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천후 속 홀인원' 박보겸, KLPGA 교촌 레이디스 오픈 우승
'악천후 속 홀인원' 박보겸, KLPGA 교촌 레이디스 오픈 우승
  • 나도혜
  • 승인 2023.05.07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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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3년 차 박보겸이 교촌 1991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8억 원)에서 커리어 첫 번째 KLPGA 우승을 차지했다.

 

7일 부산 기장군의 아시아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교촌 1991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8억 원) 최종 라운드에서 박보겸은 홀인원 1개, 버디 4개에 보기 2개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이날 성적으로 최종합계 7언더파 137타를 기록한 그는 공동 2위(4언더파) 그룹과 3타차 단독 1위로 경기를 마치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KLPGA 투어 3년 차, 60번째 대회 만에 첫 우승을 기록한 박보겸은 우승 상금 1억 4,400만 원은 물론 홀인원 상품으로 5,000만 원 상당의 고급 침대도 부상으로 받았다.

 

 

폭우 때문에 36홀로 축소 진행된 본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박보겸은 1라운드 선두였던 김우정보다 1타 뒤진 공동 2위로 출발했다. 10번 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박보겸은 첫 홀부터 보기를 치며 다소 흔들리는 듯했지만 11번 홀에서 곧바로 버디를 치며 타수를 만회했고, 16번 홀에서 홀인원을 치며 승기를 잡았다. 이날의 결정적인 장면이 된 홀인원이 중계방송 화면에 잡히지 않은 게 아쉬웠다. 후반에도 정교한 아이언샷을 앞세워 3번 홀에서 버디, 5번과 6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치며 앞서나간 그는 7번 홀에서 두 번째 보기를 범했지만 이후 홀을 파로 막으면서 생에 첫 번째 우승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박보겸의 우승은 그야말로 또 한 명의 신데렐라 탄생 스토리였다. 그는 2020년 2부 대회인 드림투어에서 한 번 우승한 적 있을 뿐, 2021년 정규투어에 데뷔한 후에는 우승을 기록하지 못했다. 데뷔 첫해에는 상금랭킹 61위에 그쳐 60위까지 주어지는 정규투어 시드를 잃었고, 결국 시드순위전을 거친 후 작년 다시 한 번 정규투어에서 활동했다. 하지만 작년에도 상금랭킹 66위에 머물러 다시 한 번 시드를 잃었고 작년 말 열린 시드순위전에서도 33위에 그쳐 부분 시드권을 획득하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정규투어는 132명 혹은 144명 정원인 대회만 출전할 수 있었다. 이렇게 올 시즌 드림투어와 정규투어를 병행하며 활동한 그는 132명이 정원인 본 대회에서, 생에 첫 번째 정규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홀인원이라는 행운이 따르기도 했지만, 그 행운을 뒷받침해주는 실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날 우승으로 박보겸은 많은 것을 얻었다. 지금껏 정규투어 5위가 최고 성적이었던 그에게 생애 첫 번째 우승이었던 건 물론, 2년 시드를 확보하여 2025년까지 안정적으로 정규투어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 비록 이번 대회가 축소 운영되었지만, KLPGA 투어는 36홀 이상 경기를 진행하면 정식 대회로 인정하고 있으며, 상금 전액 지급 및 우승자에 대한 2년간 투어 시드 보장 등의 혜택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덕분에 박보겸도 모든 우승자의 혜택을 동등하게 누리게 되었다.

 

 

또한, 박보겸은 KLPGA 투어 역대 5번째로 최종 라운드에서 홀인원을 기록한 후 우승하는 진기록도 달성했다. 이전에는 이미나가 2002년 SK엔크린 인비테이셔널에서 최초로 기록을 세웠고, 이후 이가나(2005년 로드랜드컵 매경 여자오픈), 함영애(2010년 넵스 마스터피스), 김세영(2013년 한화금융 클래식)이 같은 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우승 후 박보겸은 “예상치 못한 우승이었기 때문에 당황스러울 정도”, “첫 홀에서 보기를 했지만, 아직 홀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며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바람도 많이 불고 비도 오는 악조건이었지만 모든 선수가 똑같은 조건에서 뛴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맞바람이 불어 자신있는 8번 아이언으로 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16번 홀 홀인원 상황을 돌아본 박보겸은 “내일 어버이날을 앞두고 부모님께 좋은 선물을 해 드린 것 같아 기쁘다”라며 우승의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1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로 앞서나갔던 김우정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이븐파에 그치며 홍정민, 황정미, 문정민, 안선주와 함께 4언더파 140타로 공동 2위를 기록했다. 인주연과 정지민이 3언더파 141타로 공동 7위, 박지영과 이예원, 박결 등이 1언더파 143타로 공동 12위를 기록했다.

 

한편 이번 대회는 폭우로 상당히 큰 차질이 빚어졌다. 본래는 5일부터 7일까지 54홀 규모로 열릴 예정이었지만, 대회 첫날부터 악천후로 진행에 차질을 빚었다. 출전 선수 130명 중 절반인 65명이 1라운드를 다 마치지 못했을 정도였다. 이어 6일에도 악천후가 이어졌고, 2라운드도 아닌 1라운드 잔여 경기가 4시간 이상 지연되었다. 결국, 7일까지 54라운드를 치르는 게 불가능하다는 조직위의 판단에 따라 2라운드 36홀로 축소 진행하였다.

 

이번 대회에서 또 한 명의 신데렐라가 탄생하며, 향후 KLPGA의 타이틀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아직 ‘절대 강자’는 나오지 않았고, 신흥 강자가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KLPGA투어 시즌에서 작년 해외에서 열린 2개 대회를 포함 총 7개의 대회가 열렸고, 모든 대회에서 각각 다른 챔피언이 나왔다. 또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챔피언의 이예원, 메디힐 한국일보 챔피언십 챔피언의 이주미,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챔피언의 최은우에 이어 박보겸까지 생애 첫 번째 우승자만 4명이다. 절대 강자는 보이지 않고, 신흥 강자가 계속 나오는 가운데 향후 KLPGA의 타이틀 경쟁 구도도 주목된다.

 

 

GJ 나도혜 이미지 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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