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7개월만 국내 복귀' 임성재, KPGA 우리금융 챔피언십 우승
'3년 7개월만 국내 복귀' 임성재, KPGA 우리금융 챔피언십 우승
  • 김태연
  • 승인 2023.05.14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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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7개월 만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대회에 출전한 임성재가 마지막 라운드에서 5타차를 뒤집는 대역전극 끝에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14일 경기도 여주 페럼클럽(파72·7천 232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임성재는 이글 하나와 버디 4개, 보기 2개를 묶으며 4언더파 68타,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하며 2위 이준석(호주)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무엇보다 임성재의 뒷심이 빛난 경기였다. 1라운드에서 24위, 2라운드에서 8위, 3라운드에서 4위, 그리고 마지막 4라운드에서 우승을 차지할 만큼 라운드가 진행될수록 강해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임성재는 3라운드를 마친 후 인터뷰에서 “아직 한국 잔디에 적응하기 어렵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지만, 결국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클래스를 유감없이 증명했다.

 

마지막 4라운드에서 공동 4위로 출발한 임성재는 6번 홀과 8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흔들리는 듯 보였지만, 9번 홀에서 버디를 치며 분위기를 바꿔나갔다. 이어 11번 홀에서 버디, 12번 홀에서 이글, 13번 홀에서 다시 한 번 버디를 기록하며 3개 홀에서 4타를 줄이며 역전 우승의 발판을 다졌다. 13번 홀의 버디로 공동 1위에 오른 임성재는 마지막 18번 홀까지 호주 교포 이준석과 1위 자리를 두고 다투었고, 승부는 마지막 홀에서 갈렸다. 마지막 홀에서 임성재의 샷이 벙커에 빠지면서 우승을 놓치는 듯했지만, 오히려 벙커에서 탈출하고 버디를 기록하며 한 타를 더 줄이며 전화위복을 만들었다. 반면에 이준석은 파에 머물렀고, 우승컵은 임성재의 것이 되었다.

 

 

사실 대회 초반에는 임성재가 우승하기 쉽지 않아 보였다. 1라운드에서 그는 초반에 잘 나가는 듯하다, 이후 OB, 보기 등을 기록하며 중간합계 1언더파로 공동 24위에 머물렀다. 특히 시차 적응이 힘들었는지 1라운드 후 인터뷰에서 “카페인의 힘을 빌리고 있다” 라며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하지만 2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고 공동 8위에 오르며 역전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고, 3라운드에서도 2타를 더 줄여 다시 한 번 기세를 올렸다. 이때까지도 3라운드 1위였던 최진호와 5타차라 우승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마지막 라운드에서 2, 3라운드 1위였던 최진호가 5오버파로 부진하고, 임성재는 또 한 번 상승세를 타며 마지막까지 우승을 다툰 이준석과의 접전 끝에 최후의 승자가 되었다.

 

 

이 날 우승으로 임성재는 2019년 10월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후, 3년 7개월 만에 다시 한 번 국내 무대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3년 7개월 전에도 미국 활동 중 약 2년 만에 국내로 돌아와 우승컵을 차지하였는데, 이번에도 미국 활동을 이어나가다 3년여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후 우승컵을 품에 안으며, 3년여 전과 비슷하게 KPGA 통산 2승을 차지했다. 임성재는 3년 전 한국에서 우승 후 미국으로 돌아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혼다 클래식에서 우승한 적 있기에, 다음 주에 출전 예정인 PGA 챔피언십에서의 호성적도 기대된다.

 

또한, 임성재의 팬서비스도 눈길을 끌었다. 2라운드 경기 후 클럽하우스 앞에서 임성재 팬 사인회가 열린 가운데, 수많은 팬이 몰려들어 장사진을 이루었다. 본래 임성재 측은 일정 관계로 정해진 시간까지만 사인회를 진행하려 했지만, 임성재는 예정된 시간을 넘겨 팬 모두에게 사인한 후에야 자리를 뜨며 좋은 팬서비스를 보여주었다.

 

 

임성재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3년 7개월 만의 국내 대회에서 우승해서 너무 기쁘다”, “12번 홀에서의 이글이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에 가자마자 또 시차 적응을 해야 한다”고 농담을 하면서도, “메이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다. 컨디션이 잘 따라줬으면 좋겠다. 컨디션이 떨어지면 스윙 느낌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빨리 극복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미국 무대에서의 선전을 약속했다.

 

 

한편, 본 대회의 타이틀 스폰서인 우리금융그룹의 메인 후원을 받는 이준석과 황중곤의 활약도 돋보였다. 이준석은 공동 4위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하여 3타를 줄여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로 단독 2위에 올랐다. 그는 마지막까지 임성재와 우승을 겨뤘지만, 결국 마지막 홀에서 임성재가 보여준 뛰어난 퍼포먼스에 밀려 준우승으로 만족해야 했다. 황중곤도 8언더파 280타의 성적으로 한승수(미국)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이어 윤상필이 7언더파 281타로 5위, 최진호가 6언더파 282타로 6위, 지난주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한 정찬민은 강경남, 이원준(호주), 이재경과 함께 공동 7위에 올랐다.

 

 

임성재 효과 등에 힘입어 올해 우리금융 챔피언십은 그야말로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다. 1R 1,834명, 2R 1,844명, 3R 5,257명, 4R 11,213명 등 총 2만 명이 넘는 갤러리가 몰려든 것이다. KPGA에서 2만 명이 넘는 갤러리가 몰린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흥행의 1등 공신은 역시 PGA 투어 통산 2승, 세계랭킹 18위로 한국 남자 골프 선수 중 PGA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임성재다. 하지만 다른 선수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특히 지난주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한 ‘신예 장타자’ 정찬민, KPGA의 간판스타로 꼽히는 박상현 등이 함께 경기를 뛰면서 이들을 보러 온 팬들도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해외파’와 ‘국내파’가 함께 역대급 흥행을 만들어 낸 셈이다.

 

 

GJ 김태연 이미지 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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