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 예산안 분쟁에 챔피언스 투어 개막전 취소까지, 해결책은
KPGA 예산안 분쟁에 챔피언스 투어 개막전 취소까지, 해결책은
  • 김상현
  • 승인 2023.04.1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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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백송-삼미디앤씨 시니어 챔피언십 WITH 아시아드CC에서 이정훈의 티샷

 

KPGA의 예산안 분쟁과 그 여파가 심상치 않다. 올해 초 노사분규를 겪다 2년 6개월 만에 극적 타결에 성공하는 등, 연초부터 위기와 위기 대처 능력을 보여준 KPGA가 최근 불거진 예산안 분쟁에서도 다시 한 번 위기 대처 능력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이번 KPGA 예산안 분쟁은 3월 말부터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3월 31일 KPGA는 공식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2023 KPGA 챔피언스 투어 프로 세미나의 취소를 알렸다. 2023 정기대의원총회에서 2023년 사업예산이 부결되면서 4월 4일에 열릴 예정이었던 챔피언스 투어 프로 세미나 또한 예산편성이 불가능한 관계로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어 4월 3일에는 2023년 사업예산 부결로 4월 18일부터 열릴 예정이었던 챔피언스 투어 1회 대회(개막전)가 취소되었음을 공지하였고, 4월 4일에는 2023 제1차 KPGA 프로 선발전 사전교육도 역시 사업예산 부결 때문에 취소되었다고 공지되었다.

 

이 중 가장 큰 논란이 된 건 챔피언스 투어 시즌 개막전 취소였다. 챔피언스 투어는 만 50세 이상 선수들이 참가하는 일명 ‘시니어 투어’이며, 1997년 창설 이후 만 50세 이상이 참여하는 시니어, 만 60세 이상이 참여하는 그랜드시니어로 구분하여 진행된다. 올해 KPGA 챔피언스 투어는 4월 18일부터 3일 일정으로 충남 부여 롯데 스카이힐 부여 컨트리클럽에서 개막전을 열 예정이었지만, 대회를 불과 2주 앞두고 전격적으로 취소되었다. 특히 올해 KPGA에서 챔피언스 투어의 규모를 더욱 키울 것으로 알려졌기에 선수와 팬들의 기대도 높았다. 이런 가운데, 개막전을 2주 앞두고 전격 취소되며 다른 누구보다 선수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되었다. 강일모 챔피언스 투어 선수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도 갑작스럽게 개막전 취소 사실을 알게 되었고, 챔피언스 투어 회원 모두가 황당해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챔피언스 투어 개막전 취소는 여러모로 논란거리다. 다른 건 제쳐놓고, 투어 개막전이 갑작스럽게 취소된 것만으로도 큰 문제다. 천재지변이 일어났다면 모를까, 예산 문제로 불과 2주전에 투어 개막전이 취소된다는 걸 쉽게 받아들일 팬이나 선수는 없을 것이다.

 

취소에 이르기까지의 절차상 문제도 지적된다. 강일모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대회 취소 결정은 투어 이사회의 의결사항임에도 이사회 멤버이자 선수회장인 자신도 모르고 있었다는 점. 먼저 대회를 치르고 사후 승인을 받는 방법도 있다는 점. 대회 취소라는 중요한 사안을 일부 임원과 팀장이 결정했다는 점. 충분히 협의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취소했다는 점 등을 거론하며 비판했다. 이에 대해 KPGA 측은 시간이 촉박하여 투어 이사회를 거치지 않았고, 대회를 먼저 개최하고 사후 승인을 받는 건 배임 행위가 될 수도 있기에 부득이하게 취소를 결정하였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챔피언스 투어 개막전 취소 사태를 일으킨 KPGA의 2023년 사업예산 부결은 구체적으로 어떤 사건일까? 사건의 시작은 3월 3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KPGA는 2022년 사업 결산과 2023년도 사업 예산 승인을 위한 정기 총회를 열었는데, 표결 결과 결산과 예산안 모두 압도적 반대로 부결되었다.

 

결산과 예산안을 부결시킨 회원들이 주로 문제 삼은 건, KPGA 기금 중 29억 원 이상의 기금이 일반 운영기금으로 전환되어 사용되었음에도 그 용처가 불분명하다는 점이었다. 이러한 문제를 내버려두고 예산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는 이유로 압도적으로 예산안을 부결시키는 등 반발이 거셌고, 심지어 외부에서 특별 감사를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결국 회원들은 현 김정석 감사의 해임을 위한 기타 부의안건을 상정하였지만, 정관에 해임 조항이 없어 총회에서 감사를 해임할 수 없다는 법적 자문 결과에 따라 산정이 거부되었다. 결국, KPGA 예산안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고 분쟁 커진 가운데, 그 여파로 챔피언스 투어 개막전이 취소되기에 이른 것이다.

 

KPGA는 공식 홈페이지 공지에서 챔피언스 투어 개막전 취소 사유를 2023년 예산안 부결, 그리고 그로 말미암아 예산 편성이 불가능하여 진행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사실상 KPGA의 공식 입장이다. 하지만 이를 납득하지 못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강일모 챔피언스 투어 선수회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보복성 취소가 명백하다’라는 강도 높은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반면에 김병준 KGT 대표는 개막전 취소는 어디까지나 예산 승인 문제이며, 규정에 근거하여 취소하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추후 예산안이 승인되면 일정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지금은 KPGA 예산안 분쟁, 그리고 챔피언스 투어 개막전 취소 사태의 책임이 누구에게 얼마나 있다고 따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당사자들의 입장이 엇갈리는 데다 각자 자신들의 입장에 대한 근거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건 이러한 분쟁으로 말미암아 KPGA 챔피언스 투어 개막전이 취소되고, 개막전을 기대하던 팬들과 선수들이 피해를 보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사태가 커지고 대회 하나가 취소되었다고 이 문제를 대충 덮고 지나가는 건 옳지 않아 보인다. 그보다는 왜 이런 사태가 발생하였는지 철저히 살피고 재발 방지를 위해 확실히 짚고 넘어가는 게 바람직하다. 문제를 드러내고 터뜨리는 게 항상 옳은 해결법은 아니겠지만, 예산 문제라는 민감한 사안에 투어 개막전 취소라는 부작용까지 나타난 이상,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철저히 해결하는 게 가장 좋은 해결법이 아닐까.

 

 

GJ 김상현 이미지 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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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Yang 2023-04-16 19:47:50
한국 골프에서 가장 불필요한 돈낭비는 캐디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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