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포츠 스피드 업 시대의 골프
프로스포츠 스피드 업 시대의 골프
  • 김태연
  • 승인 2023.05.24 15: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미디어 콘텐츠의 흐름은 속도감과 빠른 변화다. 프로스포츠도 미래 생존을 위해 변화가 필요하고 골프 역시 예외는 아니다. 골프도 프로스포츠 스피드업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은 더는 통용될 수 없는 세상이다. 과학, 기술의 발전은 하루하루 우리 삶을 변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건 생존의 문제와 직결될 수 있다. 

빠름의 일상화는 스포츠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중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가 늘어난 상황에서 과거와 같이 독점적 지위를 누릴 수 없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가 많다고 하는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의 프로스포츠도 예외는 아니다. 

 

프로스포츠의 고민

 

최근 프로스포츠는 전반적으로 팬 감소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특히, 미래 팬들이 되어야 할 젊은 층에서 기존 프로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 각종 미디어 매체나 SNS 등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고 스스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시대에 몇 시간을 한 경기에 집중하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최근 미디어 콘텐츠의 흐름은 속도감과 빠른 변화다. 유행은 금방 변화하고 대중들의 관심 또한 한곳에 오래 머물지 않는 게 보통이다. 결국, 프로스포츠도 미래 생존을 위해 변화가 필요하고 골프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미 프로스포츠 전반에는 경기 시간 단축을 큰 과제로 여기고 이에 필요한 제도와 규정을 바꾸는 노력을 하고 있다. 

 

구기 종목의 경기 시간 조정

 

미국의 대표적 프로스포츠인 메이저리그는 평균 경기 시간을 3시간 이내로 만들기 위한 규정을 시행하고 관련 규정을 신설하거나 변경하고 있다. 2023 시즌을 맞이해 메이저리그는 투수들의 투구 시간을 제한하고 이를 위한 초시계를 이미 경기장에 설치했다. 타자들 역시 타석에서 벗어날 수 있는 횟수가 제한되고 있다. 투수는 정해진 시간에 투구하지 못하면 불이익을 받는다. 

여기에 연장전 승부가 길어지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승부치기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는 선수와 구단 등 구성원들의 논의와 협의를 거쳐 결정된 사항이다. 그만큼 메이저리그의 인기 하락에 대한 우려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구 외에도 농구나 배구 등 여타 구기 종목도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한 경기 규칙 변화를 지속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보편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축구 역시 전. 후반 90분의 경기 시간이 길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고 60분 경기와 공이 터치 라인을 벗어나거나 부상자 발생 시 시간을 멈추게 하는 제도 개선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생존을 위한 노력

 

이 모든 건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유도해 팬들의 유입을 늘리기 위한 방편이라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변화가 해당 종목의 정체성을 흔들고 실력 외에 또 다른 변수가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판을 하기도 하지만, 대중들의 기호가 변화하고 이에 적응하지 못하면 종목의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미 올림픽에서조차 흥행이 부진한 종목들에 대해서는 과감히 퇴출을 결정하고 있다. 이에 기록경기인 양궁이나, 사격도 보다 스피드 한 경기 진행을 위해 변화를 지속하고 있고 격투기 종목들도 올림픽에서 생존을 위해 변화하고 있다. 

 

골프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한 노력

 

이런 흐름에 골프는 그 반응이 다소 늦은 감이 있다. 골프는 프로스포츠 중 가장 경기 시간이 길다 할 수 있다. 아침에 경기가 시작되면 5시간은 보통 소요된다. 이에 골프 경기에서는 선수들의 체력이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 경기를 지켜보는 갤러리들도 선수 못지않은 인내심과 체력이 필요하다. 

물론, 골프를 즐기는 이들에게는 이런 수고가 큰 문제가 아니지만, 일반 대중들이나 경기 중계방송을 지켜보는 이들에게는 긴 경기 시간이 여간 곤욕이 아니다. 특히,  프로스포츠의 대중성 확보를 위해 필요한 중계방송에 있어 긴 경기 시간은 상당한 장애 요인이다. 최근 방송 중계시스템과 기술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장면과 선수들의 경기 장면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고는 하지만, 5시간을 넘어가는 중계방송은 보는 이들도 중계하는 방송사에도 큰 부담이다. 

이에 골프 경기는 골프 전문 채널이나 스포츠 채널에서 경기 중계를 전담한다. 더욱 많은 이들에게 경기를 알릴 수 있는 공중파 중계는 쉽게 이뤄지지 못한다. 이런 장기간의 경기 시간 문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골프계에서도 그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다. 

 

시간 단축 위한 골프 규정 변경

 

미국 프로골프 PGA에서는 경기에서 선수당 샷을 하는 시간을 정하고 이를 초과할 경우 패널티를 부과하거나 실격조치를 하면서 선수들의 빠른 경기 진행을 강제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피면 샷 시간을 40초 이내로 제한, 분실구 찾는 시간 단축, 홀당 최대 타수 지정, 티샷이나 퍼팅이 캐디가 선수 뒤에서 도움을 주는 행위 금지, 티샷 후 먼 거리 선수부터 샷을 하지 않고 준비된 선수부터 진행, 깃대가 꽂힌 상태에서 퍼팅 허용 등이다. 

이에 더해 선수들이 거리측정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신 그린별 경사도 등을 기록한 그린북의 사용을 금지했다. 모든 대회에서 적용되지는 않지만, 선수들이 코스를 공략하는 데 있어 시간을 줄이고 경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이 시도는 상당한 공감대를 얻고 있다. 

이 모든 건 경기 시간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 있다. 앞으로도 경기 시간 단축과 관련한 규정변경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선수들 역시 이런 변화에 맞게 플레이 스타일을 변화시키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앞으로의 과제

 

앞으로는 더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유리할 수 있다. 이런 변화는 우리나라 선수들에게는 다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최근 LPGA에서 한국 선수들의 강세 현상이 다소 주춤하는 건 이런 규정 변화에도 그 원인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프로스포츠는 다양한 경쟁의 시대 속에 놓여 있다. 기존 팬들을 지키는 것에서 벗어나 신규 팬 유입, 무엇보다 미래 팬층을 확보하는 게 인기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 점에서 스피드업 시도는 이제 필수적이다. 대표적인 느림보 스포츠인 골프 역시 그 발걸음을 더 빠르게 할 필요가 있다.

 

 

GJ 김태연 이미지 GettyImages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