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골프의 활력소 : 팀 리그
한국 프로골프의 활력소 : 팀 리그
  • 김태연
  • 승인 2023.05.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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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골프협회(KPGA)에서는 지난해 ‘KPGA 프로골프 구단 리그’를 창설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팀 리그의 정착과 발전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고독한 스포츠 골프

 

골프는 그 어느 스포츠보다 고독하다. 캐디의 도움을 받긴 하지만 넓은 경기장을 홀로 걸어서 이동해야 하고, 자신의 샷은 오로지 스스로의 판단으로 해내야 한다. 경기의 특성상 스코어도 스스로가 기록해야 한다. 

연습과정 역시 나홀로 훈련이 대부분이다. 코치 등이 함께하지만 스스로가 연습을 통해 자신을 발전시켜야 한다. 이는 골프의 중요 매력이긴 하지만, 대중 스포츠로서의 흥미를 반감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실제 세계 최고 인기 프로스포츠는 단체 구기 종목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프로스포츠의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는 미국만의 구기 종목 미식축구를 포함해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가 오랜 종목 역사와 함께 그 인기를 유지하고 있고,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축구 역시 11명의 선수가 함께 대결하는 대표적인 구기 종목이다. 

 

최근 스포츠의 흐름

 

물론, 최근 스포츠에서는 보다 개성 넘치고 개인적 성향이 강한 스포츠들이 크게 각광받고 있기는 하다. 마니아층이 형성되어 있는 각종 익스트림 스포츠가 대표적이다. 스노우보드는 마니아 스포츠에서 올림픽 종목으로 그 위상을 높였고, 예술의 장르라 할 수 있었던 브레이크 댄스 역시 2024 파리올림픽 정식종목으로 포함됐다. 각 개인의 개성을 극대화하고 그 속에서 대중들의 지지를 받는 스포츠들의 성장은 세계 스포츠의 또 다른 흐름이다. 

 

KPGA의 프로골프 구단 리그

 

골프 역시 그 점에서 신흥 스포츠와 공통점이 있지만, 역동성 면에서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 점은 골프의 미디어 콘텐츠적 매력을 떨어뜨리는 이유가 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골프의 팀 리그를 더하는 건 골프에 대한 흥미를 더할 수 있는 방안이다. 

이미 KPGA에서는 지난해 ‘KPGA 프로골프 구단 리그’를 창설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6개 프로골프 구단들이 참가해 만들어진 팀 리그는 KPGA 1부 투어인 코리안 투어에 병행해 팀 대항전을 더하는 형식으로 

각 구단의 랭킹을 매기고 이를 바탕으로 투어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팀들이 대결하는 플레이오프를 치러 챔피언을 가리는 방식이다. 전 세계 프로골프에서는 최초로 시도되는 대회 형식이다. 

 

팀 리그의 긍정 효과와 과제

 

이는 상대적으로 여자 골프에 인기나 관심도 면에서 밀리는 남자 골프에 대한 팬들과 대중의 관심을 높이고 선수들에게는 새로운 동기 부여요소가 되는 긍정 효과가 있다. 하지만 팀 리그의 정착과 발전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아직은 이벤트성 성격이 강하고 팀 간 대결의 긴장감이 일반 프로스포츠에 비해 덜하다. 팀 리그 참가에 따른 선수들에 보상 문제도 있고, 보다 흥미 요소를 더할 수 있는 리그 구성이나 경기 방식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리그전에 걸맞은 팀 간 맞대결을 통해 랭킹 산정을 보다 활발히 진행해야 한다. 거의 매주 개인 투어 경기가 열리는 상황에서 쉽지 않은 일이지만, 각 팀 간 대결이 수시로 이뤄지고 그런 경기가 중계 방송되는 건 팬들에게는 매우 신선하게 다가올 수 있다. 경기 진행 방식을 18홀 경기에서 다양하게 분배토록 해 다양한 경기 방식을 한 경기에서 모두 볼 수 있는 로컬룰을 적용하는 것도 검토해볼 만하다. 

 

프로골프도 변화가 필요하다.

 

최근 각종 방송에서 골프가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골프 관련 인기 콘텐츠의 중요한 형식이 팀 간 대결이라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이와 관련해 프로스포츠로서 완전히 자리를 잡은 프로당구리그를 참고할 만한다. 프로당구리그는 팀 리그와 개인 리그를 병행해 운영하고 있고 당구 마니아들을 경기를 중계하는 TV 앞으로 끌어들였다. 

특히, 단체전은 당구의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남녀 혼성 경기는 매우 신선한 장면이고, 팀의 승리를 위해 온 힘을 다하는 선수들의 플레이는 경기에 대한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여준다. 이를 통해 당구가 친목을 도모하는 스포츠가 아닌 치열한 경쟁과 그 속에서 명승부를 만들 수 있는 스포츠팀을 스스로 입증했다. 이제 프로당구는 다수의 스타 선수들을 배출했고 스포츠 중계에서도 꽤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골프 역시 이런 변화를 못 할 이유가 없다. 이는 골프 프로리그의 자생력을 높인다는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궁긍적으로는 팀 리그를 코리언투어의 보조 수단이 아닌 별도의 리그로 발전시키는 것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지자체 등과 협의해 지역 연고지 제도를 도입하거나 팀 리그에 걸맞은 제도나 규정을 과감히 도입하는 것도 리그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정말 많은 콘텐츠가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경쟁하는 요즘이다. 골프 역시 그 경쟁 속에 함께 하고 있다. 경기 자체만으로도 매력이 있지만, 인기는 언제든 변할 수 있다. 

골프는 보다 적극적으로 대중들에게 다가설 필요가 있고 이전과 다른 모습도 필요하다. 프로골프 구단 팀 리그는 아주 긍정적인 시도라 할 수 있다. 이제 이 리그를 보다 대중적으로 지속  가능하게 발전시키는 노력이 따라야 한다.

 

ABOUT

KPGA 프로골프 구단 리그

‘KPGA 프로골프 구단 리그’는 연중 리그제를 통해 프로골프단의 활성화, 개인 스포츠인 골프에 구단이라는 테마를 이슈화해 후원 기업과 KPGA 선수 모두를 홍보하고 동시에 각 구단의 팬덤을 형성하는 목적으로 지난해 4월 창설됐다.

2년 연속 개최되는 ‘KPGA 프로골프 구단 리그’는 개막전 ‘제18회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부터 최종전 ‘LG SIGNATURE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까지 총 17개 구단이 참여하는 페넌트 레이스가 진행된다. 이후 1라운드 18홀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진행되는 ‘더 파이널(THE FINAL)’을 통해 2023 시즌 ‘KPGA 프로골프 구단 리그’의 최종 우승 구단을 선정한다.

 

 

GJ 김태연 이미지 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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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수 2023-05-13 20:54:14
신선한 방식이네요.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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