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JOY CAMPING > 그레이트 알파인 로드를 표류하라
<ENJOY CAMPING > 그레이트 알파인 로드를 표류하라
  • 남길우
  • 승인 2013.12.16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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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OY CAMPING

호주 빅토리아주 동북부 Great Alpine Road:

웡개러타에서 베언스데일까지 308km

그레이트 알파인 로드를 표류하라

 

물경 그레이트 오션로드Great Ocean Road)가 아니다. 여행자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닷길로 칭송받는 호주 남동부 해안가를 따라 이어진 243㎞의 바닷길은 그러나 어느새 익숙하다. 해안을 직접 걸으며 대자연을 체험하는 워킹 코스나 20분 남짓 짧은 시간, 작은 헬기에 몸을 싣고 그레이트 오션로드를 내려다보는 헬기 투어도 분명 스릴 넘치고 액티비티한 것이지만, 그레이트 알파인로드(Great Alpine Road)에 비할 바는 아니다. 왜? 오션로드가 현재형 투어라면 알파인로드는 미래형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아직까지 한국 여행자들에게는….

빅토리아주의 동북부 웡개러타(Wangaratta)에서 깁스랜드(Gippsland)의 중심부 베언스데일(Bairnsdale에 이르기까지의 거리는 거의 300km.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현지인들에게 그레이트 알파인로드는 여름 여행의 클래식한 루트 중 하나이다. 호주에서 가장 높은 포장도로인 이 길을 이용해 루터글렌 와인 생산 지역을 지나 파우더 눈의 본고장 호담 산(Mount Hotham)의 알파인리조트와 광활한 깁스랜드 호수(Gippsland Lakes)를 아우른다. 도중 머레이(Murray)에서는 산악자전거를, 그리고 루터글렌에서는 와인과 함께 현지 고급요리를 맛보고, 또 알파인 국립공원(Alpine National Park)에서는 스키나 부시워크를 즐긴다. 이른바 호주 알프스의 심장부에서 느끼는 오감만족의 종합선물세트 여행인 셈이다.

드라이브로 관통하는 빅토리아의 지붕

11월, 그레이트 알파인로드의 시작점인 왕가라타는 매년 이맘때 재즈축제가 열리고 방문자들을 맞는다. 렌탈한 SUV차량이 맨 먼저 향한 곳은 내셔널 트러스트가 빅토리아의 중요 도시로 선정한 골드러시 마을 비치워스(Beechworth). 1800년대 금광도시의 번영을 증명하듯 마을 곳곳에 웅대하고 인상적인 건물들이 눈에 뛴다. 그중 예전 법정으로 사용되었던 방문자센터 뒤편에 잇는 감옥은 눈여겨볼만하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히스레저 주연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네드 켈리(Ned Kelly)가 수용된 곳으로 호주 역사의 일면을 이해하는 키워드가 되는 인물이다.

비치워스에서 되돌아 나와 향한 곳은 말라와(Malawa)의 브라운 브라더스 와이너리. 1857년 시작된 대를 이은 가족경영에서 베어 나온 장인정신을 미각을 통해 추억으로 저장하게 하는 장소다. 와이너리의 새로운 빵집과 공장 레스토랑, 올리브 숍, 블루베리 농장, 밀라 치즈 공장이 들어서있고, 별 다섯 개짜리 컨트리 하우스 호텔운 음식과 와인 애호가를 위한 베이스캠프가 된다. 객실 창 너머 산 아랫도리로 펼쳐지는 포도원의 아침은 아름다운 전망을 내어 주고, 뒤이은 간단한 산책과 호텔 자전거를 이용한 포도밭 나들이는 여행의 즐거움을 새삼 일깨운다. 그레이트 알파인로드는 포도원을 거쳐 마운트 버팔로(Mount Buffalo)로 방향을 잡는다.

국립공원인 버팔로산(1500m)은 특유의 아름다운 화강암이 감탄을 자아낸다. 바위와 절벽, 폭포, 고산 호수와 숲이 조화를 이루는데 1월 최저기온 10도에서 최고기온이 20도 정도. 여름에는 카누, 수영, 승마, 자전거 타기, 암벽 등반과 행글라이딩, 현수 하강이 이뤄지고 겨울에는 활강과 크로스컨트리 등 아웃도어활동의 상당한 영역이 사계절 이곳에서 행해진다.

1910년에 지어진 버팔로 샬레, 아름다운 전망을 가진 크고 오래된 게스트하우스에 밀라와 와인, 치즈, 올리브, 빵, 머스터드를 챙겨 점심 피크닉으로 찾았을 때였다. 행글라이더가 눈앞 절벽 가장자리에서 이륙하는 모습은 선망과 경외의 혼합물로 보였다. 산 정상부에서 내려서 아름다운 계곡인 벅 리버 밸리를 따라 짧게 드라이빙했다. 협곡으로 빨려 들어가듯 이동해 알파인센터에서 카누를 빌리고, 강을 떠내려가며 하는 둥 마는 둥 여유로운 패들링으로 게으른 오후를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카누, 수영, 승마, 자전거 타기, 암벽 등반과 행글라이딩까지

그레이트 알파인로드는 마운트 페더 톱​​(Mount Feathertop)의 풍경을 품으며 브라이트(Bright)를 지나 다시 알프스에 오르기 시작한다, 화산재 아래 계곡의 멋진 전망은 물론 숲에서 날카롭게 솟은 암석의 밴드가 멋진 작품으로 시선을 끈다. 도로 양쪽에 빨려드는 풍광이 가히 절대적이다. 빅토리아의 가장 높은 산군에서 계곡과 바람이 휩쓰는 평야를 바라보는 전망은 여행의 가치를 여실히 보여주고 만다.

이제는 내리막길 오메오(Omeo)로 향하는 길. 짧은 역사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그레이트 알파인로드의 아름다움은 다양한 강과 개울 따라 광범위하게 형성된 숲을 보호구역으로 지정, 관리되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는 여정이었다. 지구 반대편, 잘 가꾸어진 대자연이 만들어낸 다양한 문화적 재부를 굥유하고 싶다면 좀 더 멀리 눈을 돌려보자. 서울에서 대구까지의 거리를 일반 차량이 되었든 캠핑카를 이용하든, 말 그대로 위대한(grate) 길이 될 것이다.

별도구성-----------------------

MORE INFO * 가는 방법 & 여행상품

시드니에서 국내선으로 갈아탄 뒤 벨버른이나 캔버라으로 들어간다. 보통 빅토리아주의 멜버른에서 투어는 시작되는데 멜버른 시내에서 알파인 그레이트 로드가 시작되는 웡개러타(Wangaratta)까지는 총 252km의 거리이며, 내셔널 하이웨이(National Highway)를 이용해 차로 이동하면 약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캠핑협동조합에서 멜버른에서 차량으로 그레이트 알파인로드 곳곳을 살펴보고 체험하는 상품이 마련

돼 있다. 

* 여행문의

캠핑협동조합(campingcoop.or.kr) 070-7006-5258

호주빅토리아주관광청(korean.visitmelbourne.com)

글·사진|성연재(연합뉴스 기자, 잇츠 캠핑 저자, 오지캠핑장 101 저자, 캠핑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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