, 공동 2위 그룹을 2타 차로 따돌리며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방신실은 감기와 손목 통증 등 컨디션 난조를 겪었지만, 맹타를 휘두르며 1라운드부터 김민선, 지한솔과 더불어 공동 선두에 등극했다. 이어 2라운드에서도 박지영, 김희지와 공동 선두를 유지했고 3라운드에서 경쟁자들을 물리치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투어 5개 대회 만에, 그리고 세 번의 우승 경쟁 끝에 이뤄낸 값진 결과다.

 

 

올해 방신실의 활약, 그리고 우승은 확실히 놀라운 결과다. 그가 올해 KLPGA를 대표하는 ‘슈퍼 루키’가 될 것임을 예측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아마추어 시절 2018년 송암배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준우승, 2019년 블루원배 한국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 우승 등 뛰어난 면모를 보여 주었지만, 작년 갑상샘 항진증을 앓아 체중이 10㎏이나 빠지며 경기력도 떨어져 결국 작년 KLPGA 투어 시드 순위 전에서 40위에 그쳐 정규 시드가 아닌 조건부 시드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투어 우승을 하지 않는 한, 올 시즌에 그가 출전할 수 있는 대회 수는 10개 남짓에 불과했다.

 

조건부 시드로 출발했지만, 방신실은 꾸준히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금껏 출전한 KLPGA 5개 대회에서 세 번의 우승 경쟁을 펼쳤다. 메이저 대회인 크리스 F&C KLPGA 챔피언십에서는 우승을 다투다 4위를,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도 우승을 다투다 3위를 기록했다. 확실히 준수한 성적이었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압도적인 장타에 비해 뒷심이 부족하다는 점 때문이었다. 특히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는 마지막 라운드 후반에 단독 선두에 오르며 정말 우승 코앞까지 갔지만, 17번 홀에서 흔들리며 결국 다 잡은 듯했던 우승컵을 놓치기도 했다. 방신실 본인도 우승에 대한 부담을 의식한 듯, 이번 대회 2라운드에서 공동 선두를 기록한 후 인터뷰에서 “우승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자신을 다잡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방신실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컨디션 난조가 무색하게 300야드 장타를 휘둘렀고, 보다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특유의 장타에 안정성까지 더해진 결과는 우승으로 돌아왔다. 특히 최종 라운드에서 그는 14개 홀 중 페어웨이를 딱 한 번만 놓쳤고, 평균 비거리 264.6야드로 장타자로서의 모습도 유지했다. 거기에 후반에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는 혹평을 무색하게 만드는 최종 라운드의 ‘노보기 플레이’까지. 여러모로 우승자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이번 대회의 우승으로 방신실은 많은 것을 얻었다. 생애 첫 번째 우승은 물론, 조건부 시드의 설움에서 벗어나, 안정적으로 커리어를 이어나가게 되었다. 이제 그는 올해 남은 대회와 2025시즌까지 KLPGA 투어에 출전할 수 있게 되었고, 당장 다음 달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도 출전할 수 있다. 또한, KLPGA 투어는 50% 이상의 대회에 출전해야 개인 타이틀 순위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데, 방신실은 이번 시즌 10개 대회 중 5개 대회에 출전하며 개인 타이틀 부문에도 본격적으로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지금까지의 데이터를 보면, 방신실은 올 시즌 KLPGA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꼽을 만하다. 이번 시즌 평균 비거리가 259.6야드로 1위, 평균 타수도 70.08타로 1위다. 또 이번 우승으로 최혜진, 박민지 등이 갖고 있던 시즌 6개 대회 상금 2억 원 돌파 기록을 하나 앞당겨, 5개 대회 만에 통산 상금 2억 원을 돌파(2억 7천889만 원)하는 기록도 작성했다. 상금과 대상 포인트는 6위, 신인상 포인트 3위지만 그가 ‘조건부 시드’로 KLPGA 대회 출전에 제약이 컸음을 고려하면 이 또한 대단한 수치다.

 

 

우승 후 방신실은 인터뷰에서 “실감이 나지 않지만 너무 기쁘고 꿈만 같다”, “앞서 두 번의 챔피언 조 경기는 부담이 컸는데, 그 경험을 토대로 오늘은 편하게 쳤다”, “2025년까지 정규 투어 출전권을 확보한 것이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자신의 롤 모델을 묻는 말에 고진영을 꼽으며 “멘탈이 너무 좋고 항상 그 자리에서 성실하게 노력하는 모습에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실력만 되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가고 싶고, 세계 1위가 되는 것도 목표”, “앞으로 나오는 대회마다 꾸준하게 10위 안에 드는 것이 목표”, “신인왕 욕심은 내려놓고 대회마다 최선을 다하고 싶다”, “스폰서 대회인 KB금융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라며 앞으로의 포부도 밝혔다.

 

한편 방신실에 이어 유서연과 서연정이 7언더파 209타로 공동 2위, 홍지원, 박지영, 김희지가 6언더파 210타로 공동 4위, 김가영, 최혜진, 이정민, 김민선이 5언더파 211타로 공동 7위를 기록하며 톱10에 들었다.

 

유독 ‘생애 첫 번째 우승자’가 많은 올 시즌 KLPGA에 또 한 명의 생애 첫 번째 우승자가 추가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지금까지 총 10번 열린 올 시즌 KLPGA 투어 대회 우승자 중 생애 첫 번째 우승자는 이예원, 이주미, 최은우, 박보겸, 방신실 까지 총 5명이다.

 

 

GJ 나도혜 이미지 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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