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자' 정찬민, KPGA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
'장타자' 정찬민, KPGA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
  • 김태연
  • 승인 2023.05.07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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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손꼽히는 ‘장타자’ 정찬민이 투어 데뷔 2년 만에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컵을 차지했다. KPGA 데뷔 후 생애 첫 번째 우승을 메이저급 대회에서, 그것도 ‘와이어 투 와이어 챔피언’으로 따내며 자신이 한국 남자골프계의 ‘차세대 거물’임을 입증했다.

 

7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제42회 GS칼텍스 매경오픈(총상금 13억 원)’ 최종 라운드에서 정찬민은 이글 하나와 버디 세 개를 묶어 5언더파 66타를 기록하며 최종합계 16언더파 197타로 압도적인 단독 1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번 대회에서 1라운드부터 한 번도 1위에서 밀려나지 않은 그는 공동 2위와는 6타 차, 공동 4위와는 7타 차의 압도적인 스코어로 대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작년 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후 19번째 출전 끝의 우승 기록이다. 정찬민은 이번 대회의 우승과 함께 우승컵과 우승 상금 3억 원을 받아 총상금 3억 592만 원으로 단숨에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섰다.

 

 

이번 대회에서 정찬민은 1라운드부터 앞서나갔다. 4일 열린 1라운드에서 그는 이글 1개, 버디 7개, 보기 1개를 묶으며 8언더파 63타를 기록했다. 2위를 기록한 문경준보다 2타, 아르헨티나 출신 미겔 카르바요보다 3타 앞선 기록이었다. 하지만 1라운드에서 단독 선두에 올랐음에도, 그가 우승컵을 차지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했다. 장타라면 KPGA에서도 최고 수준이지만, 정확도와 정교함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았기 때문이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5일 열린 2라운드에서도 정찬민은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2라운드에서 그는 버디 6개와 보기 1개, 더블 보기 1개를 엮어 3언더파 68타, 중간합계 11언더파 131타로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1번 홀에서는 더블 보기를, 6번 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는 등 다소 흔들렸지만, 6개의 버디를 몰아치며 후발 주자에게 따라잡히거나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6일 열릴 예정이던 3라운드가 폭우로 취소되었고, 7일 마지막 라운드에서 정찬민은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1번 홀에서 그린을 놓치고도 놀라운 로브샷으로 파를 지키며 타수를 잃지 않았고, 3번 홀에서 첫 번째 버디, 4번 홀에서는 이글, 8번과 9번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멀찍이 앞서나갔다. 이후 그가 파 행진을 이어나가며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사이, 후발주자들은 좀처럼 추격에 나서지 못했다. ‘국가대표’ 송민혁과 이재경 등이 마지막 라운드에서 분전하며 타수를 크게 줄였지만, 선두 다툼을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정찬민은 마지막까지 독보적으로 치고 나가며 1라운드부터 마지막 라운드까지 1위를 수성하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기록했다.

 

 

정찬민은 2부 투어인 스릭슨투어 장타왕 출신이며, 작년부터 코리안투어에서 뛰기 시작했다. 1999년생인 그는 키 188cm, 몸무게 115kg의 거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290m에 달하는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로,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평균 비거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게다가 마음만 먹으면, 350m를 넘나드는 드라이버 샷까지도 날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프로골프(PGA) 2부 투어인 콘페리 투어 대회에 출전한 경험이 있는 정찬민은 “(PGA 선수보다) 더 가면 더 갔지, 꿀리지는 않는 것 같다”라고 자평한 적도 있다. PGA에서도 평균 비거리가 300m가 넘으면 ‘장타자’ 소리를 들으니, 그의 장타력만큼은 확실히 PGA 기준으로도 돋보이는 수준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정확도와 정교함이 다소 떨어졌다. 이 때문에 그는 작년 KPGA에서 뛰면서 두 번 톱10에 오르는 데 그쳤고, 올해도 앞서 출전한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에서는 공동 54위, 골프존 오픈에서 공동 53위에 머무르는 등, 썩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정찬민은 우승후보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GS칼텍스 매경오픈이 열린 남서울 컨트리클럽은 장타보다는 정확도와 정교함에 더 중요한 코스라 장타가 강점이고 정확도와 정교함이 약점으로 꼽힌 그에게는 불리한 환경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올해 초 미국 피닉스와 베트남 다낭 전지훈련을 통해 정교함을 가다듬는 등 그는 그동안 가다듬은 실력과 경험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자신의 강점인 장타는 살리고, 정확도와 정교함이 필요한 쇼트 게임에서도 뛰어난 면모를 보여주며 대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작년 후반부터 수염을 기르며, 용모와 장타 모두 현 세계랭킹 1위 욘 람(스페인)과 닮았다며 ‘정람’이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이번 대회로 별명 값을 제대로 하며, 앞으로의 기대감을 높였다.

 

 

정찬민에 이어 이정환과 송민혁이 10언더파로 공동 2위에 올랐다. 이정환은 송민혁이 아마추어라 2위 상금 1억 2,000만 원을 독식하였으며, 국가대표 송민혁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7개를 몰아치며 공동 2위로 뛰어 올라 아마추어의 진가를 보여주었다. 또한,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장유빈과 조우영이 7언더파 공동 9위에 오르는 등 아마추어의 활약이 돋보였다.

 

한편 이번 대회는 4라운드 72홀 규모로 열릴 예정이었지만, 6일 전국을 덮친 폭우로 대회 3라운드가 취소되며, 3라운드 54홀로 축소 운영되었다. KPGA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매경 오픈이 3라운드로 축소 운영된 것은 35년 만의 일이다.

 

 

GJ 김태연 이미지 K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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